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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최주환 최형우 이천웅 키운 경찰야구단, '14년 스타 산실' 저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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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최주환 최형우 이천웅 키운 경찰야구단, '14년 스타 산실' 저물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7.3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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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야구 스타들의 산실과도 같았던 경찰야구단이 14년 활동을 마무리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와 야구단 소속 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야구단 해단식을 진행했다.

최형우(KIA 타이거즈), 양의지(NC 다이노스), 최주환, 허경민(두산 베어스),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이천웅(LG 트윈스) 등을 리그 정상급 선수들로 성장시킨 경찰야구단이지만 정부의 의무경찰제도를 폐지로 인해 신규 선수 선발을 중단했고 이날 활동을 마무리했다.

 

▲ 경찰야구단이 30일 14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남아 있는 20명의 선수단은 다음달 12일 전역한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야구단은 2005년 12월 경찰 이미지 제고와 엘리트 야구인 육성을 위해 만들어져 기수마다 20여명의 선수를 뽑아 현재까지 230여 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특히 최형우, 양의지, 민병헌, 최주환, 허경민, 이천웅, 신재영(키움 히어로즈), 최재훈(한화 이글스) 등은 경찰야구단에서 성장한 뒤 소속팀으로 돌아가 주전급으로 자리매김했다. 최형우와 양의지, 민병헌은 자유계약선수(FA)로서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새 방침 속에 경찰야구단은 해체 기로에 놓였다. 남아 있는 선수 20명은 다음달 12일 전역 예정이며 야구단은 이후 완전 해체된다.

이날 해단식에는 경찰야구단 구단주인 이용표 서울경찰청장과 정운찬 KBO 총재 등이 참석해 경찰의 위상을 높인 선수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감사장, 공로패 등을 전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운찬 KBO 총재는 “오늘은 대한민국 야구사에 슬픈 기억으로 남을 날이 될 것”이라며 “KBO 수장으로서 경찰 야구단이 적어도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는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이를 달성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야구단을 거쳐 간 수많은 스타와 이곳에 있는 여러분은 대한민국 야구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경찰 야구단은 오늘을 끝으로 대한민국 야구사에 한 페이지로 남겠지만 수많은 야구팬, 관계자 가슴 속에는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 경찰야구단 주장 김태군(왼쪽)이 선수단을 대표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9년부터 11년 동안 경찰야구단을 이끌어 온 유승안 감독은 “11년 전 ‘경찰야구단’이라는 좋은 야구단의 감독을 맡아 오늘까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한국 야구계의 선수 육성을 책임지는 한 축을 맡아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니폼 차림으로 해단식에 참석한 선수들은 그간 경찰야구단의 활동을 담은 기념 영상이 나오자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난 10일 경찰야구단의 마지막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는 내용이 나오자 그때의 아쉬움이 떠오르는 듯 고개를 숙이거나 지그시 눈을 감는 선수도 있었다.

2011년부터 퓨처스리그 8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했으며 최형우(KIA 타이거즈), 양의지(NC 다이노스) 등 많은 선수가 경찰야구단에서 성장해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4년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경찰을 빛내준 경찰야구단이 해체하게 돼 아쉬움이 크다”면서 “앞으로도 경찰야구단 출신 선수들을 팬으로서 같은 가족으로서 응원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장 김태군은 “더운 열기를 가득 뿜은 흙먼지를 열정으로 힘껏 날려 버렸던 야구장에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처음 맞는 번외 시즌까지 2년간 온 힘을 다해 부딪치며 때론 힘들어했고 때론 행복해했다”며 “경찰야구단 역사의 마지막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슴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선수들 모두의 사인이 담긴 야구 배트를 이용표 청장에게 전달했다. 배트는 경찰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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