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프로농구 역대 최장신 하승진(221㎝)의 은퇴로 전주 KCC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단신 외국인 의무 구성에 가장 큰 혜택을 본 구단 중 하나지만 이번엔 빅맨 조합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다.
KCC는 19일 2019~2020시즌 외국인 선수로 제임스 메이스(33·199.9㎝)와 리온 윌리엄스(33·196.6㎝)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둘 모두 KBL에 잔뼈가 굵은 선수들로 적응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와 달리 이승현이 전역하며 골밑이 탄탄해진 고양 오리온은 장신 외국인 마커스 랜드리(34·196.8㎝)와 단신 조던 하워드(23·180㎝)로 외인 구성을 마쳤다.
KCC는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 메이스에게 기대하는 건 득점력이다. 메이스는 지난 시즌 창원 LG에서 53경기에 출전, 평균 26.8점에 14.7리바운드, 두 부문 모두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2017~2018시즌엔 서울 SK 소속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도 있어 KCC의 우승 도전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메이스와 함께 할 윌리엄스는 안정적인 기량을 자랑한다. 2012~2013시즌 이후 6시즌 동안 KBL 무대에서 활약할 정도로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자원이다.
특히 지난해엔 SK와 고양 오리온 ‘인턴’ 생활을 거쳐 원주 DB에서 ‘정규직’으로 자리매김하며 경기당 17.4점에 13.3리바운드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오리온은 지난 시즌 부산 KT에서 평균 21.9득점 8.3리바운드를 기록, 올스타에도 선발됐던 랜드리와 단신 하워드를 데려왔다. 랜드리는 오리온의 골밑을, 하워드는 부족한 앞선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변수가 있다. 올 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가 쿼터당 1명씩만 나설 수 있다는 것. 즉, 외국인 선수간의 호흡이 아닌 국내 선수와 시너지에 초점을 둔 영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KCC의 선택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메이스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하지만 이는 동시에 지난 시즌 현주엽 LG 감독의 고민이기도 했다. 외곽슛을 위해 골밑을 비우고 공격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팀 케미스트리를 해치기도 했다.
반면 윌리엄스는 궂은 일 등 팀을 위해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스타일이다. 메이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는 반면 필요에 따라 적절히 활용한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메이스의 독선적 플레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줄어든 출전 기회 등으로 윌리엄스마저 난조를 겪는다면 KCC의 어려움은 커질 수 있다.
오리온은 앞선 보강에 더욱 힘을 둔 모양새다. 그 배경엔 이승현의 복귀와 지난 6월 소집해제 한 장재석이 있다. 더불어 최진수까지 있어 추일승 감독은 믿음직한 장신 랜드리와 함께 불안한 앞선을 보강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지난 시즌 랜드리가 체력적 부담을 나타냈고 가드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하워드와 랜드리에게 적절한 출전 시간 분배를 한다면 시너지는 커질 수 있다. 영리하고 이타적으로도 뛸 줄 아는 랜드리를 활용한다면 최진수와 이승현, 장재석의 공격력도 배가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우려되는 건 골밑 출혈이다. 랜드리가 빠진 가운데 떨어지는 골밑의 무게감을 토종 장신 포워드진이 얼마나 잘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더불어 하워드가 지난 시즌 부침을 겪었던 제쿠안 루이스, 제이슨 시거스이 아닌 조쉬 에코이언, 이를 넘어서 과거 조 잭슨 같은 활약을 펼쳐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오리온이지만 어떤 활약을 보일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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