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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돌아온 '제주' 남준재, 야유와 박수 사이... 지울 수 없는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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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돌아온 '제주' 남준재, 야유와 박수 사이... 지울 수 없는 씁쓸함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8.19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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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레골라스’ 남준재(31·제주 유나이티드)가 인천으로 돌아왔다. 인천 유나이티드 홈팬들의 야유가 빗발쳤고 그는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남준재는 18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 2019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26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여름 이적시장에 김호남(30)과 트레이드돼 갑작스레 팀을 떠나게 된 남준재가 친정팀 인천 홈구장에 등장하자 많은 이들의 만감이 교차했다.

김호남 역시 스타팅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가 끝나고 인천 팬들은 인천을 대표하는 스타였던 남준재를 향해 야유를 보냈다. ‘연고이전+야반도주=남패준재’라는 자극적인 문구의 걸개는 일부 인천 팬들의 성난 민심을 대변했다.

▲ 올 여름 이적시장에 인천에서 제주로 트레이드된 '레골라스' 남준재(오른쪽)가 인천축구전용구장에 돌아와 친정팀을 상대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8분 교체 아웃된 남준재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인천을 상징하는 파랑색 조끼를 챙겨 입고 인천 서포터즈석에 인사를 건네러 갔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야유였다.

스포츠동아 등에 따르면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남준재는 눈시울을 붉히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야유 받을 거라 예상치 못했다. 인천에 내 모든 걸 바치며 뛰었던 걸 생각하면 선수로서 마음이 아프다. 내가 인천에서 야유 받을 존재 밖에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최윤겸 제주 감독 역시 “나도 야유는 예상하지 못했다. 남준재도 당황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아쉽다”고 밝혔다.

걸개의 자극적인 문구는 2006년 부천에서 연고지를 옮긴 제주(연고이전)와, 예고 없이 소속팀을 옮긴 남준재(야반도주)를 모두 저격하기 위한 내용이었다. ‘남패’는 일부 팬들 사이에서 안양을 떠나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FC서울이 ‘북쪽 패륜’으로 불리는 데 빗댄 표현이다. 남준재는 이적 후 “인천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했고, 이는 인천 팬들의 분노를 샀다.

남준재는 지난달 4일 제주로 갑작스럽게 트레이드 됐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0년 인천에 입단한 그는 전남 드래곤즈, 제주, 성남FC를 거쳐 지난해 인천으로 복귀해 올 시즌 전반기 주장으로 선임되며 팬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 인천 서포터즈석에는 남준재를 저격하는 내용의 걸개가 걸렸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팬 제공]

본인이 원한 이적이 아니었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를 통해 전한 입장문에서 “구단 관계자 및 코치진들과 어떤 상의와 면담도 없이 트레이드가 결정됐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그날 오후 1시에 트레이드가 결정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당일 오후 5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만 했다. 워낙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오전 운동 후 샤워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고, 팀 동료들과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했다”며 허탈해 한 그다.

이어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 제대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고, 가족들과 상의도 없이, 사랑하는 아들, 딸이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하루아침에 인천에서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끔 한 못난 남편이자 아빠였다”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의 선택과 의사는 단 1도 물어보지도 않고 트레이드 결정이 이뤄졌는지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촉박하게 시간에 쫓겨 가며 결정을 내려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아쉬울 따름”이라며 “내가 가진 열정과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인천에 남준재는 별거 아닌 존재였나’라는 생각에 속상하고 허탈한 마음에 눈물이 고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남준재는 인천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잊지 않았다. “인천 팬 여러분들의 응원은 그 어떠한 것보다 제 가슴을 울렸다. 보내주신 사랑이 너무 뜨거웠다. 단순한 팬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 깊은 우정과 진한 감동이었다”며 “주장으로서 오직 팀만을 생각하고 팀워크를 중시했으며 축구화를 신었을 때 누구보다 승리를 간절히 원했다.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 인천 팬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셨다. 저는 정말 행복한 선수다. 팬들이 주신 사랑 영원히 간직하겠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작별인사를 남겼다.

▲ 인천 팬들과 마주한 남준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약 제2장 ‘선수’편 제23조에 따르면 선수는 연봉이 상승되는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수협은 필요 이상으로 급박하게 성사된 남준재-김호남 트레이드 건에 유감을 표하며 “연봉을 단 1원만 올려주기만 한다면 구단 마음대로 선수를 언제든지 어느 구단으로든지 트레이드시킬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연맹규약은 표준선수계약서에 기재된 내용 이외에는 구단과 선수가 별도의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로스포츠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트레이드 거부권’을 K리그 선수들은 보장받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남준재는 그럼에도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는 말로 프로로서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짐했다. 묵묵히 피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피치 위의 남준재를 향해선 야유가 나왔지만 경기를 마치고 퇴근 버스에 오르려는 남준재를 기다린 인천 팬들도 많았다. 스포츠한국에 따르면 남준재는 제주 선수단이 탄 버스를 먼저 보낸 채 자신을 기다려준 인천 팬들의 사인,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하며 20분 간 팬들과 시간을 보냈다.

한 인천 팬 B씨는 “현장에 있었는데 야유와 박수가 오갔다. 야유까진 예상했지만 걸개는 예상하지 못했다. 저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다”면서 “감독과 선수의 불화는 어디서나 있는 거고, 선수가 뛰고 싶어서 떠났는데 저렇게 했어야 했나 싶다. 선수 대리인이 역할을 제대로 못했고, 프런트의 대화 의지도 아쉽다”며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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