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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충무로 변화, 70년대 생 여배우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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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충무로 변화, 70년대 생 여배우가 이끈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6.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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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라미란, 이정은, 장혜진…. 최근 '대세'라고 불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실로 한국 영화가 변했다. 익숙한 얼굴보다는 새로운 얼굴, 스타 배우보다는 라이징 스타를 선택하는 경우가 눈에 띄는 까닭이다. 그 중심에는 1970년대 생 여배우가 있다. 라미란, 이정은, 장혜진은 오랜 시간 연극계와 독립영화계에서 사랑받다 최근에는 상업 영화와 TV드라마를 통해 전성기를 맞이한 스타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충무로는 이들에게 주목할까?

# 1970년대생 여배우들, '대세'가 된 배경은?

 

1970년대생 여배우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라미란, 이정은, 장혜진 [사진 = 영화 '걸캅스', '기생충' 스틸컷]
1970년대생 여배우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라미란, 이정은, 장혜진 [사진 = 영화 '걸캅스', '기생충' 스틸컷]

 

최근 충무로에는 '위기론'이 불거졌다.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양적·질적으로 성장해온 한국 영화가 최근 침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명절 특수를 노린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자된 작품들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독립영화는 멀티플렉스에 상영관이 없어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앞세운 할리우드 영화들은 스크린 점유율, 관객 점유율에서 강세를 보이며 한국 영화보다 관객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인들은 최근 몇 년간 한국영화 침체를 우려해왔다. 한국 영화의 질적 향상을 위해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돼야한다는 해결책도 등장했다.

한국 영화의 변화 중심에는 '여성 중심 서사'가 있다. 2010년대 한국 영화는 범죄, 느와르, 사극 등 특정 장르에 제작이 편중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남자 배우들 중심의 영화들이 주로 제작됐고 자연히 여배우들이 맡을 배역은 줄어들었다.  

중년 남성 배우들은 느와르, 범죄 수사 등 한국 영화 장르에서 활약할 수 있었지만 여배우들에게는 기회가 적었다. 2000년대 이후 충무로에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 황정민 등 중년 남성 배우들이 톱스타로 거듭났지만 여성 중년 배우들은 누군가의 어머니나 아내 역할로 한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역할과 비중이 축소된 것이 씁쓸한 현실이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충무로에 신선함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칠순의 나이를 훌쩍 넘은 배우 나문희가 주연을 맡은 '아이 캔 스피크'는 주체적인 여성 노년 캐릭터를 제시하며 찬사를 받았다. 배우 나문희는 2018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그 해의 여배우로 손꼽혔다.

충무로의 새 바람은 계속됐다. 2018년에는 영화 '허스토리'가 개봉했다. '허스토리'에서 배우 예수정, 문숙, 이용녀 등 그동안 신스틸러로 활약해왔던 쟁쟁한 배우들이 주인공으로서 연기력을 뽐내며 극찬을 받았다. 

2019년에는 또 다른 바람이 불었다. 영화배우 김윤석의 첫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미성년'은 여성 배우들의 앙상블이 빛났던 영화다. '기생충'으로 또 한 번 주목을 모으게 되는 배우 이정은은 '미성년'에 짧게 등장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선사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도 예외는 아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안은 '기생충'은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들이 극의 한 축을 이뤘다. 그 주역은 배우 이정은, 장혜진이다. 그들은 '기생충'에서의 활약으로 다시 주목받으며 충무로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 라미란, 이정은, 장혜진… 이들의 경력을 보니?

 

배우 라미란 [사진 = 스포츠Q DB]
배우 라미란 [사진 = 스포츠Q DB]

 

배우 라미란은 1970년대 생 여배우 활약상의 가장 선봉에 서 있는 배우다. '기생충'에서의 연기로 주목받은 이정은 역시 인터뷰에서 "요즘 대세는 라미란"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975년생으로 올해 나이 44세인 라미란은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라미란은 결혼과 출산 이후 경력이 단절됐던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라미란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직접 발품을 팔아 포트폴리오를 돌렸다는 그는 2005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에 출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이후 라미란은 쉬지 않고 수십 편에 출연했고, 이제 한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는 당당한 주연배우가 됐다. 

특히 2019년 개봉한 영화 '걸캅스'는 여성 투톱 수사 코미디 장르의 영화로 불혹을 넘긴 배우 라미란의 첫 액션 도전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라미란은 TV와 스크린,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배우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1988'은 물론 각종 영화의 주조연,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통해 대중적인 호감을 쌓았다.

그렇다면 라미란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 

라미란은 영화 '걸캅스' 개봉 당시 스포츠Q와의 인터뷰에서 "제 장점은 미모다"라고 유쾌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친근한 외모가 강점이라는 뜻이다. 

라미란 강점이 친근한 외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활 연기부터 강한 캐릭터의 연기까지, 연극계에서 쌓아온 '내공'은 그를 대세 배우로 거듭나게 했다.

라미란이 자타공인 '대세' 배우라면 이정은, 장혜진은 새롭게 떠오르는 1970년대생 여배우다.

이정은은 이미 감독들 사이에서 '믿고 맡기는 배우'로 유명하다. 연극 연출을 공부하고 연극계에서 조연출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는 만큼 현장에서 연출부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배우다. 세계적인 거장 봉준호 감독이 영화 '마더'와 '옥자', '기생충' 무려 세 작품에 이정은을 캐스팅 한 이유다.

1970년생(49세) 이정은 역시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다. 이후 이정은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역과 조연을 맡았다. TV 드라마에서는 영화에서보다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tvN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귀여운 매력의 함안댁으로 김태리와 호흡을 맞췄고 2019년에는 '눈이 부시게'로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뺐다.

영화 '미성년'에서는 만취 아주머니 역을 맡았고 그 장면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방파제를 지배하는 자'라는 제목의 클립으로 화제를 모았다. 꾸준히 연기활동을 하며 현장에서 인정받아온 배우 이정은은 '기생충'의 문광 역으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주목받았다. 

'기생충'으로 스타덤에 오른 장혜진 배우 역시 라미란과 동갑인 1975년생이다. 1998년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의 단역으로 데뷔한 장혜진은 이후 연기를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연기와 먼 삶을 살았다.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 당시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마저도 고사했다. 마트 직원부터 백화점 판매원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새로운 삶을 살았다.

그런 장혜진이 다시 빛을 보게 된 것은 이창동 감독의 대표작 '밀양'에 출연하면서다. 9년간의 연기 공백을 깨고 다시 돌아온 장혜진은 더욱 성숙한 연기로 감독들에게 인정받는 배우로 거듭났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에서의 연기는 '기생충'에 캐스팅 될 수 있던 동력이 됐다.

# 또 다른 스타의 탄생?

 

배우 이정은 [사진 = 윌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정은 [사진 = 윌 엔터테인먼트 제공]

 

"(저 같은 배우가)아마 더 나올걸요?"

이정은이 '기생충' 라운드 인터뷰 당시 했던 말이다. 영화계에 다양성이 중요해지며 개성적인 매력을 가진 중년 여성 배우들이 앞으로 더 발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정은은 "저와 같은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 더 나와서 경쟁체제를 형성해 연기 경쟁을 하지 않을까. 익숙함을 깨는 배우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 같다"며 앞으로 한국 영화계가 더욱 다양한 배우들로 채워질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 주목할 만한 배우들도 있다. 

영화 '걸캅스', '증인', '미성년'에서 조연으로 활약한 염혜란 배우는 최근 새로운 신 스틸러로 떠오르며 영화 팬들에게 일찍이 눈도장을 찍은 배우다. 섬세한 연기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약하는 배우 장영남은 물론, '허스토리' 이후 팬덤까지 형성한 배우 예수정도 그러하다.  

2000·2010년대 한국 영화는 송강호, 설경구, 최민식 중년 남성 트로이카 배우들의 활약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2020년은 어떨까. 라미란과 이정은, 장혜진 그리고 뒤이어 등장할 중년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위기를 맞이한 한국 영화의 새로운 희망의 신호탄을 쏘지 않을까? 이들의 활약에 영화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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