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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 남녀 대표팀 혹독했던 데뷔전, 그럼에도 박수받는 이유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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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 남녀 대표팀 혹독했던 데뷔전, 그럼에도 박수받는 이유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7.15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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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남녀 수구 대표팀이 2019 세계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데뷔전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박수 받아 마땅한 도전이었다. 

한국 남자수구 대표팀은 15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수구 A조 1차전에서 그리스에 3-26으로 졌다.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참가한 남자 대표팀은 데뷔전에서 역사적인 3득점을 기록했지만 큰 점수 차 패배를 막진 못했다. 오는 17일 세르비아와 2차전을 치른다.

전날에는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 한국 여자수구 대표팀에 박수가 쏟아졌다.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수구 헝가리와 B조 1차전에서 한국은 0-64로 크게 패했다. 역대 세계선수권 여자수구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그럼에도 뜨거운 박수를 부른 이유는 뭘까.

▲ 여자수구 대표팀이 14일 헝가리전에서 진만근 코치의 작전 지시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구 불모지 한국 여자수구 대표팀은 역시 개최국 자격으로 첫 출전해 이날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여자수구 대표팀의 목표는 승리보다는 득점이었다. 1골이라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헝가리의 벽은 너무 높았다. 헝가리는 2012 런던, 2016 리우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한 수구 강호다. 한국이 기록한 슛은 3개였고, 골문 안쪽으로 향한 건 1개였다.

예견됐던 완패에도 불구하고 여자수구 대표팀의 데뷔전에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왜일까.

여자수구 대표팀이 꾸려진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은 6년 전 2013년 7월 유치가 확정됐지만 대한수영연맹은 지난 5월에서야 급히 선발전을 진행, 여자대표팀을 구성했다.

전문 수구선수는 전혀 없고 여자대표팀 13명 대부분 경영 출신이다. 게다가 성인선수는 2명에 그치고 나머지 11명은 중·고등학생으로 이뤄졌다.

▲ 여자수구 대표팀 송예서(오른쪽)가 세계선수권 역사적인 첫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대표팀 구성이 늦어진 이유는 남북단일팀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수구는 단체종목이고, 국내에는 여자 수구선수가 없어 단일팀 후보가 됐다. 북측엔 수구 전문팀에서 훈련한 선수들이 있어 단일팀이 성사되면 전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물론 정치적인 이유도 배제되진 않았을 터. 세계선수권에 남북단일팀이 등장하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2020 도쿄 올림픽 단일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조직위원회와 대한수영연맹은 남북단일팀으로 여자수구 자동출전권을 활용하기로 했지만 북측은 단일팀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시간만 흘러갔다.

때문에 보다 일찍 여자대표팀을 구성했다면 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따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진만근 한국 여자수구 대표팀 코치는 경기를 마친 뒤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많은 분이 와주시다니 감격스러운 마음”이라며 “수구는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한 경기에 헤엄치는 거리만 1600m가량 되고 몸싸움도 격하다. 대부분이 단거리 선수 출신임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준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밝혔다.

▲ 여자수구 대표팀은 완패했지만 관중석을 메운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 다음 경기에서 더 잘하면 된다고 서로를 다독이며 의기투합하고 있다”며 “남은 경기에서 꼭 골을 넣고 이번 경기보다 점수 차를 줄여보겠다”고 다짐했다.

홍인기 코치 역시 “짧은 기간이지만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며 “전지훈련은 물론 다른 팀과 연습경기도 한 번 하지 못한 선수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여자수구 대표팀을 만들고 육성했어야 할 대한수영연맹은 그동안 제구실을 못했다.

재정 악화와 집행부 인사 비리 행위로 2016년 3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된 뒤 2년여 동안 수장 없이 표류하다가 지난해 5월에서야 새 회장을 뽑았다고는 하나 그 이후에도 수구 대표팀 결성이 바로 이뤄지진 않았다.

0-64 대패는 실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실력이 부족했던 것은 미흡했던 준비 때문이기도 하다. 급하게 팀이 꾸려진 선수들을 향해 비난보다는 격려가 필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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