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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젊은 태극전사 환영식도 'YOUNG'했다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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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젊은 태극전사 환영식도 'YOUNG'했다 [SQ현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6.17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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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환영식을 위해 무대에 입장하는 장면은 개선장군 행차와도 같았다. 젊은 태극전사답게 환영식을 찾은 팬들의 연령대가 낮았고, 전반적으로 젊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 행사가 진행됐다.

17일 오후 12시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U-20 축구 대표팀 환영식이 열렸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온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주인공들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에 많은 팬들이 운집했다.

태극전사들이 어려서 일까. 혹은 최근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축구 붐이 일어서일까.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 중에는 유독 젊은 여성 팬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돌 가수 쇼케이스를 연상시키듯 여성 팬들의 함성이 광장을 메웠고, 선수들은 운동장 안에서와는 다른 매력으로 보답했다.

▲ [서울광장=스포츠Q 손힘찬 기자] 금의환향한 U-20 축구 대표팀이 서울광장에서 팬들과 조우했다.

먼저 방송 3사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대상으로 인터뷰가 진행됐는데 예상을 깨는 통통 튀는 답변의 연속이었다.

등장부터 남달랐다. 대회 내내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던 골키퍼 이광연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팔을 크게 휘두르는 무대인사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김현우는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에서 주심이 옐로카드를 꺼내려 하자 이를 제지하려는 듯 애교섞인 제스처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평소에도 애교가 많냐고 묻자 “과묵하고 카리스마있는 스타일”이라는 말로 웃음을 이끌어냈다. 수비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재익과 당시 장면을 익살스럽게 재연하기도 했다.

U-20 대표팀 막내로 형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이강인에게는 누나가 둘 있다. “어떤 형을 소개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아무도 소개시켜주고 싶지 않다”며 “그래도 반드시 한 명을 소개해줘야 한다면 그나마 정상적인 (전)세진이 형 아니면 (엄)원상이 형을 소개시켜주겠다”고 밝혔다. 특유의 어눌한 한국어가 팬들을 절로 미소짓게 했다.

▲ [서울광장=스포츠Q 손힘찬 기자] 이강인(왼쪽)과 이광연이 등장하자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된 환영식이지만 그 속에서 ‘원팀’ 정신이 강조됐던 U-20 대표팀다운 감동멘트도 이어졌다.

정정용 감독은 "임금이 있어 백성이 있는 게 아니고 백성이 있어 임금이 있듯 선수들이 있어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말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인터뷰 막바지에는 “우리 선수들과 나만 너무 부각된 것 같아 우리 스태프들에게도 한 말씀씩 듣는 게 좋겠다”며 코칭스태프들을 배려하는 장면 역시 훈훈한 풍경이었다.

정정용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도 그렇고 2회 연속 준우승이라 헹가래를 받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밝혔는데 이에 주장 황태현의 제안에 따라 즉석에서 정정용 감독 헹가래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규혁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좋았을 때도 힘들었을 때도 많았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15분을 선물해주신 감독님께 감사 인사 전하겠다”는 말로 감동을 자아냈다. 이규혁은 바이에른 뮌헨의 반대로 합류가 불발된 정우영 대신 막차를 타고 대표팀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준결승전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결승전 종료 15분 전 정 감독의 선택을 받아 교체로 피치를 밟을 수 있었다.

▲ [서울광장=스포츠Q 김의겸 기자] 평일 낮 시간이었지만 서울광장을 찾은 환영식 인파는 상당했다. 각별한 주의 속에 안전사고 없이 행사가 성료했다.

훤칠한 외모의 고재현, 이재익, 전세진, 조영욱 등 K리그(프로축구)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영건들이 마이크를 잡을 때면 뜨거운 함성이 쏟아짐은 물론 큰 소리로 이름을 외치는 여성 팬들도 많았다. 김대환 골키퍼 코치가 이광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자 이광연이 눈물을 훔쳤는데, 이를 발견한 여성팬들이 “울지마 광연아”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 밖에 박태준은 대표팀이 대회를 치르면서 가장 사랑했던 곡으로 ‘쿵따리샤바라’를 꼽으면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고, 고재현과 조영욱은 정정용 감독 이름으로 재치 있는 삼행시를 선보였다. 한 달여 시간 동안 큰 성원에 보답하고자 대회 내내 꾹꾹 눌러 담았던 끼를 대방출한 셈. 

인터뷰가 종료되고 선수들은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을 거쳐 버스에 오르며 수 많은 팬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사인 요청에 응하며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다. 성적 만큼이나 밝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 행사는 성료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A대표팀 오픈트레이닝데이 때 있었던 안전사고를 우려한 듯 질서 유지에 신경을 기울였고, 안전사고 없이 물 흐르듯 행사가 마무리됐다.

젊은 연령층의 여성팬 유입으로 젊고 밝아진 축구행사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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