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32)의 평균자책점(방어율)이 또다시 치솟았다. 시즌 내내 1점대로 이어오던 방어율은 보름 사이에 1.45에서 2.35까지 1점 가까이 폭등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이토록 연달아 흔들린 적이 없었다는 점이 더욱 큰 걱정거리다.
류현진은 30일 오전 10시 40분(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시작한 애리조나와 2019 MLB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동안 10피안타 1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전 7이닝 무실점 승리하며 류현진은 방어율을 1.45까지 낮추며 역대 2위 수준에 해당할 만큼 경이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우려대로 위기를 맞았다. 지난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5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4실점 패배했을 때도 실망감은 컸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24일 뉴욕 양키스전엔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4⅓ 9피안타(3피홈런) 7실점하며 무너졌다.
그동안 류현진의 낮은 방어율로 볼 때 3번 연속 부진은 예상할 수 없었다. 올 시즌 애리조나전 3경기에서 20이닝 1실점 3승을 챙겼던 류현진이기에 부진 탈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컸다. 3회까지 류현진은 완벽한 피칭을 펼쳤다. 안타 단 하나만을 허용했고 41구만을 던졌다.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 위기를 맞았다. 팀 로카스트로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류현진은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심지어 포수 패스트볼까지 나오며 주자는 무사 2,3루, 타석엔 4번타자 크리스티안 워커. 유리한 볼 카운트를 챙긴 류현진은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윌머 플로레스에게 던진 초구 낮은 컷패스트볼(커터)이 통타당했다. 중견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 류현진 방어율이 치솟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후 정신없이 난타를 당했다. 닉 아메드에게 동점 1타점 2루타를 맞고 카슨 켈리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1루를 채웠지만 대타 일데마로 바르가스에게까지 안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5회 로카스트로를 1루수, 에스코바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워커-플로레스-애덤 존스-아메드에 이어 대타 제이크 램으로 이어지는 타선에 5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은 7로 늘었다. 5회를 채우기를 바랐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결국 마운드에 올랐다. 다행스럽게도 2사 1,3루에서 구원등판한 아담 콜레렉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쳐 류현진의 방어율은 더 이상 높아지지 않았다.
앞선 2경기 연속 부진에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은 여전히 류현진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여전히 류현진 방어율이 1점대로 내려설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 물론 류현진이 남은 경기에서 이러한 부진을 이어가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린 예상이었다.
그러나 이젠 류현진이 가장 큰 우위를 보였던 방어율마저 1위 수성이 불안해졌다. 지난 17일까지도 이 부문 2위와 거의 1점 차를 보였지만 이날 2.35까지 솟아오르며 2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의 2.44, 3위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의 2.46과 매우 가까워졌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역전까지도 허용할 수 있는 차이다.
애초에 사이영상 수상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밝혀온 류현진이지만 이젠 방어율 부담도 내려놓고 가을야구를 바라보며 자신의 투구를 펼치는 게 중요한 상황이 됐다. 심상치 않은 부진의 사슬에서 벗어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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