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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의 모든 것]③ 더 이상 '빠순이'가 아니다! 팬덤의 성장과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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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덤의 모든 것]③ 더 이상 '빠순이'가 아니다! 팬덤의 성장과 진화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07.23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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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사생 팬’과 ‘빠순이’에서 당당한 소비자로!

아이돌 팬덤이 달라졌다. 과거 아이돌 팬덤은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는 ‘사생 팬’ 문제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았다. ‘사생 팬’이란 스타의 사생활을 모두 쫓아다닌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실제로 최근 엑소와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이 사생 팬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크고 작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진 = 방탄소년단 정국 V라이브 방송 화면 캡처]
[사진 = 방탄소년단 정국 V라이브 방송 화면 캡처]

 

지난 4월 엑소 찬열은 작업실을 무단 침입하려했던 중국 국적의 20대 여성 두 명을 경찰에 신고했고, 방탄소년단 정국은 지난달 15일 부산 팬 미팅 후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브이라이브를 진행하던 중 갑작스럽게 전화가 걸려오자 “사실 사생 팬 전화가 많이 온다. 차단을 할 수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는 1세대 아이돌도 예외는 아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 2PM 옥택연, 신화 김동완 등도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도를 넘는 사생 팬들의 행동을 지적하기도 했다.

여전히 일부 몰상식한 팬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최근 아이돌 팬덤은 ‘맹목적이고 극성맞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다. 방탄소년단이 월드투어를 마치고 입국하던 공항에서 펼쳐졌던 ‘퍼플 라인’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는 보라색 리본과 함께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서로를 보호합니다’, ‘신체접촉, 근접촬영, 스토킹 금지’라는 내용이 담긴 팻말을 들고 멀찌감치 떨어져 입국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응원했다.

이는 공항 입출국 때 몇몇 극성스러운 팬으로 피해를 입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가 자발적으로 펼친 이벤트다. ‘퍼플 라인’ 캠페인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아미들이 실천하면서 다른 팬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 단순 응원을 넘어 ‘선한 영향력’까지…성숙해진 팬덤 문화

요즘 아이돌 팬덤은 스타의 이미지와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데까지 관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팬과 스타가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기부 및 봉사활동, 캠페인 등의 참여 형 팬덤 문화는 스타의 위상을 높이고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 = 강다니엘 팬덤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 강다니엘 팬덤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돌 팬덤이 지난 4월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 행렬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 팬들은 강다니엘 생일인 12월 10일에 맞춰 1210원부터 1만 2100원, 12만 1000원 등 다양한 금액으로 기부에 참여했다. 강다니엘도 팬들에게 화답하며 3000만원을 기부하며 팬들의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강다니엘과 팬들의 모금은 총액 1억 5000만원을 돌파해 화제가 됐다.

엑소 팬덤 엑소엘은 데뷔일인 4월 8일에 맞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금을 진행했고 모금 시작 하루 만에 1750만원을 모아 기부했다. 이외에도 많은 아이돌 팬들이 개별적으로 SNS와 팬 카페 등에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이름으로 기부한 기부 증서를 인증하며 팬덤 내부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희망브리지 관계자는 “과거 다른 재해 때는 많지 않았던 일”이라며 “예전 모금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후원이 들어오고 있다. 아이돌 팬들의 기부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 아이돌 팬덤 영향력의 변화… 당당한 ‘문화 소비자’로 갖게 된 ‘문화 권력’

오늘날 팬덤은 아이돌을 좋아하고 응원하는 위치에만 머물지 않고 소비자로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최근 팬덤의 보이콧 선언을 실제로 기획사 측에서 수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팬덤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9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음악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와 협업을 예고했다. 일본 인기 걸그룹 AKB48 제작자로 알려진 아키모토 야스시는 ‘우익’과 ‘여성 혐오 가사’로 논란이 됐던 인물. 이에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는 협업 중단과 관련 자료 전량 폐기를 요구하며 강한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아미 보이콧 선언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결국 아키모토 야스시가 참여한 곡을 음반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7년에는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에서 멤버들의 전신사진이 프린트 된 대형 쿠션을 출시하며 성 상품화 논란이 일었다. 여자친구 팬덤 버디는 해당 공식 굿즈를 불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쏘스뮤직은 결국 같은 날 공식 팬사이트를 통해 문제가 된 굿즈의 판매 중단을 선언하며 “팬 여러분들의 우려와 걱정을 겸허히 받아들여 생산과 판매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한 과거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일탈 및 범죄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옹호했다면, 요즘 팬덤 문화는 스타의 퇴출을 직접 요구하는 등 비판 여론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4월 성관계 불법 촬영 및 동영상 유포 사건에 연루됐던 전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과 전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은 팬들이 팀 탈퇴를 요구하는 퇴출 성명서를 발표하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결국 두 사람은 팀에서 탈퇴했다.

과거 음주운전 뺑소니, 폭행 등 범죄를 저질러 팬덤 내부에서 꾸준히 퇴출 요구가 있었던 전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도 최근 자진 탈퇴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타와 동등한 관계를 맺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팬덤의 변화를 가장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 로 탄생된 파생그룹 JBJ(제이비제이) 팬덤이다.

JBJ 지하철 광고 [사진 = JBJ 팬 트위터]
JBJ 지하철 광고 [사진 = JBJ 팬 트위터]

 

2017년 10월 결성돼 이듬해 4월까지 활동한 JBJ(제이비제이)는 ‘워너원’으로 데뷔하지 못한 연습생들의 조합을 팬들이 직접 기획하고 광고해 탄생시킨 프로젝트 그룹이다. 당시 JBJ의 결성을 지지하던 팬들은 기획사로 직접 앨범 콘셉트 제안서를 보내거나 지하철 광고판을 설치해 대중들에게 홍보하는 등 ‘집단 지성’을 발휘해 주목받았다.

저서 ‘팬덤 3.0’에서 저자 신윤희 씨는 “‘3세대 팬덤’은 한 단계 발전한 기획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이제 기획사가 팬덤의 도움을 받는 행위, 즉 팬덤의 참여 문화는 아이돌 데뷔 과정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기획사는 단순히 팬클럽을 모집하는 수준을 넘어서 아이돌 그룹의 탄생과 함께 팬덤을 만들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덤은 적극적인 소비자의 전형이고, 상품에 대한 애정이 가장 큰 소비자이자 행동주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주체다. 팬덤 문화의 변화에서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갈수록 성장 발전하며 진화하는 팬덤, 그 끝은 어디일지 자못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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