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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포드 VS 아스널 분석] ‘이유 있는 졸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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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포드 VS 아스널 분석] ‘이유 있는 졸전’ 왜?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19.09.17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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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공격진들의 불성실한 압박은 아스널 수비 문제를 야기했다.

아스널은 16일(한국시간)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아스널은 오바메양의 두 골로 먼저 승기를 잡았지만 후반전에 최악의 경기력으로 '20위' 왓포드에 동점을 허용하며 무승부를 거뒀다.

왓포드와 아스널의 기본 대형

왓포드와 경기에서 아스널은 외질이 첫 선발 출장한,  4-3-1-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왓포드는 4-4-1-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하비 그라시아 감독이 경질되고 키케 플로레스 감독이 다시 복귀했지만 포메이션 변화는 없었다.

아스널은 전반전부터 수비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점을 노출했는데 그 원인으론 외질, 페페, 오바메양으로 이뤄지는 공격진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세 명의 공격진은 왓포드의 빌드업을 전혀 방해하지 못한 까닭이다.  

4-3-1-2 포메이션은 윙어가 따로 없어 측면 수비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공격진의 1차 압박이 반드시 필요하다. 에메리 감독의 철학 또한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들이 25~30m내에 존재하는 것인데 전방 세 선수는 수비 가담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간격 유지에도 차질을 빚었다. 

공격진이 압박을 확실하게 하지 않아 미드필더들이 압박했다

결국 왓포드가 풀백에게 공을 전달했을 때 좌우 미드필더로 나선 귀엥두지와 세바요스가 1차 압박을 담당했다. 이 과정부터 간격과 측면 수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왓포드가 좌측으로 빌드업 방향을 설정했을 때 귀엥두지가 홀레바스, 나일스가 데올로페우를 수비했다.

그러나 클레벌리가 좌측으로 이동하면서 측면 공격을 지원했다. 클레벌리가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3명(왓포드) 대 2명(아스널) 구도가 측면에서 만들어졌다. 이때 자카는 중원을 수비해야 하기 때문에 측면으로 이동해 수비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귀엥두지가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수비할 때 아스널 미드필더들의 간격이 벌어졌다. 중원에 남은 자카와 세바요스가 수비 가담에 약점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수비진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왓포드 선수들은 슈팅 기회를 계속해 만들었다.

공격진은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해야 했다

왓포드의 빌드업이 손쉽게 이뤄지자 아스널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간을 노출했다. 이때도 외질, 페페, 오바메양이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하거나 압박을 해줬어야 했지만 그런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에도 미드필더들이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었고 아스널은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사이에도 공간을 내주는 우를 범했다.  

세바요스의 느린 수비 전환은 자카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아스널은 공→수 전환 과정에서 측면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세바요스가 있는 우측 수비가 문제였다. 공격에 가담했던 세바요스가 빠르게 수비로 복귀하지 못하자 자카가 우측으로 이동해야만 했고 그 결과 수비진 보호가 헐거워지는 문제를 노출했다. 

왓포드는 후반전 아스널을 철저히 압도했다

후반전부터 흐름을 탄 왓포드는 좌측 윙어 데올로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전반전에는 클레벌리가 좌측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후반전에는 하프스페이스로 이동하는 가짜 움직임으로써 귀엥두지를 끌어당기면서 데올로페우가 돌파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줬다.

귀엥두지가 클레벌리를 따라가면 자카와 교체 투입된 윌록이 데올로페우를 막기 위한 공간으로 이동했다. 데올로페우가 막히면 왓포드는 빠른 좌→우 전환으로 우측을 공략했다. 플로레스 감독은 윌 휴즈보단 측면과 중앙에서 공격적인 영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는 페레이라를 투입했고 왓포드 공격은 더욱 살아났다.

에메리 감독은 세바요스를 윌록, 귀엥두지를 토레이라와 교체하면서 중원의 기동력을 높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수비 불안의 본질적인 원인인 불성실한 공격진의 1차 압박을 해결하지 못한 이상 교체는 무의미했다.

수비진을 보호해야 할 미드필더진은 계속 흔들렸고, 수비진마저 불안한 빌드업을 보여주며 아스널은 스스로 무너졌다. 결국 ‘꼴찌팀’ 왓포드에 슈팅 31개를 허용하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아스널은 비커리지 로드에서 승점 1밖에 획득하지 못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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