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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아쉬움 키워드 '김연경 의존-3세트-오심', 그래도 희망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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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아쉬움 키워드 '김연경 의존-3세트-오심', 그래도 희망봤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8.0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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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세계랭킹 9위 한국이 5위 러시아 안방에서 잘 싸우고도 아쉬움을 남겼다. 가능성을 발견한 여정이었지만 손 닿을 거리에 달콤한 열매가 있었기에 결과는 더욱 씁쓸하게 느껴진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5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안타르니 경기장에서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 E조 3차전에서 러시아에 세트스코어 2-3(25-21 25-20 22-25 16-25 11-15)로 역전패 당했다.

3전 전승을 거둔 러시아에 조 1위를 내주며 조별로 한 장씩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 티켓을 내준 한국 여자배구다.

 

▲ 김연경이 5일 한국과 러시아의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륙간 예선 E조 3차전에서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FIVB 제공]

 

박수 받을 만한 결과다. 올 초 라바리니 감독 부임 이후 스피드 배구를 빠르게 몸에 익히는데 매진해 온 대표팀이지만 시작부터 삐걱댔다.

이다영(현대건설)과 안혜진(GS칼텍스)이 부상으로 중도 하차해 세터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효희(한국도로공사)와 이나연(IBK기업은행)이 급하게 도중 합류했지만 시차 적응도 제대로 되지 못한 채 대회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캐나다(15위), 멕시코(21위)에 연달아 승리를 거둔 한국은 올림픽 본선 티켓 1장을 두고 홈 팀 러시아를 만났다. 상위랭커인 러시아를 홈에서 상대하는 것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높이부터 큰 차이가 나는 강국이었다.

그러나 라바리니호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전과는 달랐다. 양효진(현대건설)이 부상에서 회복해 김수지(IBK기업은행)과 함께 중앙을 지키는 가운데 김연경(엑자시바시)을 필두로 이재영(흥국생명)과 김희진(IBK기업은행)까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러시아를 상대로 한국은 1,2세트를 가져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3세트에도 20-17에서 러시아의 범실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실점 후 김수지의 이동 공격까지 상대 코트에 꽂혔다. 올림픽 본선행까지 남은 점수는 단 3점.

 

▲ 김연경(가운데)이 한국 러시아 여자배구 올림픽 대륙간 예선전에서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FIVB 제공]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나치게 김연경에게만 의존한 공격은 러시아에 간파 당했고 지친 이효희의 토스도 들쭉날쭉해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4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한 한국. 김연경이 힘을 내봤지만 연달아 상대에게 막혔고 7연속 실점과 함께 3세트를 내줬다.

칼리닌그라드 안타르니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러시아 선수들은 더욱 신바람을 냈다. 강점인 높이를 살린 공격에도 힘이 실렸다. 1,2세트와 달리 공격이 잘 먹혀들지 않자 범실도 많아졌다. 1,2세트 50%에 달했던 공격성공률은 3세트 30% 대로 내리막을 그리더니 4세트 22%까지 떨어졌다.

맥 없이 4세트까지 내주고 운명의 5세트에 돌입했다. 초반 아쉬운 실점으로 0-3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노련한 서브와 상대 범실, 김연경의 강스파이크 등으로 4-4 동점을 만들어냈다.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한국은 러시아의 범실을 틈타 7-6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이재영의 득점까지 보태며 분위기를 살렸다. 이효희-정대영 연이은 속공까지 성공으로 11-9로 달아났다.

그러나 상대의 높은 타점에서 나온 득점과 김연경의 범실 등으로 11-11, 승부는 다시 원점. 곤차로바의 공격으로 역전을 허용한 한국은 다이렉트 킬 실점까지 했다.

김연경이 심판에게 향하더니 항의를 했다. 느린 화면상으로 명백한 오버넷이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오버넷은 비디오판독을 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 오심으로 12-12가 돼야 할 상황이 11-13이 됐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넘어갔고 2점을 더 내주며 러시아의 홈 축포를 지켜봐야 했다.

 

▲ 한국 러시아 경기 중 작전을 지시하는 라바리니 감독. [사진=FIVB 제공]

 

김연경은 양 팀 최다인 23점을 냈다. 블로킹과 서브 득점까지 하나씩 보탰다. 이재영이 15득점, 김희진이 9득점, 김수지도 8득점하며 활약했다.

범실에서도 21-29로 더 나은 면모를 보였지만 결국 높이에 밀렸다. 블로킹이 6-14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특히 승부가 갈린 3세트 이후 한국의 공격은 상대의 높은 블로킹 벽에 막혔고 반대로 높은 타점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 절망할 필요는 없다. 한국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대륙별(아시아) 지역예선을 통해 올림픽 3회 연속 진출을 노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1976년 이후 36년 만에 4강 진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5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던 한국 여자배구다.

중국은 터키를 꺾고 예선을 통과했고 일본은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 진출 티켓을 확보한 상황. 사실상 태국과 2파전이 될 전망이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한국 여자배구는 부상 악재 속에서도 확실히 성장했음을 입증했다. 아시아 예선 통과가 예전과 같이 버겁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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