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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전북-수원 대혈투, 친정팀 저격수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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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전북-수원 대혈투, 친정팀 저격수는 누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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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에두와 수원 카이오, 옛 친정팀 골문 정조준…염기훈·서정진도 전북서 프로 데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선두 전북 현대와 2위 수원 삼성의 맞대결은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전반기의 최대 빅매치다. 양팀 모두 강력한 공격력으로 화끈한 축구를 펼치기에 '클래식 오브 클래식'이라고 할만하다.

특히 현대가(家)와 삼성가의 재벌기업 구단의 맞대결이라는 다소 진부할 법한 스토리까지 첨가되어 있다. 수원과 FC 서울의 '슈퍼매치'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만큼 전북과 수원이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이는 맞대결은 뜨겁다. 이미 최강희(56) 전북 감독과 서정원(45) 수원 감독은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언했다.

최강희 감독은 "수원이 서울을 5-1로 이기는 것을 보고 나도 수원을 5-1로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서정원 감독을 자극했다. 서정원 감독은 "전북에 비해 수비가 다소 약하긴 하지만 한 골을 잃으면 두 골을 넣는다는 마음으로 화끈하게 맞붙겠다"고 받아쳤다. 아마 5월 첫 토요일의 '전주성'은 90분 내내 밀고 밀리는 공격축구의 대향연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양 팀 공격수들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최강희 감독은 염기훈(32), 서정원 감독은 이동국(36)을 경계대상 1호로 꼽았다. 그러나 이들이 터지지 않아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는 많다. 이 가운데 공교롭게도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겠다는 이들이 있다.

▲ 전북 현대 에두는 K리그와 첫 인연을 수원 삼성에서 시작했다. 이제 전북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는 에두는 수원의 골문을 정조준한다. [사진=스포츠Q DB]

◆ 두 외국인 스트라이커의 엇갈린 운명

전북 에두(34)와 수원 카이오(28)는 양 팀의 스트라이커다. 그러나 에두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수원의 푸른 날개였고 카이오는 전북 녹색 군단의 일원이었다.

에두의 K리그는 수원에서 시작됐다. 에두가 수원으로 왔던 것은 당시 수원을 이끌던 차범근 감독, 차두리와 인연 때문이다.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차두리와 에두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05에서 함께 뛰던 동료였다.

마인츠에서 14경기에 나서 1골을 넣는데 그쳤던 에두는 "우리 아버지가 K리그에서 감독을 하고 있는데 그쪽으로 갈래"라는 차두리의 제의를 받고 수원으로 건너갔다. 아들의 눈을 믿은 차범근 감독 역시 에두를 받아들였다.

에두는 수원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외국인 스트라이커가 됐다. 수원에서 세 시즌을 뛰면서 정규리그 95경기에서 30골을 넣었다. 그가 나올 때면 수원 서포터즈와 팬들은 에두를 외쳤다.

수원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에두는 샬케 04로 돌아갔고 이후 베식타스, 그뤼터 퓌르스 등에서 뛰었다. 2013년에는 중국 리그를 경험했고 지난해까지 FC 도쿄에서 뛰었다가 올 시즌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고 K리그로 복귀했다. 벌써 8경기에서 4골을 넣을 정도로 득점력도 예전 못지 않다.

▲ 수원 삼성의 외국인 공격수 카이오(오른쪽)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전북 현대에서 뛰었다. 올 시즌 수원의 유니폼을 이은 카이오는 산토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정대세와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Q DB]

카이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강희 감독과 함께 했다. 세레소 오사카, 요코하마FC 등에서 뛰었던 그는 아랍에미리트 알 와슬에서 활약하다가 지난해 임대로 전북의 유니폼을 입었다.

임대기간이 끝나자 알 와슬로 복귀하는 듯 했지만 카이오를 눈여겨봤던 수원이 잡았다. 알 와슬은 외국인 보유 한도가 꽉 차 카이오를 이적시키려 했고 카이오 역시 한국이나 일본에 가겠다고 고집했다. 정보를 입수한 수원은 카이오를 당초 몸값보다 낮은 이적료에 데려왔다.

카이오는 시즌 초반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았지만 정규리그 8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서정원 감독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산토스(30)가 아직 부상에서 회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카이오는 전북 저격수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 친정팀이 서로 껄끄러운 염기훈·서정진·에닝요·조성환

전북과 수원의 경기는 '염기훈 더비'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만큼 염기훈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그러나 염기훈과 전북의 악연도 한몫 한다.

호남대에서 뛰었지만 무명이었던 염기훈을 K리그로 데뷔시킨 지도자가 바로 최강희 감독이었다. 최 감독은 염기훈을 집중 조련시켰고 염기훈도 자신의 장기인 왼발로 데뷔 시즌인 2006년에 정규리그 31경기에서 7골 5도움을 올리며 신인왕까지 올랐다. 그에게 붙은 수식어는 '호남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과 염기훈의 관계는 1년여만에 깨졌다. 수원이 바이아웃인 15억원을 지불하면서까지 염기훈을 영입하고 싶다고 했고 염기훈도 자신이 원하던 수원으로 갈 줄 알았지만 전북이 전격적으로 울산 현대로 보내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염기훈은 2010년 자신이 원했던 수원으로 이적하긴 했지만 늘 전북이라는 상대는 친정팀이라기보다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다. 최강희 감독도 농담조로 "염기훈은 보기 싫은 선수"라고 했지만 그 속에는 뼈가 있었다.

서정진(26) 역시 2008년 전북에서 데뷔한 뒤 네 시즌을 뛰었지만 2012년 수원으로 이적했다. 이 때문에 전북 서포터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염기훈과 서정진이 전북의 '눈엣가시'라면 수원은 에닝요(34)와 조성환(33)이 껄끄럽다.

'녹색 독수리' 에닝요는 81골 64도움으로 K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다섯 손가락에 들지만 그 시작은 미미했다. 공교롭게도 그 시작이 수원이었다.

2003년 수원을 통해 K리그로 들어온 에닝요의 당시 기록은 21경기에서 2골과 2도움. 지금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 전북 현대 수비수 조성환(왼쪽)은 2001년 수원 삼성을 통해 데뷔해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부상과 팀내 불화로 이적했다. 포항을 거쳐 지금은 전북의 주축 수비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저조한 성적만을 남기고 K리그를 떠났지만 2007년 대구에 입단하며 되돌아온 에닝요는 2009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이후 전성기를 열었다. 더구나 에닝요은 역대 수원전에서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수원만 만나면 신바람을 냈다.

조성환도 수원을 나오면서 그 과정이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 2001년 수원을 통해 데뷔한 뒤 다섯 시즌을 함께 했지만 부상과 팀내 불화로 포항으로 이적했다.

2010년부터 전북로 이적한 조성환은 이제 확고한 팀내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조성환은 수원의 염기훈, 서정진, 카이오 등을 막아낼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친정팀 더비의 '끝판왕'은 최강희 감독이다. 현역 시절에는 포항과 울산에서 뛰었지만 김호 전 감독을 보좌해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수원의 트레이너와 코치로 활약한 뒤 2005년부터 전북의 지휘봉을 잡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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