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1-18 19:31 (토)
지정생존자부터 굿닥터까지, 드라마 현지화는
상태바
지정생존자부터 굿닥터까지, 드라마 현지화는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9.07.16 1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국회의사당이 무너졌다. 최근 브라운관을 통해 나타난 이 모습은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의 첫 회 장면 중 하나다. 인상적인 장면으로 높은 관심을 받은 이 드라마는 4.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괜찮은 시청률로 방영 3주차를 맞이했다.

충격적인 모습이었지만 적지 않은 미드 팬들은 이 장면에 익숙할 가능성이 높다. 원작 드라마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돔이 무너지며 국회의사당의 몰락을 보여줬던 한국과 다르게 미드에서는 거대한 불길과 연기가 하늘로 솟는 것으로 표현되며 시선을 끌었다. 

'굿 와이프'의 성공적인 리메이크 이후로 미드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최근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방영된 미드 원작 드라마의 성적표는 어떨까.

 

지진희 [사진 = tvN '60일, 지정생존자' 제공]
지진희 [사진 = tvN '60일, 지정생존자' 제공]

 

# 현지화 성공적, 굿 와이프 & 슈츠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의 시작을 알린 '굿 와이프'의 성공은 이후 꾸준한 리메이크작이 등장하게 된 계기가 됐다.

전도연,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나나까지 출연한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방영 3년이 현 시점에서 봐도 최고의 배우들이다. 김서형은 JTBC 'SKY 캐슬'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나나는 이 작품을 계기로 아이돌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섹스 스캔들과 횡령사건에 휘말려 감옥에 간 주검사의 아내라는 기존 설정은 그대로 현지화됐다. 타고난 변호사 알리샤 플로릭 캐릭터를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된 검사의 아내이자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한 김혜경 캐릭터로 바꿨지만 이질감이 없었다. 배우 전도연은 사려깊고 털털한 성격이 김혜경의 다양한 면모를 완벽히 살려내면서 극의 중심을 잡았다. 

'굿 와이프'는 탄탄한 극본과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방영 초기 4%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출발해 마지막 회에서 6.2%라는 인상적인 결과를 얻었다. 한국에서는 시즌 7까지 방영된 이 드라마를 16부작으로 압축해 시즌 3 중반까지의 진행 과정을 담았지만 극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지상파에서도 미국 법정 드라마를 다시 만들어낸 사례가 있다. 지난해 KBS 2TV를 통해 방영된 '슈츠'는 장동건, 박형식, 진희경, 채정안, 고성희를 앞세워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는데 성공했다. 

원작의 하비 스펙터 캐릭터를 깔끔하게 되살려낸 최강석 역의 장동건은 드라마의 흐름을 이끌어갔다. 보조변호사 마이크 로스의 천재적인 매력은 배우 박형식이 고연우 캐릭터를 통해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이밖에 대표 변호사이자 장동건의 동료로 등장한 진희경과 법률 비서 역의 채정안 역시 한국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방영 초기 7%에서 출발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마지막 회에서 10.7%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 몰입 실패, 안투라지 & 크리미널 마인드

'굿 와이프' 성공 직후 tvN에서는 라이징 스타 서강준, 이동휘 등을 앞세워 또 다른 미드 리메이크에 나섰다. 셀럽과 그 주변인물들의 복잡한 사생활을 그린 '안투라지'다. 

국내에서 오리지널판 방영 당시에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정서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 원작을 국내화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19금' 농담이 난무한 원작을 충실히 살리기 위해선 대사의 수위가 조금 더 높아야 했지만 tvN은 19세 관람가를 포기하고 15세를 선택하면서도 자극적인 단어를 포함시켜 논란만 키웠다. 

시청률은 초라했다. 2.3%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하락해 최종화에는 0.7%로 마감했다. 16화 중 무려 9화가 0%대 시청률이었다.

10년이 넘게 방영 중인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도 같은 채널에서 다시 만들어졌다.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영된 한국판에는 손현주, 이준기, 문채원, 이선빈, 고윤, 유선, 김영철, 김원해가 출연해 탄탄한 라인업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리메이크는 쉽지 않았다. 한국형 범죄 심리 수사극을 꿈꿨지만 원작의 매력을 살려내지도, 현실에 맞는 설정을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기대를 받으며 4%대의 높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극 중반인 11화에선 2%로 시청률이 반토막났고 마지막 회에선 3%를 겨우 끊으며 '망작'이란 소리를 면하는 데 그쳤다. 

# 굿닥터 & 지정생존자, 미드와 한드 현재는

한국에서만 미국 드라마의 판권을 사는 건 아니다. 영화에 이어 드라마에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는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미국 ABC 방송국은 2013년 KBS 2TV에서 방영된 주원, 문채원 주연의 '굿닥터'를 리메이크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성공적이다.

미국판 '굿닥터'는 2017년 첫 방영 당시 13부작으로 편성됐지만, 4년만에 자체 시청률 갱신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18부작으로 입지를 넓혔고 지난해 9월 시즌2를 방영해 국내 방영 횟수인 20부작을 넘어섰다. 

미국 현지에서 시즌 3 제작을 확정한 가운데 '굿닥터'는 일본에서도 리메이크돼 지난해 방영됐다. 후지 테레비에서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전파를 탔으며 미국과 다르게 10화로 압축됐다. 결과는 일본에서도 성공적이었다. 8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판 '굿닥터'의 성공처럼 최근 높은 관심 속 방영 중인 미드 리메이크작 '60일, 지정생존자'는 성공적인 한국화 사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일단, 지진희, 이준혁, 허준호, 강한나, 배종옥 등 탄탄한 연기자들을 바탕으로 원작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냈다는 누리꾼들의 평가가 적지 않다.

원작의 주인공 톰 커크먼은 카이스트 출신의 환경부장관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박무진 캐릭터로 현지화됐다. 배우 지진희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외골수이면서도 정치엔 무지한 이 캐릭터를 잘 표현해내며 호평받고 있다. 

또한 원작과 정치적 현실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과거 대통령 묘사에 중점을 뒀다거나 한국판의 배경 설정을 다르게 가져가는 등 재해석에 중점을 두며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60일, 지정생존자'는 동시간대 방영되고 있는 감우성, 김하늘 주연의 JTBC 멜로 드라마 '바람이 분다'의 시청률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6부작 편성된 '바람이 분다'는 이날(16일) 종영을 앞둔 상황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