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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두산 킬러' 키움 샌즈, 화려한 쇼케이스는 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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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두산 킬러' 키움 샌즈, 화려한 쇼케이스는 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16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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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수많은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이 주목한 가운데서도 제리 샌즈(32)는 거침이 없었다. 호쾌한 스윙으로 제 역할을 했고 순위 경쟁은 물론이고 가을야구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큰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도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샌즈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두산와 원정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의미 깊은 건 이날 활약으로 100타점(111타점)-100득점 동시 사냥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역대 프로야구 34번째 기록이다.

 

▲ [잠실=스포츠Q 안호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제리 샌즈가 16일 두산 베어스전 승리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원래 같으면 야구가 없는 월요일이지만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전국 3개 구장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은 건 2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 잠실구장이었다.

벌써 20승을 달성한 린드블럼과 뛰어난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샌즈를 보기 위해 많은 MLB 스카우트들이 몰려들었다.

결과적으론 샌즈가 주인공이었다. 린드블럼은 7⅓이닝 동안 6실점하며 시즌 3패(20승)째를 떠안았는데, 샌즈의 활약도 영향을 끼쳤다.

1,4회 침묵했던 샌즈는 6회 중전 안타로 감각을 끌어올리더니 8회 팀이 3-3으로 맞선 8회말 1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역전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폭투로 2루를 밟은 샌즈는 장영석의 우전 안타로 홈을 밟아 100타점-100득점을 동시 기록하게 됐다. 김하성과 함께 이 기록 듀오가 됐는데, 한 팀에서 이 기록이 동시에 나온 건 역대 5번째에 불과하다.

 

▲ 8회 역전 적시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샌즈(왼쪽).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경기 후 샌즈는 “김하성이 내가 달성하면 한 팀에서 2명이 나온다는걸 종종 얘기해 알고는 있었는데, 오늘 득점이 100번째 인줄은 몰랐다”며 “개인적으로도 기쁘지만 주자들이 나갔을 때 불러들이고 내가 후속 타자들의 활약으로 홈을 파고든 게 많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팀 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8월까지 타율 0.319로 뜨거웠던 샌즈는 9월 치른 10경기에서 0.150으로 주춤했고 시즌 타율은 0.306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맞은 두산과 중요한 일전. 샌즈는 기적같이 살아났다.

그동안 타순 조정도 잦았지만 샌즈는 “스스로 슬럼프에 빠져 들었기 때문”이라고 자책하며 “타순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타순에 따라 성적이 크게 갈려서도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시즌 종료까지 경기가 적은데 최대한 잊어버리고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려고 했다”며 “앞 타자들이 잘 나가 기회를 만들었고 박병호도 희생플라이를 쳐 찬스가 이어졌다. 3볼에서 커터를 최대한 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됐다”고 말했다.

 

▲ 시즌 100번째 득점을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샌즈.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은 이날 승리로 두산에 1.5경기를 앞서가게 됐다. 다만 5경기만을 남겨두고 있어 앞으로 11경기를 더 치를 두산에 순위 역전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규시즌 결과를 떼어놓고 보더라도 두산은 가을야구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팀이다. 키움은 이날 승리로 두산과 전적을 9승 7패로 마쳐 2014년 이후 5년 만에 우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정작 문제는 가을야구다. 키움은 가을야구에서 두산과 2차례 만나 모두 고개를 떨궜다. 그런 의미에서 샌즈의 이날 활약은 더욱 반가웠다. 타율 0.307 28홈런 111타점 100득점을 기록 중인 샌즈는 두산만 만나면 유독 더 강했다. 타율 0.328 2홈런 15타점.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한 작년엔 10타수 5안타로 타율 0.500에 2홈런 5타점으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두산은 좋은 팀이기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우승을 위해 최대한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동원(0.400), 서건창(0.340), 김혜성(0.333)이 두산 천적 본능을 보였지만 한 방으로 단숨에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샌즈의 무게감은 그 누구보다 크다. 가을야구를 앞둔 키움이 더 이상 두산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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