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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연맹 '홍일점'이 전하는 스포츠업 입문 필수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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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연맹 '홍일점'이 전하는 스포츠업 입문 필수조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01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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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2개월 여정 마치고 이직 예정, "견뎌낼 각오, 현장 이해는 필수"

[장충=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제는 마음껏 야구를 즐겨야겠어요.”

꿈나무 야구선수들을 묵묵히 도왔던 한국리틀야구연맹 ‘홍일점’ 배송이(25) 사원이 장충을 떠난다.

동양미래대학교에서 회계를 전공한 그는 지인의 소개로 2012년 3월 연맹에 입사했다. 야구와는 특별한 연이 없었다. 3년 2개월간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고 나니 야구가 인생의 일부가 됐다. 심판학교도 수료하고 전문기록원 과정도 마쳤다.

▲ [장충=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배송이 사원은 많은 양의 업무를 견뎌낼 굳은 각오, 체육계 특유의 위계질서를 이해하는 태도 등을 강조했다.

왜 그만두냐고 물으니 “힘들어서”라며 깔깔 웃는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가족이 아파도 쉬지 못했다. 리틀야구는 3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8개월간 쉴틈 없이 대회가 열린다. 지난해처럼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되면 업무가 배로 늘어난다.

배 사원은 “힘든 건 사실이지만 매력이 넘치는 직업이다. 아이들을 보면 귀여워 죽겠다”며 “어린 나이에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초등학생들을 보면서 배운 게 많다. 나는 저 나이 때 무엇을 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뵐 수 없는 분들도 많이 만났다. 내가 어디가서 이렇게 유명한 분들을 많이 만나보겠나”라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만 해도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장, 이광환 KBO 육성위원장, 주성로 한국여자야구연맹 부회장 등 한국 야구사에 한획을 그은 명장들이 장충을 다녀갔다.

그는 스포츠업에 종사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향한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많은 학생들이 프로스포츠 구단의 프런트나 대한체육회, KBO, 체육단체에 취업하기를 꿈꾼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스포츠산업 잡페어는 1만5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배 사원은 “전반적으로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 스포츠산업은 아직 적은 인력으로 최대치의 일을 해야하는 구조라 업무가 과중된다는 단점이 있다”며 “어떤 고생이든 견뎌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체력도 갖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회계가 주업무였을뿐 다른 일들도 모두 해내야 했다. 내가 하는 일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행정의 맥락을 꿰고 있어야 한다”면서 “또 야구를 비롯한 체육계에는 특유의 위계질서라는 것이 있다. 현장에 대한 이해도 필수”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달 중순 외국계 세무업무를 위해 직장을 옮긴다. 오는 13일 막을 내리는 도미노피자기 리틀야구대회가 마지막이다.

배 사원은 “즐기는 것을 일로 하지는 말자가 내 원칙이다. 처음에 야구를 덜 좋아했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며 “이제는 팬의 입장으로 돌아가 마음 편히 야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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