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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에 녹아내린 또 하나의 명작]② 한스 짐머, 그 흥행공식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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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에 녹아내린 또 하나의 명작]② 한스 짐머, 그 흥행공식의 대명사
  • 김신일 음악평론가
  • 승인 2015.05.0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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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신일 음악평론가] 최근 절찬리에 상영된 '인터스텔라'는 인류가 생존가능한 행성을 찾아다니는 인간의 소망, 의지를 우주배경으로 그린 영화다.

이런 공상과학을 주제로 한 영화는 영상효과와 음향, 음악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인터스텔라의 음악을 담당한 '한스 짐머'는, 공포와 긴장감의 효과를 넘어 음향적인 역할마저도 수행하는 그만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음악은 주제와 화면의 배경에서 색채를 입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터스텔라에서의 그의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불러 일으키며 이 영화가 필요로 하는 연출의 극대화에 상당한 일조를 했다는 평가다.

한스 짐머는 195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신의 프로듀서 겸 영화음악가이다.

영화 '레인 맨'(1988)으로 데뷔한 후 100여 편의 영화음악에 참여하였으며 '라이온 킹'(1994년)으로 아카데미상, 골든 글로브상, 그래미상 최우수 뮤지컬 사운드 트랙상, '글래디에이터'(2000년)로 골든 글로브 음악상을 수상하였다.

▲ 1994년 세상에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장엄한 아프리카 대자연을 무대로 갖가지 동물들이 등장해 사랑과 모험을 펼치는 내용이 그려졌다. 사운드 트랙의 작곡을 맡은 한스 짐머는 디즈니 특유의 유머와 감동을 아프리카 리듬에 실었다. [사진= 스포츠Q DB]

짐머는 '폭풍의 질주' '분노의 역류' '라이온 킹' '더 록' '글래디에이터' '진주만' '다빈치 코드' '다크 나이츠'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다수의 블록버스터에 참여하며 스태프에 이름을 올렸다.

그외 '모던 워페어' '크라이시스2'와 같은 대작 게임의 음악에도 참여할 정도로, 그는 드라마틱한 화면에 걸맞는 음악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탁월한 역량을 다양한 분야에서 과시했다.

그는 초기에 런던에서 광고음악을 제작하다가 이후 영국 뉴웨이브 밴드 '버글스'에서 건반주자로도 활동했다. 버글스의 싱글, '비디오 킬드 더 레이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전세계에서 빅히트를 기록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특히 이 곡은 MTV로 방송된 최초의 뮤직비디오로, 당시 영상 미디어 시대의 문을 여는 첫 작품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불 수 있다.

밴드로 활동한 이후 그는 '디어 헌터'로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수상한 스탠리 마이어스 감독를 만나게 되고, 공동으로 음악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음악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톰 크루즈와 더스틴 호프만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베리 레빈슨 감독의 '레인 맨'(1988)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을 수상하게 되면서 한스 짐머의 음악에도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카데미 9개 부문을 수상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명작 '마지막 황제'(1987)는 사카모토 류이치와 공동 제작으로 음악에 참여했지만 '레인 맨'에서는 독립적으로 제작에 참여해 그의 가치와 명성을 올리며 그의 출세작임을 알렸다.

이후 그는 '캐리비언의 해적' '배트맨'과 같은 블록버스터 대작 영화에 대거 참여하게 되면서 점차 그 가치를 인정 받았다.

그의 음악은 주로 클래식이 바탕이 되지만 전자음악과 독특하게 혼재되며 클래식과 컴퓨터 음악간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조화하고 승화시켰다. 현 시대가 원하는 음악을 창조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인터스텔라를 제작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츠' '인셉션'과 같은 작품들에서, 그는 컴퓨터 기반의 미디어 특성을 장점으로 승화하고 구현했다.

또한 강렬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며 점차 강해지는 공포감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그의 음악은 더욱 더 빛을 발한다.

컴퓨터가 기반이 되는 음악작업의 장점은 바로 이런 섬세하면서도 심층있는 작업에 더욱 더 용이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의 영화에서 중요한 컴퓨터 그래픽, 편집, 컴퓨터 음악에 걸맞는 친화적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단지 음악에 제한된 것이 아닌, '시대가 원하는 사운드'를 진정으로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지옥의 묵시록' '잉글리시 페이션트' 등으로 아카데미 편집상을 수상한 월터 머치는, "좋은 영화음악은 좋은 영상을 보는 즐거움과 일맥상통한다"라고 말한다. 영상의 구성과 연출은 음악과 대등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음향의 영역까지도 소화하여 긴장감의 연출을 극대화하는 한스 짐머는 바로 이런 점에서 명실상부한 독창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여전히 미래지향적인 음악가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는 내년 2006년에 개봉하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기대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 예고편의 음악 제작에까지 참여하며 관객으로부터 흥분과 기대를 갖는데 큰 일조하고 있다.

개봉전 영화의 스태프에서 이름을 발견하는 것만으로 '예고된 흥행 공식'을 느끼게 할 정도로 그의 명성은 현 영화계에서 큰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계속>

kimshinil-_-@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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