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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의 마흔즈음] 할리우드 액션과 박유천 장용준, 그 행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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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의 마흔즈음] 할리우드 액션과 박유천 장용준, 그 행간 읽기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9.11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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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우리네 삶은 신산스럽고 복잡다기(複雜多岐)합니다. 청춘은 청춘대로, 중장년층은 중장년층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그들의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중간 허리를 단단히 받쳐야 하는 세대로서 우리의 삶과 일상 그 속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보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최근 ‘할리우드 액션’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박유천이 지난 4월 자청한 눈물의 긴급 기자회견이 그렇다. 여기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 장용준은 할리우드 액션을 뛰어넘어 ‘운전사 바꿔치기’ 신공까지 선보였다.

그 행동의 속내를 읽어보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아들인 래퍼 장용준. [사진=인디고뮤직 홈페이지 캡처]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아들인 래퍼 장용준. [사진=인디고뮤직 홈페이지 캡처]

# 할리우드 액션과 안톤 오노

스포츠에는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말이 있다. 경기의 흐름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취하는 오버액션 정도로 그 뜻을 이해하면 될 듯하다. 할리우드 액션이 우리네 머릿속에 각인된 장면이 있다. 미국의 안톤 오노 전 쇼트트랙선수다.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남자 결승전에서 기가 막힌 할리우드 액션을 선보이면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결승점을 코앞에 두고 오노는 선두로 나선 김동성에게 방해를 받은 듯 자신의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과장된 액션을 보였다. 이로 인해 김동성은 1위를 기록하고도 반칙패 확정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그 과정을 잠도 안 자고 지켜보던 국민들이 하나 같이 “오(Oh)! 노(NO)!”를 외쳤다는 사실은 이미 씁쓸한 후일담이 돼버렸다.

# 박유천, 거짓 눈물의 기자회견

결백을 주장하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결과는 마약 양성반응.

배우 겸 가수 박유천 얘기다. 박유천은 전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자신을 마약 권유한 A씨로 지목하자 지난 4월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을 하지 않았고 권유한 적도 없다"며 강력 부인했다. 또 "관련된 혐의가 인정되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겠다"며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 뒤 양성 반응이 나오자 소속사와 팬들은 당혹감과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박유천은 지난 7월 2일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 된 지 2달여 만에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뻔히 드러날 거짓말인데 그는 왜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강력 부인하는 행동을 했을까?

# 래퍼 장용준의 운전사 바꿔치기

올해 갓 성인이 된 래퍼 장용준은 지난 7일 새벽 2시30분께 서울 마포구 인근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당시 장용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취소(0.08%)를 웃도는 수준이었는데,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다. 거기엔 그럴 말한 이유가 있었다.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자 ‘아닌 새벽에 홍두깨’ 식으로 자신이 음주운전 했노라고 주장하는 제3의 인물인 B씨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장용준이 사고 직후 피해자에게 돈을 주겠다며 현장 합의를 제안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넌지시 내비친 정황까지 포착됐다.

장용준은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이다. 더 놀라운 대목은 경찰 조사 끝에 최근 장용준이 운전자 바꿔치기로 처벌을 피하려 한 사실이 드러난 데 있다.

# 사람일까, 상황일까?

미시간대 심리학과 석좌 교수 리처드 니스벳과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 리 로스는 저서 ‘사람일까 상황일까’(원제: The Person and the situation)에서 60여 년간 진행된 사회심리학의 주요 연구들의 의미를 짚어내며 ‘성격보다 상황이 인간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사회적 상황의 특성에서 나는 차이가 사람들의 성격 특질에서 나는 차이보다 훨씬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 사회적으로는 ‘착한 사람이니까 분명 남을 잘 도울 것이다’, ‘공격적인 아이가 늘 문제를 일으킨다’ 같은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곧 인간이 행동을 선택하는 데 있어 성격보단 상황이 더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상황에 부닥쳤기에 그런 행동을 했을까? 아이돌 출신 가수 겸 배우라는 위상과 자존심, 국회의원 아들 신입 래퍼라는 이름값 등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상황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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