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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성희롱-스피드 음주' 선수촌은 놀이터? '엉망진창' 빙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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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성희롱-스피드 음주' 선수촌은 놀이터? '엉망진창' 빙상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8.0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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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빙상계에서 연이어 씁쓸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제자를 성폭행 해 검찰에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소식이 잊혀지기도 전에 벌써 2차례의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8일 2019년 제13차 관리위원회를 열고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서 문제를 일으킨 선수들에 대해 징계를 심의했다.

전날은 임효준(23·고양시청)의 동료 성희롱 관련 내용을 전한데 이어 이날 오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단의 음주와 이로 인한 징계 수준에 대해 발표했다.

 

▲ 김태윤을 비롯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태릉선수촌 내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돼 2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사건은 지난 6월 17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벌어졌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철민, 노준수, 김준호, 김진수, 김태윤은 선수촌 내 숙소와 챔피언하우스에서 음주를 즐긴 것. 특히 김태윤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1000m 동메달리스트로 주목을 받고 있던 터라 그 충격은 배가 되고 있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상 선수촌 내 음주는 선수촌관리지침 위반이며 체육인 품위 훼손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판단한 연맹은 이들에게 국가대표 자격정지 2개월(8월 8일~10월 7일)을 명령했다. 술병을 발견한 청소용역 직원의 신고로 음주 사실이 밝혀진 것으로 전해진다.

쇼트트랙 성희롱의 경우 긴급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연맹에서 관리위원회 도중 빠르게 보도자료를 발송할 정도로 대중의 관심이 쏠린 사건이었다. 황대헌(22·한국체대)의 바지를 내려 엉덩이 일부가 노출돼 성희롱으로 판단했고 임효준에게 1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부여했는데, 문제는 두 사건이 모두 선수촌에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2월엔 쇼트트랙 김건우(21·한국체대)가 여자 숙소에 무단으로 출입했고 이를 목격한 타 종목 선수가 이를 대한체육회에 신고했다. 김건우는 동료인 김예진(20·한국체대)에게 “감기약을 전달하기 위해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또한 규정을 어긴 명백한 징계 대상 행위였다. 

 

▲ 임효준은 동료 성희롱으로 1년 자격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연맹은 사실관계를 파악했고 김건우가 출입스티커를 받을 수 있도록 본인의 인적사항을 제공한 김예진과 그에 따라 여자 숙소에 출입한 둘 모두 “국가대표 훈련 관리지침을 위반했다”며 “김건우와 김예진은 대한체육회로부터 각각 3개월, 1개월 퇴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은 연맹으로부터도 김건우는 1개월, 김예진은 견책 징계를 받았다. 김건우는 2015년 고등학교 신분이었던 당시에도 태릉선수촌에서 외박해 음주한 사실이 적발됐고 이듬해엔 스포츠 도박 사이트 베팅 혐의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가 계속되자 임효준의 성희롱 사건이 생긴 직후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의 기강해이를 지적하며 전원 1개월 퇴촌 명령을 내리며 경고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왜 유독 빙상계에 이같은 사건·사고가 쏠리는 것일까. 빙상계를 향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빙상연맹은 특히 임효준에겐 이례적으로 1년 자격 정지라는 무거운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임효준은 내년도 대표 선발전도 치르지 못해 향후 2시즌 동안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다.

그러나 사후약방문식 일처리보다는 사고 재발에 더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한 빙상계의 철저한 교육과 빙산인들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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