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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한용덕 감독과 어색한 악수, 한화이글스 팬 상처만 곪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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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한용덕 감독과 어색한 악수, 한화이글스 팬 상처만 곪았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02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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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커리어 2번째 FA(자유계약)를 다시 한 번 한화 이글스와 체결했지만 팀에서 국가대표 중견수 출신 이용규(34)가 차지할 자리는 없었다. 답답했던 이용규는 극단적인 대응을 했고 한화는 그에게 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한화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하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일까. 이용규가 1일 한용덕(54) 한화 감독과 만났다. 선수단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한용덕 감독도 그를 토닥이며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알만한 이들은 이 그림이 얼마나 어색한지 알 수 있었다. 또 시즌이 다 끝나가는 지금에서야 이러한 상황이 연출됐는지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 이용규(왼쪽)가 1일 한화 이글스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찾아 한용덕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황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용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2+1년 계약으로 계약금과 연봉, 연간 옵션 4억 원 씩 최대 26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2017년 타율 0.263으로 부진에 그쳤지만 지난해 0.293으로 살아났고 올 시즌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난 계약이었다.

그러나 한용덕 감독의 생각은 달랐던 것일까. 시범경기부터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에게 가장 익숙한 중견수 자리는 정근우의 차지가 돼 있었다.

결국 이용규는 FA 계약을 맺은지 2개월 만에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그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이를 언론을 통해 공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화는 괘씸죄를 적용해 이용규에게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용규에겐 선수 생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후엔 한용덕 감독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월 이용규의 거취 등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이용규가 누구냐’는 희대의 명언을 남긴 것이 화근이 됐다. 팀의 수장이 감정적으로 대처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이용규는 홈구장과 멀지 않은 대전고등학교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하며 구단의 부름만을 기다렸다. 한용덕 감독을 따로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구단에선 쉽게 이용규를 다시 받아주지 않았다.

 

▲ 이용규가 취재진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 사이 한화의 성적은 추락했다. 지난해 11년 만에 한화를 가을야구에 진출시키며 추앙 받았던 한용덕 감독의 리더십이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더구나 중견수로 보직 이동을 지시했던 정근우도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이용규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이해하는 팬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화는 쉽사리 이용규에게 손을 내밀지 못했다. 구단의 기강을 흐리는 개인 행위를 했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던 것을 주어담는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적이 밑바닥을 그리면서 리빌딩에서도 가능성을 찾지 못하자 팬들의 반응은 싸늘해졌고 한화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처럼 결국 이용규를 불러올렸다.

이용규는 한용덕 감독은 물론이고 선수단, 코치진, 취재진 앞에서도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한용덕 감독도 실언에 대해 해명하는 등 이용규를 다시 받아들이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일련의 사태를 일단락했다.

이용규 또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적자생존 프로의 무대에서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계약 의무를 다하려 하지 않은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감정적 대처와 자존심을 앞세운 나머지 한 명의 선수 생명을 그르칠 뻔 했던 것에 대한 비판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양이다.

가을야구 진출에 열광했던 한화 팬들은 1년 만에 다시 한숨을 내쉬고 있다. 늦게나마 이용규를 끌어 안은 한화의 결정이 팬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까. 경기 감각 회복에 매진해야 할 이용규가 1군 무대에 서는 것은 쉽지 않아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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