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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기둥 뽑은 조갈량, 포수 장성우 택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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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기둥 뽑은 조갈량, 포수 장성우 택한 배경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03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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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현재 위해 미래를 내준 조범현, 장성우 영입으로 공수 무게감 더하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이번에도 포수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타격실력까지 갖춘 포수’를 영입했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KBO리그 열번째 심장 케이티가 큰 결단을 내렸다.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토종 에이스를 내주고 준수한 타격을 갖춘 주전급 군필 포수를 영입했다. 8연패를 당하며 1할대 승률마저 위태로워진 신생팀 케이티는 미래보다 현재를 택했다.

케이티는 2일 박세웅(20)과 이성민(25), 조현우(21), 안중열(20)을 롯데에 내주고 장성우(25), 최대성(30), 윤여운(25), 이창진(24), 하준호(26)를 받는 4대5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 장성우(오른쪽)를 영입한 케이티는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주전급 포수를 확보했다. 지난달 10일 사직 한화전에서 끝내기 투런 홈런을 친 뒤 포효하는 장성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케이티 입장에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더 이상 나락으로 빠지는 팀을 지켜볼 수만은 없었겠지만 암묵적으로 ‘트레이드 불가’ 카드로 여겨졌던 박세웅이 매물로 나왔기 때문. 카드가 맞지 않아 4대5 트레이드까지 갔다는 게 양 구단의 입장이지만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 인물이 장성우와 박세웅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

마법사군단으로 이적한 장성우는 2008년 프로 입단 이후 처음으로 주전 자리를 꿰찰 것이 유력하다. 현재 케이티에는 용덕한과 윤요섭이 포수 마스크를 쓰지만 방망이가 약하다. 용덕한의 타율은 0.164, 윤요섭은 0.200에 불과하다. 반면 장성우는 타율 0.245에 3홈런 1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안정된 투수 리드와 준수한 타격으로 조범현 케이티 감독의 구미를 당겼다.

◆ 장성우, '제2의 진갑용' 될 수 있을까

부산고를 졸업한 장성우는 7년 전 롯데에 입단했을 때부터 대형 포수의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좋고 투수리드도 준수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강민호가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장성우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없었다. 꾸준히 경기를 뛰지 못한 장성우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16년 전에도 지금과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던 1999년 7월 31일 삼성은 두산에서 쟁쟁한 선배들 틈에 끼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포수 진갑용을 전격 영입했다. 우완 투수 이상훈과 현금 4억원을 얹어 준 대가였다.

이 트레이드는 현재 삼성이 왕조를 구축하는 데 기반을 잡은 ‘신의 한 수’로 꼽힌다. 삼성은 진갑용을 영입한 뒤 무려 7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배영수와 윤성환, 안지만 등이 진갑용과 짝을 이루며 무럭무럭 성장했고 그 역시 공수에서 맹위를 떨쳤다. 지난달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역대 최고령(40세 11개월 7일) 포수 출전 기록을 세운 진갑용은 현역 최고의 포수로 인정받고 있다.

장성우가 제2의 진갑용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 역시 대형 포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췄기 때문. “타자들이 긴장한 것인지 원래 실력인지 득점권에서 한 방을 치지 못한다”는 조범현 감독의 한숨을 덜어줄 수도 있다. 장성우는 올 시즌 득점권에서 타율은 0.263으로 평범하지만 2홈런 1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주자가 없을 때(타율 0.227에 1홈런 1타점)보다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자랑하는 그다.

프로 입단 7년 만에 강민호의 굴레에서 벗어난 장성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신생팀 케이티에서 자신의 잠재된 가능성을 얼마나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 롯데가 케이티에서 선발로 뛴 박세웅(사진)을 어느 보직에서 활용할 지 관심이 쏠린다. 1일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는 박세웅.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롯데, 박세웅 불펜으로 활용하나

롯데는 한때 ‘트레이드 불가’ 자원이었던 장성우를 내줬지만 그 상대가 케이티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기존 구단과 트레이드를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부메랑 효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 오히려 리그의 평준화와 장성우 미래를 보장하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올 시즌 불펜 투수들이 뒷문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머리가 아픈 롯데는 박세웅과 이성민을 영입하며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여기서 롯데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기존 스윙맨 자원이었던 이성민은 불펜 투수로 활용할 것이 유력하지만 케이티에서 선발로 활약한 박세웅을 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바로 불펜으로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세웅은 올 시즌 4패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하지만 지난 1일 NC전에서 7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현재 롯데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을 비롯해 송승준, 이상화, 심수창으로 이뤄져 있다. 당초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로테이션이 잘 돌아가고 있는 상황. 만약 박세웅이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기존 선발 투수들 가운데 한 명이 불펜으로 들어간다. 이종운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사뭇 궁금해진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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