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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과징금 10억, 구창근 대표 메시지 겸연쩍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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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과징금 10억, 구창근 대표 메시지 겸연쩍네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8.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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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CJ그룹의 헬스앤뷰티(H&B)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가 불공정 거래 행위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올리브네트웍스의 브랜드 올리브영은 바로 다음날 상생 프로그램 ‘즐거운 동행’을 통해 매출이 올랐다고 알렸다.

한쪽에선 갑질, 한쪽에선 상생. 참으로 아이러니한 CJ의 행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일 CJ올리브네트웍스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리면서 과징금 10억 원을 부과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4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72개 납품업체로부터 직매입한 상품 57만 여개, 41억 원어치를 정당한 사유 없이 반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 올리브영. [사진=연합뉴스]

 

현행 법규는 대규모유통업자의 반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특정 계절에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시즌상품은 직매입 거래 계약을 맺을 때 반품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할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직매입한 상품 중 약정서에 기재되지 않은 영양제, 칫솔·치약, 건전지 등 일부 품목을 일정 기간 내 집중 판매되는 상품이라는 이유를 들어 반품했다.

이는 올리브영이 내건 기치와 너무나도 상반되는 내용이라 허탈함을 자아낸다.

올리브영 홈페이지에 따르면 구창근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는 “협력사와의 공정한 거래문화, 지역 강소업체와의 상생모델 구축을 기반으로 함께 발전하는 협업 모델을 구축하고, 차별화된 나눔을 통해 사회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진정한 리더로 지속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CEO메시지를 겸연쩍게 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납품업체로부터 종업원들을 임의로 파견받아 자신의 사업장에 근무하게 하고 인건비를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리브영은 2016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31개 납품업체에서 종업원 559명을 파견 받았으나 사전에 파견 요청 서면을 제출한 납품업체는 없었다.

 

▲ 구창근 올리브영 대표이사. [사진=CJ그룹 제공]

 

대규모유통업자는 원칙적으로 납품업체의 종업원을 쓸 수 없다. 인건비를 부담하거나, 납품업체가 파견의 이익과 비용 등을 따져서 서면으로 자발적으로 파견을 요청한 경우 등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설상가상 CJ올리브네트웍스는 납품업체들에 판촉비마저 떠넘겼다.

올리브영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4월까지 11개 납품업체와 판촉 행사를 하면서 사전에 비용분담 등을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고 판촉비 2500만 원을 부담시켰다. 판촉은 납품업체와 유통업체 모두 이익이 되므로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유통업체가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은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겨선 안 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6개 납품업체와 254건의 직매입 등 거래 계약을 하면서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채 상품을 발주하기도 했다. 발주 후 최대 114일이 지난 뒤에야 계약서를 교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4개 납품업체에는 특약 매입 거래를 하면서 지급해야 하는 상품판매대금 약 23억 원을 법정 기한이 지난 뒤에야 줬다.

대금 지급이 미뤄지면 지연 기간에 이자를 내야 하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는 공정위가 현장 조사에 착수한 이후에야 이자 600만 원을 모두 냈다.

다채로운 방식의 갑질로 공정위 철퇴를 맞은 올리브영은 “위반 사실을 모두 인정하지만 대부분 서류 누락 등 절차상의 문제였다”며 “공정위 조사 이후 신속히 자진 시정했고 재발 방지 조치도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하루 뒤 오전 “2016년부터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판로 지원·판매 촉진을 위해 지난달 후반기 열었던 '즐거운 동행' 상품전 참여 제품의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 증가했다”고 홍보했다.

 

▲ 올리브영 입점 품평회. [사진=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의 갑질을 두고 공정위는 “H&B 분야의 불공정 행위를 대규모유통업법으로 제재한 첫 사례”라며 “다양한 형태로 분화돼 나타나는 신규 유통채널의 불공정 행위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유통업계에선 CJ그룹의 행보를 모순이라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공정, 상생, 협업, 나눔, 사회적 가치 등 온갖 좋은 단어를 나열해놓고선 뒤가 다르니 매장수 1200개 돌파, 시장 점유율 80%인 H&B스토어 1위답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진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5월 'CJ 더 센터' 개관식에 참석, “앞으로는 글로벌에서의 무궁한 성장 기회를 토대로 새로운 역사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창조의 여정으로 글로벌 넘버원 생활문화기업의 미래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로벌 넘버원 생활문화기업의 역사에 새롭게 도전하자”는 수장의 원대한 포부를 이루기 위해선 CJ가 목조르기, 떠넘기기, 찍어누르기 등 그간의 구태의연한 행태부터 고쳐야 한다는 시각이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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