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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등판일정] '괴물' 향한 엇갈린 시선, 꾸준함 VS 임팩트 사이영상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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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등판일정] '괴물' 향한 엇갈린 시선, 꾸준함 VS 임팩트 사이영상 변수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1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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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에 대한 평가가 수시로 뒤바뀌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사이영상 수상 후보 1순위였던 그가 이제 3순위까지 밀려나고 있는 모양새다. 과연 사이영은 누구를 위해 미소를 지어줄까.

국내 무대를 초토화한 뒤 201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류현진은 올 시즌 가장 찬란한 성적을 내고 있다. 27경기에서 168⅔이닝을 소화했고 12승 5패 평균자책점(방어율) 2.35로 이 부문 1위다.

뛰어난 성적으로 올스타전 선발투수까지 꿰찼고 그로 인해 대중의 시선은 사이영상으로까지 높아졌다. 다만 사이영상 수상은 쉽지 않아 보이는 현실이다.

 

▲ 류현진은 제이크 디그롬, 맥스 슈어저와 시즌 막판까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두고 치열히 경쟁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시곗바늘을 한 달 전으로만 돌려도 상황은 크게 달랐다. 류현진은 지난달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며 방어율을 1.45까지 끌어내렸다. 이는 MLB 통산 단일 시즌 2위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류현진이 현재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두고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와 경쟁하고 있다. 디그롬은 9승 8패 방어율 2.61, 슈어저는 10승 6패 2.65로 류현진에 어느 하나 앞서지 못하지만 이닝소화력과 탈삼진,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 등으로 인해 최근 가치가 치솟고 있다.

이를 잠재울 수 있는 게 류현진의 압도적 방어율이었다. 한 달 전만해도 이 부문 2위와는 거의 1점 가까이 차이를 보이며 류현진이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서 방어율 9.95(19이닝 21실점)를 보이며 한 없이 흔들렸다. 류현진을 향한 뜨거운 반응이 싸늘히 식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지난 15일 디그롬과 선발 맞대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방어율을 2.45에서 2.35까지 끌어내리며 안정을 되찾았다.

 

▲ 류현진(왼쪽)은 최근 부진으로 가치 평가가 크게 낮아졌다. 다행인 점은 최근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사진=UPI/연합뉴스]

 

그럼에도 이 한 경기만으로 류현진은 폭락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미국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사이영상 모의 투표를 진행했는데, 류현진은 1위표 42장 중 23장을 받은 슈어저(165점), 19장을 얻은 디그롬(156점)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충격적인 건 1위표를 단 한 장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

앞서 실시한 5차례 투표 가운데 1위를 4차례나 차지했었기에 얼마나 그를 향한 평가가 수직하락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MLB닷컴은 류현진의 최근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즌 내내 보여준 안정감에 대해 높이 샀지만 슈어저와 디그롬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한 것이다.

디그롬은 190이닝이나 소화하며 삼진을 239개나 잡아냈다. 류현진(148개)와 격차는 매우 크다. 슈어저는 부상으로 159⅔이닝으로 류현진보다도 더 적게 던졌지만 탈삼진 222개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FIP 2.31로 가장 위협적인 투구를 펼치는 투수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9이닝당 탈삼진에서도 12.25개로 디그롬(11.32개)에 앞서고 있다.

다만 아직 확정적인 건 없다. 미국 내에서도 ESPN 사이영상 집계에선 류현진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 141.2점)에 이어 137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고 톰 탱고 사이영상 지수에서도 671.1점으로 디그롬(72.9점)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 디그롬(왼쪽)은 이닝소화력, 슈어저는 탈삼진 능력에서 류현진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 디그롬(왼쪽)은 이닝소화력, 슈어저는 탈삼진 능력에서 류현진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다저스 레전드 투수이자 스포츠넷LA 해설을 맡고 있는 오렐 허샤이저(61)도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TMZ닷컴과 인터뷰에서 NL 사이영상 수상자를 묻는 질문에 “류현진”이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슬럼프를 겪었던 최근이 아닌 시즌 전체를 보면 류현진이 디그롬 등 경쟁자들에 비해 더 나은 시즌을 보냈다는 게 그 이유였다.

허샤이저는 다저스는 물론 MLB가 기억하는 전설이다. 통산 204승 150패 방어율 3.48을 기록한 그는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1988년 NL 사이영상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월드시리즈 MVP까지 모두 석권했다. 이 3관왕은 허샤이저가 유일하다.

물론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허샤이저는 다저스 후배인 류현진에게 힘을 실으며 “내 마음과 심장이 그렇게 말한다.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확신할 수 있는 건 없다. 류현진은 2경기 더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2경기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면 최종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류현진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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