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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위즈 강백호 부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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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위즈 강백호 부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6.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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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구단은 없다. 야구에선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KT 위즈 강백호(20)의 부상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았다.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지만 언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인재(人災)였다.

사고가 일어난 건 지난 25일 부산 사직구장. 9회초 수비에 나선 강백호가 파울 타구를 잡아 냈다. 문제는 이후. 파울라인 쪽 펜스와 그물망 사이를 짚은 강백호가 통증을 호소했다. 그물망을 고정하기 위한 날카로운 볼트에 손이 찔려 출혈이 생긴 것.

이후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강백호는 검진 결과 근육 손상을 진단받았고 26일 서울 중앙대병원으로 올라가 봉합 수술을 받았다.

 

▲ 지난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파울라인 쪽 구조물에 손을 짚은 뒤 부상을 당한 KT 위즈 강백호. [사진=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회복 후 복귀하기까지는 최대 8주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양 팀 선수단 중 그 누구도 잘못이 없음에도 KT는 핵심타자를 당분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KT로선 뼈아픈 결과다. 지난해 고졸 루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인왕을 거머쥔 강백호는 올 시즌 한층 발전한 기량을 뽐냈다. 타율은 0.339에 달했고 8홈런 38타점, OPS(출루율+장타율)는 0.908로 높았다.

괴물같은 프로 2년차의 활약에 팬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강백호는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 1위를 달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8위로 처져 있는 KT기에 강백호의 부상은 더욱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 강백호의 부상의 원인이 된 철제 볼트. [사진=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그렇다고 롯데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백호의 부상 직전 7회초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좌중간 펜스에 충돌했는데 불펜 문이 갑자기 열리며 다칠 뻔 했다. 2015년 삼성 라이온즈 심창민은 불펜 문의 뾰족한 부분에 걸려 손이 찢어지기도 했다.

첫 번째로는 구장의 노후가 문제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창원 NC파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등 신축 구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는 당장 바꿀 수 없는 일. 그보다 더욱 큰 문제는 기본적인 안전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KT에 사과 입장을 나타낸 롯데는 사고가 터진 뒤에야 구장 곳곳의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을 인조잔디와 안전패드 등으로 감싸는 임시 보수 작업을 했다.

그야 말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전형. KBO 차원에서도 전체 야구장 안전 점검을 벌이기로 했지만 왜 사고가 터지고 난 뒤에야 움직이는지, 야구계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에 대해 씁쓸한 미소가 지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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