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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성폭행 혐의에 DB손보 구설, DB그룹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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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성폭행 혐의에 DB손보 구설, DB그룹 '진퇴양난'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7.1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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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창업주인 전 회장은 비서 성추행에 이어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간판 계열사 손해보험은 교통사고 이후 치매 판정을 받은 고객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져 뭇매를 맞고 있다.

DB그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Dream Big’이란 슬로건이 무색해지는 일련의 사건이다.

JTBC는 15일 DB의 전신 동부그룹을 이끌었던 김준기 전 회장(75)이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피소된 사실을 알렸다. 여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한 뒤 2017년 9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던 그라서 더욱 충격적이다.

 

▲ DB그룹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 [사진=연합뉴스]

 

2016년부터 1년간 김준기 전 회장의 경기도 남양주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 A씨가 취재진에게 전달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나 안 늙었지. 나이 먹었으면 부드럽게 굴 줄 알아야지. 가만히 있어”라고 말했다.

A씨는 “두 번 정도 당하고 난 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누구한테 말도 못 하고 그때부터 녹음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 측이 “합의된 관계였다”며 “합의금을 줬는데 추가로 거액을 요구했다”고 주장하자 A씨는 “해고 시점에 생활비로 2200만 원을 받은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김준기 전 회장은 비서 성추행 건 당시엔 “너는 내 소유물이다”, “반항하지 말라”고 발언한 바 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여비서 성추행, 가사도우미 성폭행 등 2건을 모두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체포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김 전 회장이 치료를 이유로 6개월마다 체류 연장 신청서를 갱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외교부와 공조,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렸다. 미국 거주지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피해자 조사는 마무리한 상태로 김 전 회장이 미국에서 추방돼 입국할 경우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

 

▲ 동부에서 DB로. 간판을 바꿔 단 DB그룹. [사진=연합뉴스]

 

DB그룹이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DB손해보험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대학병원 교수의 자문을 믿을 수 없다”는 근거를 댄 행적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KBS는 15일 사고 이후 인지 감각이 급격히 떨어진 50세 남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김 씨는 6년 전 시내버스를 타고 시골 마을을 지나다 충돌사고가 난 나흘째부터 마비, 인지기능 저하로 고생하다 3년여 만에 조기치매 판정을 받고 말았다.

장성호 영남대 교수는 뇌 확산텐서영상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외상성 축색(뇌 신경로) 손상이라 진단했다. KBS에 따르면 장 교수는 “김 씨처럼 사고 당시 경하게 다친 경우 2차적 손상으로 시간 경과에 따라서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 버스의 보험사 DB손해보험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MRI 상의 신경 손상이 없고 외견상으로 사지 마비라든가 외상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금액이 상당히 고액이고, 전례도 없고,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며 소송을 걸었다.

DB손해보험 측은 김 씨의 2009년 뇌출혈 병력을 문제 삼으면서 “교통사고는 관계없다. 관계가 있어도 10%”라고 주장해 김 씨와 6년의 긴 싸움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김 씨 측의 손을 들었다. 이번 판결로 보험업계의 보상 관행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수많은 누리꾼은 “미래의 위험이라는 무형에 보험료를 내는 건 보험금을 지급해준다는 상호신뢰가 기본인데 그걸 깼다”는 댓글에 공감하면서 “DB손해보험을 기억하겠다. 걸러야 겠다”고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고희(古稀)를 훌쩍 넘긴 ‘회장님’의 그릇된 성의식, 의사의 진단에 반기를 들고 장기 소송을 택해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행태. DB그룹의 추악한 민낯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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