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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의 모든 것]② 엑소엘 아미 워너블의 '엑방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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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의 모든 것]② 엑소엘 아미 워너블의 '엑방원' 그리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07.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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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초동 판매량'의 의미를 아는가?

무슨 말인지 모른다면 당신은 아이돌 열성 팬이 아닐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초동판매량이란 음반 판매량, 특히 앨범 발매 후 첫 일주일간의 판매 기록을 뜻한다. 초동 판매량은 아이돌 팬덤 규모를 측정하는 지표로 음원 스트리밍 순위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사실 요즘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굳이 음반을 구매하지 않고도 음원이나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은 음반 구매 내역으로 추첨하는 팬사인회 응모나 소장 목적으로 발매 직후 바로 음반을 구입하곤 한다. 더군다나 아이돌 인기가 음반 판매 실적으로 평가되는 만큼 아이돌 팬덤은 음원 스트리밍, 음반 구매 등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 그룹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할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한다.

초동 판매량이 아이돌 팬덤 규모는 물론 세(勢)를 측정하는 지표인 것은 이 때문이다.

'대규모 팬덤', '팬덤 화력'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다름아니 '엑방원'이다. 엑방원이란 투표나 음원, 음반 판매량 등에서 화력이 센 엑소, 방탄소년단, 워너원을 묶어서 이르는 말이다. 엑방원은 '팬덤' 역사에 유의미한 기록들을 쓰고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걸그룹 트와이스, 블랙핑크, 아이즈원이 심상찮은 팬덤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팬덤으로 사는 이야기를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

 

엑소(EXO) [사진 = 스포츠Q DB]
엑소(EXO) [사진 = 스포츠Q DB]

# '최초의 기록을 쓰는 팬덤' 엑소 - 엑소엘

2012년 4월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의 보이 그룹 엑소(EXO)의 공식 팬클럽 엑소엘(EXO-L)의 엘(L)은 Love에서 유래되었으며 엑소 멤버들이 2015년 직접 엑소엘(EXO-L)을 줄여 ‘에리’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엑소와 엑소엘은 '초동'이라는 단어를 아이돌 시장에 유행시키고, 아이돌 팬덤들이 본격적인 초동 경쟁에 돌입하게 한 그룹으로 첫 손에 꼽힌다.

'초동'이라는 단어는 원래 일본에서 아이돌 음반 판매량을 지칭하던 은어다. 한국에서는 주로 발매 후 첫 일주일간의 판매 기록을 의미한다. 대표 곡 ‘늑대와 미녀’, ‘으르렁‘이 수록된 엑소 정규 1집 ’XOXO’가 2013년 '초동' 10만장을 돌파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어 이 앨범은 12년 만에 총 음반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 두 가지 언어(한국어, 중국어) 버전의 앨범과 리패키지반을 합산한 수치이긴 하지만 이는 2001년 god 4집과 김건모 7집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또한 엑소는 지난해, 2000년 이후 데뷔 가수 중 최초로 국내 음반 누적 판매량이 1000만 장을 돌파하는 등 강력한 화력을 자랑한다.

최초의 기록은 또 있다. 바로 아이돌 봉제 인형이다. 엑소엘은 아이돌 인형 제작을 유행 시킨 팬덤이기도 하다. 엑소 멤버 첸의 팬이 제작 판매한 '체니덕' 인형을 시작으로 요즘 케이팝 팬덤 사이에서는 아이돌의 특징을 살려 만든 봉제인형을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것이 유행이다. 인형에 옷을 입히거나 액세서리를 달아 인증샷을 찍는 것이 팬덤 문화로 자리 잡아, 아이돌 인형 옷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도 오픈했다.

홍대에 위치한 인형 옷 전문 매장 '아이돌룩'은 지난달 29일 스포츠Q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초 오픈부터 하루 평균 200~250명 내외의 손님이 방문한다. 300명이 넘을 때도 있다"며 "외국인 손님도 적지 않게 온다"며 아이돌 인형 옷에 대한 인기를 전했다.

 

방탄소년단(BTS) [사진 = 스포츠Q DB]
방탄소년단(BTS) [사진 = 스포츠Q DB]

# '방탄 없는 팬미팅도 인산인해' 방탄소년단 - 아미

2013년 6월 데뷔한 방탄소년단(BTS)의 공식 팬클럽 ‘아미(A.R.M.Y)‘는 군대라는 의미로, 방탄복과 군대처럼 항상 함께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방탄소년단 팬덤 규모는 '초동 200만 장'이라는 기록 하나로 입증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발매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최초로 초동 100만 장을 돌파했고 이어 2019년 4월 미니 6집 '맵 더 소울: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로 초동 200만 장을 돌파하면서 자신들의 기록을 직접 깼다.

온라인을 통한 방대한 콘텐츠 제공이 방탄소년단의 거대한 팬덤 형성 노하우로 손꼽힌다. 데뷔 전부터 트위터, 블로그를 통해 소통을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트위터, 브이 라이브 채널 모두 국내 가수 중 최다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를 재치 있게 활용해 주목을 받았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만을 위한 행사를 개최한 것.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지난 2월 방탄소년단(BTS)과 연계된 '아미피디아(ARMYPEDIA)' 서비스를 공개했다. 방탄소년단 아미(ARMY)와 백과사전 형태의 피디아(PEDIA)를 합쳐 만든 단어로 ‘방탄소년단 팬들이 만드는 방탄소년단 백과사전’이다.

'런 아미 인 액션' 현장 [사진 = 연합뉴스]
'런 아미 인 액션' 현장 [사진 = 연합뉴스]

아미피디아는 방탄소년단 데뷔부터 아미피디아 시작까지 총 2080일간의 기록이 담긴다. 세계 팬들은 세계 곳곳에 숨겨진 2080개의 퍼즐을 찾아 아미피디아를 하나 씩 채워가며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고 소통하게 된다.

오프라인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빅히트는 지난 3월 '런 아미 인 액션(RUN ARMY IN ACTION)', 아미 유나이티드(ARMY UNITED)를 열며 "팬들이 한 곳에 모여 방탄소년단의 지난 활동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께 공유하고 추억하는 뜻 깊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런 아미 인 액션'에 직접 참여했던 아미 A씨는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하지 않음을 명시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모일 수 있던 것이 신기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콘텐츠 행사인지 밝히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워너원(Wanna One) [사진 = 스포츠Q DB]
워너원(Wanna One) [사진 = 스포츠Q DB]

# "그룹은 사라져도 기록은 영원하다" 워너원 - 워너블

2017년 8월 데뷔한 워너원의 공식 팬클럽 워너블(Wannable)은 워너원(WannaOne)과 '할 수 있다'는 뜻의 '-able'이 합쳐져 팀명이 만들어졌다. 워너원은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결성됐다. 워너원의 데뷔앨범은 역대 데뷔앨범 초동 판매량 신기록을 수립했을 뿐 아니라 타이틀곡인 '에너제틱'이 당시 음원차트 역대 진입 이용자 1위를 달성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처럼 워너원은 데뷔 이후 약 1년 반 동안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이지만 역대 아이돌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화려한 발자취를 남기고 갔다. 하지만 워너원의 화려한 커리어에는 '워너블'의 노력이 있었다. 워너원의 출발이 개인 팬덤들끼리 경쟁하며 생존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그룹 결성 초기엔 팬덤 내부에 트러블이 잦았다. 워너블이 시간이 지나며 결속하게 된 이유는 바로 한정된 활동 기간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워너블 B씨는 "솔직히 처음 결성됐을 땐 개인 팬 성향이 강해 힘들었다"고 말문을 열면서 "앨범 한 장이라도 더 사서 초동에 보탬이 되려고 했다. 그 결과로 아이돌 팬덤 화력의 지표가 되는 '초동표' 상위권에 랭크됐고 그것이 두고두고 뿌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룹은 사라져도 기록은 영원하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최고의 커리어를 남겨주기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워너원은 활동 종료 전 2018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하며 마지막까지 그 인기를 입증했다. 워너원은 이날 소감으로 "워너원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하루하루를 함께 걸어 와주신 워너블 여러분들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즈원(IZ*ONE) [사진 = 스포츠Q DB]
아이즈원(IZ*ONE) [사진 = 스포츠Q DB]

# 강력한 코어 팬덤, 이제 보이 그룹만의 전유물 아니다!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트와이스코스터(TWICEcoaster : LANE 2)' 앨범이 걸그룹 최초로 초동 10만 장을 달성한 것을 시작으로 걸그룹에게도 초동 10만 장의 벽이 무너졌다. 이어 YG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초동 10만 장을 달성했다.

앞서 말한 트와이스, 블랙핑크는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레드벨벳(Red Velvet)과 함께 걸그룹 음원 3대장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음원차트에서는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하지만 엄청난 음반 판매량으로 팬덤 화력을 보여 주는 걸그룹이 있다. 바로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을 통해 2018년 10월 결성된 한일 합작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IZ*ONE)이다. 아이즈원은 지난 4월 발매한 두 번째 앨범 '하트 아이즈(HEART*IZ)'가 초동 13만 이상을 달성하면서 데뷔 약 6개월 만에 당시 초동 1위 걸그룹 자리에 앉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현재는 트와이스의 '팬시 유(FANCY YOU)', 블랙핑크의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보이 그룹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강력한 코어 팬덤은 최근 들어 걸그룹 팬덤 안에서도 결속력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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