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4:27 (금)
'로맥아더'-한동민 '동미니칸'-최정 '홈런공장장', SK와이번스 올스타전을 정의하다 [SQ현장메모]
상태바
'로맥아더'-한동민 '동미니칸'-최정 '홈런공장장', SK와이번스 올스타전을 정의하다 [SQ현장메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7.21 2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양준혁, 박정태의 타격폼을 따라하던 정수근은 올스타전 하면 떠오르는 스타로 야구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경기 내용만큼이나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게 중요한 올스타전. 2019년 올스타전은 SK 와이번스로 대표될 것 같다.

21일 경상남도 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올스타전에 나선 SK 야수들의 복장은 매우 불량했다. 유니폼은 처음 보는 옷들로 바뀌어 있었고 안전을 위해 필수인 헬멧도 낯선 형태였다. 그럼에도 누구하나 문제 삼지 않았고 누구도 생각지 못한 참신한 시도에 팬들은 미소 짓고 박수를 보냈다.

 

▲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왼쪽)과 최정이 21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올스타전 자신들의 별명에 걸맞은 복장을 입고 타석에 서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디펜딩 챔피언 SK는 올 시즌 초반부터 뛰어난 경기력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자신감까지 더 해져 2년 연속 우승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실력만 월등한 게 아니다. 평소 참신하고 획기적인 마케팅으로 정평이 난 SK. 이날 경기에 나선 선수들에게서도 이러한 면을 찾을 수 있었다.

1회초 드림 올스타 3번 타자로 나선 최정의 유니폼 뒤엔 이름 대신 ‘홈런공장장’이라는 애칭이 붙어있었다. 헬멧은 야구용이 아닌 공장에서 쓰는 안전모. 홈런 1위의 걸맞은 홈런공장장이라는 별명과 이를 잘 나타내주는 작업복과 모자였다.

스윙 이후 헬멧이 벗겨져 난감해하는 최정의 모습에 관주은 물론이고 상대 유격수 김하성도 폭소했다.

 

▲ 한동민이 동미니칸이라는 별명을 등 뒤에 달고 나와 안타를 때려냈다.

 

4번 타자로 2회초 타석에 선 제이미 로맥의 복장은 한술 더 떴다. 인천에 상륙해 팀에 우승까지 안겼던 거포 로맥은 맥아더 장군을 연상시키는 가죽재킷과 모자, 선글라스까지 끼고 나와 포즈를 취했고 관중들을 향해 경례를 날렸다.

“SK 구단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줬고 좋은 자리에서 시도해보고 싶었다”고 밝힌 로맥은 경기 전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 결승에 오른 뒤 5회말 후 열린 결승에서 키움 히어로즈 제리 샌즈(2개)를 제치고 7개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며 우승, 상금 500만 원과 의류 세척 기기인 LG 스타일러까지 챙겼다.

부상 활용에 대해 묻자 로맥은 “이미 한동민이 시판 가격보다 조금 싸게 구매하려고 하더라”며 “가격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해 관중들을 웃겼다.

‘협상가’로 변신한 한동민도 빛났다. 뛰어난 장타력으로 인해 ‘동미니칸(한동민+도미니칸)’이라는 별명을 얻은 한동민은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을 연상시키는 옷에 동미니칸이라는 이름을 등 뒤에 달고 나왔다.

 

▲ 고종욱이 3회초 타석에서 우사인 볼트를 떠올리는 특유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타석에서 존재감도 빛났다. 2회 우중간 2루타로 시작한 한동민은 4회 1,2루 찬스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나눔 올스타 김현수가 투런 동점포를 터뜨리자 6회초엔 다시 한 번 좌측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로 1타점을 추가하며 MVP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고종욱의 패션도 돋보였다. 빠른 발로 ‘고볼트(고종욱+우사인 볼트)’라 불리는 그는 3회 우사인 볼트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색상의 의상을 입고 나와 내야 안타를 만들어낸 뒤 빠르게 루상을 오갔다.

프로야구는 초반부터 극명히 갈린 순위 판도와 각종 사건사고, 심판진의 아쉬운 판정 등 여러 악재 속에 관중이 감소하고 있다. 잘 나가는 SK 선수단이 이날 보인 팬서비스 정신은 흥행 부활을 노리는 각 구단과 선수들이 참고삼아야 할 부분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