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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숙 프로당구 여제 등극, 삼중고 극복한 '슈퍼맘' 눈물은 지웠다 [LPBA 3차 투어 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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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숙 프로당구 여제 등극, 삼중고 극복한 '슈퍼맘' 눈물은 지웠다 [LPBA 3차 투어 결승]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8.30 00: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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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또 한 뼘 성장했다.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2대 챔피언 등극 후 오열했던 임정숙(33)에게 ‘여제’의 자리는 어느덧 익숙한 것이 됐다. 눈물도 잊고 당당히 다시 한 번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임정숙은 29일 고양 엠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프로당구 3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하야시 나미코(40·일본)풀세트 접전 끝에 3-2(11-7 11-10 7-11 4-11 9-3) 승리,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임정숙이 29일 웰컴저축은행 웰뱅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하야시 나미코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임정숙은 프로당구 출범 후 첫 2연패, 우승 2회의 주인공이 됐다. PBA 투어에선 초대 챔피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 2차 투어 우승자 신정주가 모두 탈락하며 또 다른 인물이 우승을 예고하고 있지만 LPBA 투어에선 2차 투어에 이어 이번에도 임정숙이 정상을 지키며 독주 체제를 예고했다.

2개월 전 프로당구가 처음 출범했을 때까지만 해도 임정숙은 LPBA에서 크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스포트라이트는 3쿠션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이미래와 김갑선, ‘포켓볼 여제’ 김가영 등에게 쏠려있었다

1차 투어 16강에서 김가영, 김정미에게 밀리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임정숙이다. 그러나 2차 투어에서 강호들을 연파하며 정상에 오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PBA(남자프로당구) 투어 출전 선수인 이종주(44)와 결혼한 임정숙은 당구 클럽을 운영하며 5세 아들 연우 군의 육아까지 병행해야 해 경쟁 선수들에 비해 연습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심지어 20대 초반부터 앓아온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인해 체력적 열세가 있었고 손이 떨리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부작용으로 인해 약을 꾸준히 복용하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도 거둔 값진 성과였다.

 

▲ 임정숙(왼쪽부터)과 아들 연우 군, 남편 이종주가 트로피를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대회를 마친 뒤 엄마의 품으로 달려오는 연우 군을 꼭 껴안고는 소감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뜨겁게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대회 우승으로 LPBA 간판 선수로 거듭난 임정숙은 각종 행사에 초청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자연스레 줄어든 연습시간은 남편 이종주의 원포인트 레슨 등으로 메웠다.

한 달 만에 나선 3차 투어. 임정숙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서바이벌 방식으로 치러진 64강부터 8강까지 모두 1위를 놓치지 않았다. 4강에서 무서운 신예 김보미(21)에게 노련함을 과시하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 상대는 2차 투어 준우승자 서한솔(22)을 꺾고 올라온 하야시. 1세트를 따낸 임정숙은 2세트 10-5로 앞서다 10-10 동점을 허용했지만 곧바로 마무리 득점하며 승리에 한 세트만을 남겨뒀다.

손쉬운 우승이 예상됐지만 하야시의 매서운 추격에 흔들렸다. 3세트를 따낸 하야시는 4세트 4이닝 만에 11점을 채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우승을 확정짓는 샷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임정숙. 프로당구 최초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PBA 투어 제공]

 

운명의 5세트. 9점제로 진행되는 마지막 세트이기에 더욱 집중력이 요구됐다. 임정숙과 하야시 모두 3이닝까지 공타에 그쳤다. 그러나 임정숙은 막판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4이닝 하이런 7득점으로 달아난 임정숙은 빈쿠션 찬스를 아쉽게 놓쳤지만 6이닝 2연속 득점으로 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임정숙은 경기 후 PBA와 인터뷰를 통해 “2차전 우승때문에 심적 부담이 너무 커서 1회전만 통과하자는 마음으로 대회에 나섰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특히 결승인 오늘은 즐기자는 마음이었다. 3세트 때 잡생각이 많아져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5세트에서 기왕이면 우승컵을 들고 가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고 그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열흘 뒤 추석 연휴 중 열릴 LPBA 투어 4차전에 대비해서는 “세트제에선 집중력을 잃지 않고 멘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컨디션 관리와 함께 멘탈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싶다”고 보완점도 찾았다.

다시 한 번 우승상금 1500만 원을 챙긴 임정숙은 누적상금 3050만 원으로 2위 김갑선(1630만 원)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랭킹포인트도 1만5000점을 더해 3만500점으로 2위 김갑선(1만5800점)과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다. 

하야시는 우승상금 480만 원, 랭킹포인트 4800점을 추가해 누적상금 680만 원, 랭킹포인트 6800점이 됐다. 공동 3위 서한솔과 이보미는 각각 상금 150만 원과 랭킹포인트 1500점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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