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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승대 공백? 2000년생 이수빈+'캉테' 최영준 그리고 '이진현 vs 하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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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승대 공백? 2000년생 이수빈+'캉테' 최영준 그리고 '이진현 vs 하승운'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8.05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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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1(프로축구 1부) 포항 스틸러스 주전 미드필더 이수빈(19)은 2000년생이다. 올해 프로에 입문해 지금껏 18경기를 소화했는데 4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데뷔골 포함 1골 1도움으로 팀에 7경기 만의 멀티골 승리를 안겼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조영욱(FC서울), 전세진(수원 삼성), 이광연(강원FC) 등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들도 K리그에서 주전 경쟁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그보다 1살 어린 이수빈의 성숙한 플레이와 꾸준한 활약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11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는 빈공 속 간판 공격수 김승대(28)가 전북 현대로 이적하면서 포항에 위기론이 대두됐다. 허나 김기동 포항 감독은 김승대를 내주고 데려온 수비형 미드필더 최영준(28)과 이수빈, 이진현(22), 하승운(21) 등 영건들의 시너지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 이수빈(사진)은 19세 신인답지 않은 성숙한 플레이는 물론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겠다'는 성실한 태도까지 갖췄다. [사진=스포츠Q DB]

그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포항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수원을 2-0으로 이겼다. 강원FC에 4-0으로 앞서다 충격적인 4-5 역전패를 당한 이후 6경기 동안 2골 이상 넣는데 실패하며 1승에 그쳤는데 이날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 1골 1도움을 생산한 이수빈이 있었다. 전반 막판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더니 후반 수비 배후로 빠져드는 완델손에게 그림 같은 패스를 넣어주며 추가골을 도왔다.

경기에 앞서 김기동 감독은 이수빈에게 휴식을 주지 못하는 점에 미안함을 표했다. 그만큼 신인답지 않은 농익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빈은 프로 데뷔 원년에 가장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꼽힌다. 

이날은 ‘경남 캉테’로 불렸던 K리그 최고 수비형 미드필더 최영준이 뒤를 든든히 받쳐줬고, 이수빈의 잠자던 공격 재능이 꿈틀댔다. 뒤를 쓸어주는 최영준이 있어 이수빈은 좀 더 전진할 수 있었고 2골에 모두 관여하며 고교시절 뽐냈던 찬스메이킹 능력을 선보였다.

▲ 이수빈(사진)은 김기동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출전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기동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수빈이에게는 항상 미안하다. 휴식 없이 계속 경기를 뛰고 있다. 오늘 쉬게 해줄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활동량 많은 선수가 필요했고, 그 역할을 잘해줬다. 첫 골 축하하고 앞으로도 좋은 경기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 지구력, 볼 차는 센스 등 미드필더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점을 모두 갖췄다. 터프함까지 장착한다면 앞으로 한국 축구의 자산이 되지 않을까”라며 극찬했다.

김 감독은 ‘이적생’ 최영준과 이수빈의 호흡도 기대했다. “김승대가 있을 때는 템포를 많이 올린 축구를 했는데 빠지면서 변화를 줘야 했던 게 사실이다. 밋밋한 점이 없지 않았다”면서 “최영준은 미드필더의 중심을 잡아주고 수비 커버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수빈이나 (정)재용이를 좀 더 공격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전술적 선택지가 다양해진 상황에 만족을 표했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만난 이수빈은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고 팀 승리까지 이어져 정말 기쁘다”며 영플레이어상에 대해서는 “주시면 좋겠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는 담담하고도 의연한 대답을 내놓았다.

▲ 최영준의 가세로 이진현, 이수빈, 하승운 등 어린 미드필더들은 좀 더 마음 편히 전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포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명주(아산 무궁화)를 연상시키는 ‘대형 신인’ 이수빈 외에도 김승대 공백 속 포항이 성장을 기대하는 카드는 더 있다.

김기동 감독은 “이진현과 하승운이 (2선 공격수 자리를 두고) 경쟁체제다. (이)진현이는 측면보다는 중앙이 편하다고 해 오늘 중앙에 기용했다”며 2년 전 U-20 월드컵을 함께했던 두 사람이 경쟁을 통해 잠재력을 폭발시키기를 바랐다.

실제로 이날 이진현, 이수빈, 송민규 등 U-22 영건들이 상당수 선발에 포진된 젊어진 중원 구성으로 수원과 센터서클 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

“최영준이 미드필드에서 (이)수빈이와 (이)진현이를 컨트롤해줄 것”이라며 최영준 가세로 무게가 더해진 중원 조합에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승대와 포지션은 다르지만 최영준 영입으로 젊은 미드필더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포항의 후반기 여정을 지켜보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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