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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이강인 김현우 조영욱 황태현 등, U-20 월드컵 준우승 후 마지막 일정서 보인 '케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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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이강인 김현우 조영욱 황태현 등, U-20 월드컵 준우승 후 마지막 일정서 보인 '케미'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7.01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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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스포츠Q(큐) 글·사진 안호근 기자] “자 선수들 빨리 무대 앞으로 보여주세요. 고재현 선수도 나오시고 감독님 강인이 좀 보내주세요.”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쾌거를 이룬 대표팀이 1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열린 격려금 전달식 자리에 모였다. 전세진(20·수원 삼성)은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

2년 여 동안 호흡을 맞췄고 40일 가까이 합숙하며 동고동락했다. 기약없는 만남을 앞두고 준우승 영웅들은 서로를 향한 애정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 1일 U-20 월드컵 준우승 기념 격려금 전달식에서 행사 종료 후 마지막으로 기념 사진을 남기고 있는 대표팀 선수단.

 

개성 넘치는 복장으로 행사장을 찾은 대회 골든볼(최우수선수)의 주인공 이강인(18·발렌시아)은 행복한 휴식기를 보내고 있었다. 대회 때부터 늘 ‘형들’을 찾았던 그는 여전히 ‘형 바보’였다.

U-20 월드컵 이후 누가 가장 들떠 있냐는 짓궂은 질문에도 “다 들떠 있지 않을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과 기량을 보여줘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들 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끝까지 응원해주면 너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보면서도 “다들 너무 좋은 선수들이고 능력을 갖고 있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가면 갈수록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형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 이강인은 인터뷰에서 "형들을 워낙 좋아한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시즌 끝나고 휴가이기 때문에 즐기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이강인은 형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냐는 질문에 “밥 먹고 카페 가서 이야기하고 논다. 이야기하고 장난치고 축구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다. 각자 팀에서 있었던 일과 경험했던 것들을 이야기한다”며 “내가 듣는 걸 좋아하고 형들이 재밌게 이야기해준다. 다들 아시다시피 내가 형들을 많이 좋아한다. 만나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애정을 고백했다.

정호진(20·고려대)과 김현우(20·디나모 자그레브)도 이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청와대 만찬이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소중한 추억을 하나 더 만들고 가겠다고 전했다.

행사가 마무리되고 식사 시간 중에도 선수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유니폼을 들고 돌아다니며 서로의 사인을 받기에 바빴다. 각자 기념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이날 선수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부모님과 출신 학교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한 것.

 

▲ U-20 월드컵 대표팀 주장 황태현이 정정용 감독에게 전할 유니폼에 사인을 남기고 있다.

 

이들은 이미 폴란드에서 이 작업을 모두 마쳤다. 서로를 조금이라도 더 잘 기억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다 마친 것. 하지만 정정용 감독의 것은 빠져있었던 것일까. 정 감독은 “애들 다 사인했나”라고 물었고 선수들은 혹여 빠뜨릴까 다같이 모여들어 정 감독을 위해 정성스레 자신의 이름을 유니폼에 남겼다.

공식 행사가 모두 마무리된 이후에도 사인 작업은 계속됐다. 참가자들이 하나 둘 사라지자 이들은 더욱 편하게 대화를 나눴다.

특히 조영욱(20·FC서울)은 정정용 감독과 공오균, 김대환 코치와 포옹을 나눴고 선수들을 향해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달라고 애원했다. 특히 주장 황태현(20·안산 그리너스)을 타깃으로 삼은 뒤에는 “나랑 3시간 동안 놀아주실 황태현 구함”이라고 지칠 줄 모르고 외쳤고 황태현은 “좀 부담스러워지려고 하네”라고 말하면서도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했다.

 

▲ 행사가 종료된 뒤에도 자리에 남아 이야기를 나눈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또 선수들이 차를 바꿨냐고 묻자 정 감독은 “못 바꿨다. 차를 바꿀 운명이 아닌 것 같다. 있는대로 살아야 하나보다”라고 푸념하자 황태현은 “(조)영욱이가 시계 바꿔드린다고 하더라”라고 공격했다. 이에 정 감독은 반색하며 “지금 차고 있는 시계도 축구협회에서 준 시계”라며 말해 조영욱을 당황케했다.

끝까지 헤어지기 아쉬워 한 선수들은 공식 행사를 마치고 각자 팀으로 돌아간다. 정 감독은 인사말에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경기장에서 최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성장할 걸로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한국 축구의 한 획을 그은 이들이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 ‘특급 케미’를 이루며 동반 성장하기를 축구 팬들 만큼이나 자신들도 간절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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