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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아베 경제보복 일침 화제 "우리는 일본에 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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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아베 경제보복 일침 화제 "우리는 일본에 지지 않는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08.05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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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좋은 포수는 상대가 아무리 거친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 들어도 절대로 홈을 내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본에 지지 않습니다.”

프로야구 레전드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일본 수출규제를 따끔하게 지적한 글이 화제다. 야구팬들은 “멋지다, 지지한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만수 이사장은 지난 3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멋진 포수처럼’이란 제목의 장문을 게재했다. 이는 국내 최대 야구 커뮤니티 MLBPARK(엠엘비파크·엠팍) 한국야구타운과 불펜 등 두 섹션 최다추천 콘텐츠가 될 만큼 폭발적 지지를 받았다.

 

▲ 라오스 야구의 아버지 이만수 이사장. [사진=헐크파운데이션 제공]

 

다음은 전문.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저는 아주 조심스러운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야구인으로서 야구와 무관한 문제를 이 공간에서 거론하는 게 맞는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야구인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구한말 총칼을 앞세워 우리 땅을 침략한 일본. 36년 간 우리 민족을 억압하고 민족혼을 말살했는데요. 그 희생자로, 아직도 생존해 계시는 위안부 할머니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에 끌려간 강제징용 노동자들...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고통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한일관계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어제 일본은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며 총성 없는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은 대한민국을 향한 전쟁을 시작한 겁니다. 과거처럼 총칼로 제압할 수 없으니 경제 타격으로 대한민국을 제압하려는 겁니다.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서 대한민국이 일본에게 <잘못했다. 살려 달라> 이렇게 비굴하게 굴복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어떤 나라든 다른 국가와 갈등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화와 타협이 아닌 경제적 우위를 악용한 보복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들려는 일본의 행태는 심히 우려가 됩니다. 일본의 이런 행위는 그들이 아직도 대한민국을 일제강점기 시절의 힘없는 민족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이제는 총을 들 수 없으니 경제로 대한민국을 공격하는 일본의 행태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온 국민이 잘 생각하고 실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비록 우리나라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겠지만 우리는 결코 물러서면 안됩니다. 저를 포함한 여러분들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피해가 오더라도 우리 모두 참고 또 참아내서 반드시 일본의 드러나지 않은 나쁜 의도가 우리나라에 오히려 큰 기회와 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우리는 일본에 지지 않습니다.

처절하게 짓밟혔던 일제 강점기 시절에도 우리 민족은 맨손으로 독립운동을 했습니다. 일본에 저항하며 버티고 또 버텼습니다. 1919년 3월 1일, 일본군의 무력탄압을 두려워 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일어나 독립만세운동을 하던 우리 민족의 기개를 일본은 잊어 버린 듯 합니다. 우리 민족의 끈기와 단결력을 일본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과하기 전까지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태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켜 냅시다. 저 역시 이 사태가 마무리 될 때까지 일본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일본과의 협력 프로젝트도 일시 중단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저는 지금 <야구인 이만수>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이만수>로 여러분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제 글을 보고 <오버하지 말라>는 시선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나라 국민이기에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마음이 아픕니다.

<스포츠에 정치를 연관시키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스포츠인이기에 앞서 우리나라 국민이고 내 나라를 지키는 게 먼저입니다. 여러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동참해 주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좋은 포수는 상대가 아무리 거친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 들어도 절대로 홈을 내주지 않습니다. 아무리 일본이 역사 왜곡과 수출규제로 우리를 공격해 와도 홈을 내주는 일은 결코 없는 멋진 포수처럼 우리나라를 모두 잘 지켜냅시다.

 

삼성 라이온즈 영구결번자(등번호 22번) ‘헐크’ 이만수 이사장은 2014년 말 SK 와이번스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재능을 기부하고 재단을 설립해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는 진정성을 보여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보복 만행으로 일본을 향한 국민의 반감이 치솟은 가운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포츠스타가 소신을 밝히자 누리꾼들은 “공인이 의견을 공개적으로 말하기 쉽지 않을 텐데 용기를 냈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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