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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X101' 조작 논란과 엠넷 그리고 진실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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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X101' 조작 논란과 엠넷 그리고 진실의 종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9.08.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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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승훈 기자] 매 시즌마다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조금씩 의심을 샀던 투표 조작 논란이 3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 더도 덜도 없이 꼭 세 번인 ‘삼세번’으로 끝냈어야 하는 걸까. 긴 사투 끝에 데뷔의 꿈을 이룬 엑스원(X1) 멤버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흥행 1등 공신인 국민 프로듀서들이 마침내 칼을 갈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말을 비웃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라고 보는 까닭이다. 우리 사회의 비리와 부조리에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해온 젊은 세대들에겐 자신들의 일상과 ‘거리가 먼’ 정치 경제 사회 분야가 아닌 ‘무척 친숙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의혹이어서 충격은 더 크게 다가오는 듯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정의로운 사회로 가기 위해서라도 진실은 종은 반드시 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진=Mnet 제공]
[사진=Mnet 제공]

 

◆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논란의 타임라인

2019년 7월 19일.

약 3달간 글로벌 아이돌을 꿈꿨던 ‘프로듀스X101’ 연습생들의 최종 순위가 발표됐다.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항상 국민 프로듀서들의 생방송 문자 투표로 데뷔 멤버를 결정했고, 해당 문자 투표는 한 건당 100원 유료다. 하지만 20명 연습생들의 누적투표수가 공개됨과 동시에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득표수 차이를 비교 분석한 자료들이 쏟아졌다.

1위 김요한과 2위 김우석, 3위 한승우와 4위 송형준, 6위 손동표와 7위 이한결, 7위 이한결과 8위 남도현, 10위 강민희와 11위 이진혁의 득표차가 2만9978표로 동일하다. 4위 송형준과 5위 조승연, 14위 금동현과 15위 황윤성은 11만9911표 차이, 5위 조승연과 6위 손동표, 18위 이세진과 19위 함원진은 10만4922표 등 무려 13개의 순위에서 똑같은 표 차이가 생겨났다.

2019년 7월 20일.

‘프로듀스X101’ 갤러리는 “생방송 투표 결과 조작 의심에 대하여 Mnet 측의 해명을 요구한다. 투표수 조작 의혹은 국민 프로듀서의 권한에 대한 기만인 동시에 엑스원(X1)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다. 명확한 투표수와 로우데이터를 공개해야한다”며 투표수 조작 해명 촉구 성명문을 발표했다.

2019년 7월 23일.

투표 조작 논란에 대한 법적 대응을 위해 ‘프로듀스X101’ 갤러리 측이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를 오픈했다. 약 1시간 만에 변호사 선임을 위한 목표 금액이 달성됐고,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변호사는 600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7월 24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자신의 SNS에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 비리이자 취업 사기다. 조작이 거의 확실하다.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같은 날 오후 ‘프로듀스X101’ 측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투표 조작 논란이 일어난 지 약 5일 만이다. 제작진 측은 공식 SNS에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하였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순위의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연습생 간 동일한 득표수 차이가 생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2019년 7월 26-31일.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논란과 관련해 국민 프로듀서들의 분노가 이어지자 26일 Mnet 측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 공신력 있는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 엠넷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질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다음 날, 경찰은 ‘프로듀스X101’ 생방송 투표 조작 논란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전날 Mnet에서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31일에는 CJ ENM ‘프로듀스X101’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2019년 8월 5일.

‘프로듀스X101’ 연습생 득표수 조작 의혹이 불거진 지 17일 만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팬 260명이 고발한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의혹에 대해 사건을 형사6부(부장 김도균)에 배당했다. 검찰은 현재 자료 확보와 관련자 소환을 검토 중이다.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논란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논란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캡처]

 

◆ 미심쩍은 투표 시스템, ‘프로듀스101 시즌1’부터 계속됐다?

그동안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방식을 국민 프로듀서들이 몰랐다고 생각했던 걸까. 투표 조작 논란과 관련해 이제야 검찰까지 나선 가운데 ‘프로듀스X101’ 제작진들의 안일했던 과거 시즌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실 ‘프로듀스101’은 매 시즌마다 공정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 국내 46개 기획사와 101명의 연습생들이 참가한다는 소식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프로듀스101 시즌1’이 그 시작인 셈.

지난 2016년 4월 Mnet ‘프로듀스101’이 종영하자 다수 국민 프로듀서들은 조작에 대한 의혹을 제기할만한 현 투표 시스템을 지적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1인 1투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추후 ‘프로듀스101’ 제작진은 새로운 투표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이미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신뢰를 읽은 뒤였다.

특히 ‘프로듀스101’ 제작진들은 “공정성 문제에 대해 잡음이 없도록 투표 방식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즌2에서도 부정 투표 의혹이 제기됐다. 프로그램 방송이 진행되던 중 외국인을 상대로 한 아이디 거래 정황이 포착된 것. 일부 해외 팬들이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CJ ONE 계정을 사고파는 행위를 했다.

지난해 일본 AKB48 시스템을 결합해 아이즈원을 데뷔시킨 ‘프로듀스48’ 역시 8위와 9위, 12위와 13위가 8014표, 9위와 10위, 19위와 20위가 2226표로 똑같은 득표수 차이가 발생한 바 있다.

 

프로듀스X101 [사진=Mnet 프로듀스X101 공식 홈페이지]
프로듀스X101 [사진=Mnet 프로듀스X101 공식 홈페이지]

 

◆ 수많은 잡음 속 ‘프로듀스101 시즌5’ 탄생할까?

유독 ‘프로듀스101’ 시리즈가 종영을 하면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는 사안이 있다. 바로 그 뒤를 잇는 새 시즌의 탄생이다. 엠넷(Mnet) 측은 ‘프로듀스101 시즌1’을 시작으로 전작이 끝날 때마다 항상 새로운 시즌을 기획, 구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프로듀스48’이 종영한 이후 3개월 뒤 “프로듀스 새로운 시즌이 기획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J ENM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만 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이듬해 4월 첫 방송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프로듀스X101’은 5월 첫 방송을 시작했다.

때문에 수많은 국민 프로듀서들은 “벌써 CJ 측은 ‘프로듀스101 시즌5’를 계획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치면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다수의 연예 관계자들 또한 “‘프로듀스101 시즌5’는 나올 것”이라며 새 시즌의 탄생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 가요 관계자 K 씨는 “‘국민 프로듀서들이 직접 뽑는 아이돌’이라는 ‘프로듀스101’ 본래 취지와 맞지 않게 투표 조작 논란이 일어난 것은 대중들에게 굉장한 실망감을 안겨준 일”이라면서 “이미 ‘프로듀스101’ 포맷은 국민 프로듀서들에게 신뢰도를 잃은 지 오래됐다. 때문에 또 이와 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된다면 더 이상 ‘프로듀스101’이라는 제목을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듀스101’ 시리즈는 사실상 ‘프로듀스X101’로 끝내야 한다고.

‘국민 프로듀서의, 국민 프로듀서에 의한, 국민 프로듀서를 위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프로듀스101’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대중들에게 의심과 불신을 사고 있다. 과연 CJ ENM 측은 이번 투표 조작 논란을 어떤 식으로 극복한 뒤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넘어 회사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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