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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김현수' 효과, 똘똘 뭉친 LG 트윈스 올해는 다르다 [2019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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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김현수' 효과, 똘똘 뭉친 LG 트윈스 올해는 다르다 [2019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8.21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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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DTD(Down Team is Down).’ LG 트윈스를 대표하는 말이다. 시즌 초중반 아무리 잘 나가더라도 결국 하위권으로 내려앉는다는 뜻의 LG를 비아냥대는 말이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11년 동안 가을야구를 지켜봐야만 했던 LG로선 딱히 반박할 수 없었지만 2013년부터 6시즌 중 LG는 절반이나 가을야구를 경험했음에도 완전히 ‘DTD’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하는 모양새였다.

‘캡틴’ 김현수(31)는 이 꼬리표를 떼버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집중력 저하’가 크나 큰 문제였던 LG에 김현수는 위닝 멘탈리티를 이식하고 있다.

 

▲ 20일 KIA 타이거즈전 안타를 친 뒤 김호 코치(오른쪽)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김현수. [사진=연합뉴스]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3할을 찍고도 연착륙하지 못하고 돌아온 김현수는 자신이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가 아닌 라이벌팀 LG의 유니폼을 입었다. 구단과 김현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김재환과 박건우를 보유한 두산은 외야 남은 한 자리를 잡기 위해 무리하지 않았다. 민병헌도 롯데에 내줬다.

두산 팬들은 아쉬움의 목소리를 낸 반면 LG 팬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컨택트형 좌타자의 영입은 기대감을 키울만 했다.

그러나 ‘LG가 LG했다’는 표현이 적합한 시즌이었다. 특히 라이벌 두산엔 15연패 후 1승을 챙긴 게 다행일 만큼 약했다.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1.5경기에 불과했기에 두산전 약세는 너무도 뼈아팠다.

김현수는 제 역할을 했다. 타율 0.362로 통산 2번째 타격왕에 올랐고 두산전에도 타율 0.381로 매우 강했다. 두산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은 2007년 이후 9시즌 가운데 단 2번만 빼고 모두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김현수는 허망한 가을을 보내야 했다.

시즌 전부터 소란스러웠다. 스프링캠프에서 카지노 논란으로 시끌벅적했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김현수를 주장으로 낙점하며 변화를 꾀했다. 풍부한 경험과 두에서 체득한 ‘이기는 습관’을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이식하기 위한 의도가 컸다.

 

▲ 김현수(왼쪽에서 3번째)가 경기 후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즌 초반부터 LG의 예감은 좋았다. 오지환과 김민성의 부진 속에서도 정우영과 고우석이라는 믿음직한 불펜진을 확보했고 케이시 켈리(10승)와 타일러 윌슨(11승), 차우찬(10승) 선발 삼총사는 초반부터 활약하며 벌써 10승 이상씩을 챙겼다.

‘신바람 야구’라는 LG의 팀 컬러는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게 아니었다. 신바람을 내며 문제점을 지적할 게 없을 정도로 좋기도 했지만 한 번 안 좋은 모습이 나타날 때는 일일이 지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특히 집중력을 잃으며 경기를 내주는 장면이나 어이없는 실책으로 일을 그르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실책 0.69개로 이 부문 전체 5위였던 LG는 올해 0.64개까지 끌어내렸다. 1,2위팀 SK, 두산에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알게 모르게 김현수의 역할은 컸다. 김현수는 홈경기에서 경기 전 야수들을 2루수 앞에 불러모은 뒤 승리에 대한 각오를 다진다. 통상 수비 위치에서 애국가를 제창하며 경기를 준비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21일 경기에서도 달라진 LG의 면모는 잘 나타났다. LG는 4회까지 매 이닝 집중력을 살려 득점했고 선발 윌슨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현수는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했다.

LG는 62승 51패 1무로 4위를 지키고 있다. 순위 판도가 뚜렷해 가을야구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LG 김현수’로서 처음 맞을 가을에선 팀을 이끌고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야구 팬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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