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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정조국-FC서울 박주영, '폼은 일시적이나 클래스는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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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정조국-FC서울 박주영, '폼은 일시적이나 클래스는 영원하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7.0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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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우크라이나의 전설이자 2004년 AC밀란에서 발롱도르를 수상한 공격수 안드리 셰브첸코(43·은퇴)는 “폼은 일시적이나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2019 하나원큐 K리그(프로축구)에는 이 말에 딱 부합하는 이들이 여전히 피치를 호령하고 있다. 

FC서울과 강원FC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이 있었다. 양 팀 선발 공격수는 1985년생 박주영과 1984년생 정조국,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있기 14. 16년 전 같은 대회에서 이름을 알렸던 두 베테랑은 여전히 K리그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정조국과 박주영 두 사람은 공격포인트를 만들진 못했지만 최전방에서 공을 이어받아 공을 지켜내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따금씩 날카로운 움직임과 슛으로 서로의 골문을 겨눴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 김의겸 기자] 6일 FC서울전에 선발 공격수로 나선 정조국이 경기를 마친 뒤 스포츠Q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조국은 최근 2경기에서 연속 역전 결승골을 넣으며 6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올랐고, 박주영 역시 4골 5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프로축구 1부) 도움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2003년 FC서울 전신 안양LG에서 데뷔한 정조국은 서울에서 2010년까지 뛴 뒤 2012년, 2014~2015년 다시 서울 유니폼을 입는 등 239경기를 소화한 레전드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한 박주영 역시 서울에서만 223경기 째 소화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1년 후배인 박주영과 함께 주전으로 K리그를 누비고 있다. 경기를 마친 뒤 인사를 주고 받는 두 사람의 애정어린 눈빛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정조국은 한참이나 서울 라커룸 쪽을 서성이며 서울 구단 관계자들 및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에 앞서 최용수 서울 감독은 “실력만으로 롱런은 불가능하다. 본인의 노력과 주변 환경, 구단과 궁합까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맞물려야만 가능하다”며 “물론 지금도 늦지 않았지만 (정조국은) 타고난 재능에 비해 꽃을 제대로 피우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함께 했던 선수로서 (정조국의) 활약에 기쁘다”는 말로 정조국을 극찬했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만난 정조국에게 박주영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것에 대해 묻자 “(박)주영이 같은 경우 워낙 좋은 능력과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베테랑으로서 팀에 모범이 되는 선수”라며 “앞으로도 (함께)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 FC서울 선후배 사이인 정조국(왼쪽)과 박주영은 각각 데뷔한지 17, 15년차지만 여전히 소속팀을 이끄는 간판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용수 감독이 롱런하는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일러주자 “아직까지 축구에 대한 열정이 살아있고, 선수로서 더욱 더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하고 있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행복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힘이 닿는 데까지 뛰고자 한다”는 각오를 들려줬다.

정조국과 박주영뿐만 아니라 이동국(40·전북 현대) 역시 15경기에 나서 4골을 넣었고, 염기훈(36·수원 삼성)도 17경기에서 4골 2도움을 생산하며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베테랑들의 여전한 활약은 U-20 월드컵 영건들 만큼이나 K리그에 무시 못할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조국은 “형들이나 저나 후배들이 갖지 못한 경험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에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선배들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양 팀은 2-2로 비겨 승점 1씩 나눠 가졌다. 서울은 11승 6무 2패(승점 39)로 2위, 강원은 8승 4무 7패(승점 28)로 5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박주영과 정조국 두 노장의 지지 않는 활약과 존재감은 서울과 강원이 올 시즌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두 서울 선후배의 후반기 활약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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