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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봉오동 전투' 국뽕일까 웰 메이드 전쟁영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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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봉오동 전투' 국뽕일까 웰 메이드 전쟁영화일까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8.02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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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

UP
-드론, 셀프캠으로 촬영한 봉오동 전투, '웰 메이드' 전쟁영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일본 불매 운동… '시기' 잘 만났다
-유해진·류준열·조우진의 호연

DOWN
-잘 만들었지만 새로운 건 없다
-평면적인 캐릭터 구도
-역사왜곡, 시비 가능성 높아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8월 여름가 극장 대전의 '최종 보스'는 '봉오동 전투'가 아닐까. 크랭크인 당시부터 흥행에 큰 관심이 모아졌던 봉오동 전투가 드디어 관객들을 만난다.

'봉오동 전투'는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무장독립군이 봉오동 일대에서 일제에 승리를 거둔 전투다. 무장독립군이 일제에 맞서 거둔 첫 승리로, 봉오동 전투의 승리는 이후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대첩의 승리까지 이어진다.

낯설지만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실제 사건 '봉오동 전투'는 오래되지 않은 근대사지만 관련 사료가 부족하다. 부족한 부분을 원신연 감독은 역사적 상상력으로 매꿨다. 

최근 대한민국은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뜨겁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는 가운데 '봉오동 전투'는 흥행질주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국뽕 영화'라는 멸시와 함께 관객들의 외면을 받을까

# 잘 만든 전투 장면, 연출이 시원하다

 

[사진 = 영화 '봉오동 전투' 스틸컷]
[사진 = 영화 '봉오동 전투' 스틸컷]

 

영화 '봉오동 전투'는 100억 이상이 제작비로 투입된 대형 영화다. 그만큼 전투 장면을 현실적으로 살리겠다는 제작진의 열의도 더해졌다.

특히 '봉오동 전투'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명량'과도 인연이 깊다. '명량'의 제작을 맡은 김한민 감독이 '봉오동 전투'의 제작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러서일까. '봉오동 전투'의 전투 장면은 '명량'을 떠올리게 한다.

'봉오동 전투'는 산림에서 펼쳐진 게릴라 전투였다. 수적 열세인 무장독립군은 일본군을 유인해 막다른 곳에 가두고 매복된 전력으로 화력을 총 동원하는 전략으로 승리한다. 일반적인 대군과 대군이 맞붙는 전투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전략이 매우 중요한 전투였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드론을 이용해 관객들이 전장의 전체 지형을 파악할 수 있게되고 각 세력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한 화면으로 보여주는 장치를 이용했다.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토탈 워' 시리즈나 '코에이 삼국지'를 연상하게 하는 연출 방식이다. 영화에서는 다소 낯선 방식인 이러한 화면 연출은 드론의 영화 촬영 보급화로 이뤄졌다.

'셀프캠' 촬영도 색다르다. 배우 유해진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는 셀프캠 촬영은 전장을 좁게 보며 박진감 넘치게 해주는 장치로 사용된다. 유해진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으며 칼로 적군을 베는 장면을 현실적이게 표현했다.

특히 이장하(류준열 분)와 황해철(유해진 분)이 자포자기하며 봉오동 협곡에 도달했을 때, 매복 중이던 무장 독립군이 등장하는 장면은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의 엔딩 장면을 오마주 한 것 같은 짜릿함을 관객들에게 불러일으킨다.

# '반일감정 고조',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득 볼까?

 

[사진 = 영화 '봉오동 전투' 스틸컷]
[사진 = 영화 '봉오동 전투' 스틸컷]

 

최근 대한민국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뜨겁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한국에 경제제재를 시작했고 이에 맞서 국내에서는 민간 차원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불거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봉오동 전투'의 개봉은 의미심장하다.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다룬 영화이자 일제에 거둔 독립군의 첫 승리인 봉오동 전투를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원신연 감독은 "영화 기획은 5년여 전에 이뤄졌다. 현재의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그러나 영화를 둘러싼 정치적인 반응은 제작진의 의도와는 달리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일까. '봉오동 전투'는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에 힘입어 '봉오동 전투'를 관람해야한다는 측과 또다시 등장한 '국뽕 영화'라는 비판이다.

'국뽕 영화'는 그동안 많은 역사 영화들에 사용된 멸칭이다. 민족주의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말도 안되는 설정, 감정 과잉인 영화들에 대한 영화 팬들의 냉소인 '국뽕 영화'라는 별명은 많은 영화들을 흥행참패 시키기도 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대표적인 '국뽕 영화'로 영화 팬들의 외면을 받은 경우다. 민족주의적 주제의식을 담았지만 심각할 정도의 낮은 완성도와 작품성으로 비판 받았다.

역사왜곡 논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봉오동 전투' 자체가 객관적인 사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의 결과가 실린 독립신문을 영화를 만드는 사료로 참고했다고 말했지만 '독립신문'의 경우 당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몇몇 영화 팬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일본군의 숫자나 전투의 규모가 과장되어 표현됐다는 '고증 오류'가 지적되기도 했다.

# 평면적인 캐릭터와 인물 구도, 아쉽다

 

[사진 = 영화 '봉오동 전투' 스틸컷]
[사진 = 영화 '봉오동 전투' 스틸컷]

 

영화 '봉오동 전투'는 국가가 아닌 민초들이 직접 조직한 무장독립군들의 의기와 투지를 주제로 한 영화다. 그러나 각 캐릭터들은 색다른 매력보다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은 인물 구성으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반감시켰다.

주인공인 황해철의 경우 해학적인 매력이 있는 캐릭터다. 배우 유해진의 코믹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런 황해철은 독립군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시키려는 이장하(류준열 분)과 감정적인 대립을 이룬다.

뜨거운 가슴을 가진 캐릭터와 이지적이고 냉철한 캐릭터의 대립은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반복되어 왔다. 이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다소 약하게 만드는 약점이기도 하다.

일본군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호랑이를 잔인하게 제압하며 등장하는 일본군 대령은 사연 없는 악인 캐릭터다. 일본군 캐릭터 모두가 굉장히 잔악한 인물들로 그려지지만 별다른 캐릭터 설명이 부재하다. 당시 일본군의 잔학한 행위를 제한없이 묘사하기 위함이라지만 영화는 이야기인 만큼 각 캐릭터의 설정이 관객들에게는 전형적이게 느껴진다.

먼저 개봉한 '엑시트'와 '사자'는 각각 박스오피스를 양분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 '엑시트'는 개봉 2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청신호를 기록했다. 그런 가운데 '봉오동 전투'가 새로운 여름 극장가 대전의 승리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 좋은점, 아쉬운점이 혼재된 영화 '봉오동 전투'은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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