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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눈물의 은퇴, 꽃은 졌지만 KIA타이거즈는 향기를 기억한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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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눈물의 은퇴, 꽃은 졌지만 KIA타이거즈는 향기를 기억한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7.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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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프로야구 하나의 전설 KIA 타이거즈 이범호(38)라는 ‘꽃’이 졌다. 프로야구 역사와 팬들에겐 잊지 못할 향기를 남기고 떠난 그다.

올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군 무대를 좀처럼 밟지 못했던 이범호는 후배들과 팀의 미래를 생각하며 은퇴를 결심했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마지막으로 선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 이범호는 홈팬들의 따뜻한 격려 속에 열린 은퇴식을 치렀다.

경기 후 불 꺼진 경기장에 등장한 이범호는 “마지막 모습을 지켜봐 주시기 위해 이곳을 찾아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보였다. 친정팀 한화와 소속팀 KIA 팬들 앞에서 가진 자리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 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지난 13일 19년간 정든 그라운드와 이별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2000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한 이범호는 19시즌 동안 2001경기에 나서 타율 0.271 329홈런 112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 진출 이후인 2011년 KIA의 유니폼을 입고 9시즌 동안 뛰었다.

홈런은 KBO리그 역대 5위 기록이자 3루수 최다 기록이다. 만루홈런은 독보적이다. 큰 경기와 찬스에 강했던 이범호가 쏘아올린 그랜드슬램은 17개로 2위 심정수의 12개와 무려 5개나 차이가 난다. ‘만루홈런의 사나이’로 회자될 이범호다.

특히 주장 완장을 찬 2016년 타율 0.310 33홈런 108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고 이듬해엔 KIA의 우승을 이끌며 KIA 팬들에겐 듬직한 베테랑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 아들 황 군의 시구와 딸 다은 양의 시타에 시포자로 나선 이범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고질적인 허벅지 부상으로 지난해에도 101경기에 나서는데 그쳤지만 타율 0.280 20홈런 69타점을 써낸 이범호지만 올 시즌엔 부상과 부진이 겹쳐져 성적이 하락해 주로 2군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범호는 19경기에서 타율 0.231 1홈런 5타점에 그쳤지만 팬들은 그의 퇴장을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뛰어난 실력과 팬 서비스 정신 등으로 ‘꽃범호’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다. 경기 전엔 아들 황(7) 군, 딸 다은(9) 양이 시구와 시타를 맡았고 이범호는 포수 자리에 서며 의미 있게 경기를 열었다.

이범호는 경기 전 흰색 승용차를 타고 경기장에 입장했고 KIA는 물론이고 한화 선수들까지 더그아웃 앞에서 기립박수를 보내며 그의 등장을 반겼다. 팀 동료들은 이범호의 이름과 그의 등 번호 2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맞춰 입고 더그아웃 앞에서 기립해 박수를 쳤다.

 

▲ 눈물의 고별사를 준비 중인 이범호. 관중들은 플래시 응원으로 그의 마지막 길을 축복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한화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김태균은 이범호와 추억이 담긴 사진 액자를 전달하며 포옹을 하기도 했다.

대구고 은사인 박태호 영남대 감독, 신인드래프트에서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를 뽑은 정영기 전 한화 스카우트 팀장, 절친한 사이인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가드 양동근 등 많은 인사들도 등장해 의미가 가득한 선물을 전했다.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볼넷 1개를 얻어 나가며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화 1루수 정근우는 그가 출루하자 90도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 KIA 동료들은 이범호의 마지막 순간 헹가래를 치며 유쾌한 작별을 택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경기 후 열린 은퇴식. 전광판에선 가족들의 영상 메시지가 나왔고 이범호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고별사를 통해 동료 선수들, 코치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 인사를 올린 그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2017년 11월 1일, 내 생애 첫 우승을 평생 기억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라커룸 안에 윤석민이 와있다”며 “밖으로 못 나오고 있어 내 마음이 아프다. 석민이가 부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달라”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후배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도 나타냈다.

고별사를 마친 그는 차에 올라타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관중들과 인사를 나눴다. 관중들은 그의 상징인 꽃잎을 던지며 제2의 인생에 대해 응원을 보냈다.

“제가 떠나더라도 KIA와 동료들에게 많은 성원을 보내 달라”는 이범호. 그는 “지도자의 첫 발걸음은 KIA에서 내디딜 것”이라며 또 다른 시작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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