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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귀화 신청' 홍콩출신 대한항공 알렉스, 단단해 보이는 까닭? [남자배구 신인드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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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귀화 신청' 홍콩출신 대한항공 알렉스, 단단해 보이는 까닭? [남자배구 신인드래프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9.17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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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배구 남자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홍콩 출신 알렉스(26)가 2019~2020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인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았다.

당초 1라운드 선발이 예견됐고, 전통적으로 경희대에서 많은 선수를 발탁해 온 대한항공이 알렉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26세. 다소 늦은 나이에 신인으로 프로배구 V리그를 누비게 된 알렉스가 특별귀화 이슈 등 그간 남달랐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차분하게 전한 그의 말 속에서 그가 내적으로 한층 성숙해지고 단단해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 홍콩 출신으로 특별귀화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알렉스(가운데)가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사진=연합뉴스]

알렉스는 1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역대 신인드래프트 역사를 새로 썼다. 귀화대상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신인드래프트에서 선발된 것.

알렉스는 기자회견에서 유창하진 않지만 거북하지 않은 한국어로 소감을 전했다. “지난 5년 동안 솔직히 (마음이) 복잡했다. (귀화 및 드래프트 참가) 과정이 됐다 안 됐다를 반복했고, 이번에 결국 참가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했다”며 “한국에서 5년을 지내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생활에도 적응한 만큼 이번에도 안 되면 학교에 남아 운동하면서 다음을 기다려 볼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기 전에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많이 긴장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 전 선수들 불렸을 때도 아무 생각 없다가 (내 이름이) 호명됐을 때 긴장이 다 풀렸다”며 지명 당시의 긴장감을 토로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 '우수 외국인 체육 분야 인재'로 선정된 알렉스는 대한체육회에 특별귀화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아직 한국 국적을 얻은 상태는 아니지만 실무위원회에서 구단들의 동의를 얻어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됐다.

귀화 절차가 마무리되면 알렉스는 V리그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특별귀화가 불허된다면 알렉스는 '국내 거주 5년 이상'의 자격을 갖추게 되는 10월 8일 이후 일반귀화 과정을 통과해야만 V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다.

195㎝ 알렉스는 2014년 경희대에 입학해 2016, 2017년 대학배구리그 블로킹 1위로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도 블로킹 부문 각종 지표를 휩쓸었다. 홍콩 국가대표로 하계 유니버시아드(2013, 2015, 2017), 아시안게임(2010, 2014) 등에 출전할 정도로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다.

▲ 알렉스(오른쪽)의 특별귀화가 승인 거절될 경우 일반 귀화를 거쳐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그만큼 알렉스에 거는 기대가 큰 눈치다. [사진=연합뉴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기량으로만 보면 (이번에 나온) 센터 중 최고”라며 “귀화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위험을 안더라도 기다릴 생각”이라는 말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알렉스는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와 미들 블로커(센터)를 모두 소화하지만 가장 잘 맞는 옷은 센터다. 그는 “최근에 센터를 하게 돼 계속 센터로 가야지 하는 마음”이라며 “경쟁을 생각하기 보다는 선배 여러 명의 장점을 다 배우고자 한다”며 프로 생활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알렉스는 “처음 한국 왔을 때 어학당도 다니고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보며 공부했다”며 “지금은 잘한다”는 기자의 말에 “감사합니다. 계속 노력해서 한국인처럼 잘하고 싶다”고 수줍어했다.

알렉스는 귀화 외에 또 다른 사연도 가지고 있다. 알렉스는 어렸을 때 어머니를 잃었고, 지난 5월 아버지까지 세상을 떠났다. 현재 여동생과 친척은 홍콩에서 살고 있다. 타지에서 배구만 바라보며 꿈을 키워가고 있는 상태. 관계자들에 따르면 누구보다 심성이 곧고 바른생활을 하는 스타일로 알려져있어 공공연히 배구계에서 적잖은 응원을 받아왔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특별귀화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일반귀화를 통해 올 시즌 후반기 이후 데뷔가 이뤄질 전망이다. 구단에서 인정한 잠재력을 입증하는 프로 첫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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