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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극적 무승부' 서울 이랜드, 떠돌이 생활에도 희망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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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극적 무승부' 서울 이랜드, 떠돌이 생활에도 희망은 계속된다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19.09.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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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내 집 마련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그 과정 속에서 겪는 고단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서울 이랜드FC(이하 서울 이랜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서울 이랜드는 시즌 초부터 홈인 잠실을 떠나야 했다. 전국체육대회 100주년을 맞아 서울시가 잠실종합운동장을 보수하기로 결정했고, 3월 말부터 공사가 진행됐다. 한순간에 그들은 집 없는 부랑자 신세로 전락했다. 응당 그렇듯 자가(自家) 마련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많은 후보지를 놓고 고심했지만 조건 맞추기가 까다로웠던 탓에 야속한 시간만 흘러갔다.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는 서울 이랜드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는 서울 이랜드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우여곡절 끝에 서울 이랜드는 천안에 둥지를 틀었다. 천안시가 향후 프로구단 창단 붐 조성 등을 위해 서울 이랜드 경기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고 서울 이랜드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만만찮은 전세살이 때문일까? 서울 이랜드는 지난 4월 14일 하나원큐 K리그2 2019 6라운드 안양 전 승리를 끝으로 14경기 연속 무승 부진에 허덕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라운드 광주 전 3대1 대패 후 김현수 감독이 퇴진하면서 구단 내·외적으로 흔들리기도 했다. 선수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고, 패배 의식에 빠져들면서 승수 쌓기가 쉽지 않았다. 시즌 초반 그나마 8~9위를 오르내렸던 순위마저 8라운드부터 최하위로 고꾸라졌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서울 이랜드의 꼴찌 탈출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들은 21라운드 전남 원정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따내며 변곡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잠실종합운동장 보수 공사가 끝나면서 제 집으로 돌아온 그들의 상승세는 거칠 것이 없었다. 22~24라운드 홈 3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그런데 상승 곡선을 그리던 서울 이랜드에 어려움이 닥쳤다. 9월부터 전국체전 예행연습과 본 행사, 장애인 체육대회로 인해 잠실을 떠나 다시 천안으로 홈 경기장을 옮겨야 했다. 어렵게 청산한 부랑자 생활의 악몽이 또 한 번 떠오르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 시작은 지난 17일 전남과의 28라운드 경기부터였다.

선제골의 주인공 서울 이랜드 두아르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선제골의 주인공 서울 이랜드 두아르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동 거리 증가와 그라운드 상태 등 선수들이 바뀐 환경에 다시 적응해야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우성용 감독 대행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잠실에서 경기하는 것과 천안에서 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지난 라운드를 마치고 곧바로 천안으로 왔는데 선수들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그리고 잠실에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는데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고 밝힐 만큼 홈 경기장 이전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서울 이랜드는 2대2 극적 무승부를 거두면서 성공적인 천안 컴백을 알렸다. 최근 끈끈해진 조직력이 그라운드에 그대로 묻어 나왔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상대를 압도했다. 상대가 지난 14경기 무승 행진을 마감할 수 있게 해준 전남이었던 점도 그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서울 이랜드는 전반 4분 만에 두아르테가 선제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았다. 중앙에서 공을 끊어낸 윤상호가 대지를 가르는 패스로 두아르테에게 찬스를 만들어줬고, 두아르테가 이를 침착하게 득점으로 성공시켰다. 한 번 터진 서울 이랜드 공격은 불을 뿜었다. 24분에는 윤상호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강타했고, 이후 최종환의 슈팅 역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수비수들의 조직력도 좋았다. 공격에 답답함을 느낀 전남이 전반 31분 만에 김경민을 빼고 브루노를 투입한 점은 서울 이랜드 수비의 끈끈함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그러나 전남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브루노가 이유현의 크로스를 받아 득점을 올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서울 이랜드는 후반 12분 부상을 입은 김동철이 빠지면서 순식간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그리고 후반 14분 정재희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제대로 클리어링 하지 못한 것을 정재희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하자 김영광 골키퍼도 속수무책이었다.

급해진 서울 이랜드는 후반 중반부터 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쿠티뉴와 두아르테가 최전방에서 분전하며 수많은 슈팅 기회를 잡아냈다. 후반 32분과 34분, 박준혁 골키퍼 선방이 없었더라면 득점으로 이어질만한 상황도 있었다.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전남을 몰아쳤다. 그리고 그들은 후반 종료 직전 천금 같은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교체 투입된 김태현이 롱 스로인을 넣어줬고, 최종환이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서울 이랜드에 이번 승점 1점은 무엇보다 귀중했다. 1부 승격이 가능한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와 승점이 20점 차 이상으로 사실상 승격 도전은 물거품이 됐으나, 8위 전남과의 승점 차를 그대로 유지하며 중위권 도약의 기회를 살렸다. 또한 잦은 홈 경기장 이전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의지를 보여준 점도 희망적인 요소다.

팬들도 서울 이랜드 선전에 화답했다. 이날 천안종합운동장에 모인 팬은 2,693명. 홈경기 재 이전 후 첫 경기고, 평일 저녁임을 감안하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셈이다. 이들 역시 구단의 홈경기 이동과 함께 힘든 여정을 이어가야 했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시종일관 열띤 응원을 보냈다.

경기 후 선수들 사인을 기다리던 익명의 팬도 “서울 이랜드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에서 천안까지 왔다. 홈경기가 멀어 힘들지만 선수들이 지난 여름에 반전을 만들어낸 것과 같이 천안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홈경기인 아산전도 방문할 예정인데 그 경기에서는 이겼으면 좋겠다”며 서울 이랜드의 발전된 모습을 기대했다.  

아쉽게도 서울 이랜드의 떠돌이 생활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리그 최종전인 부산 전을 남겨두고 그들은 다시 잠실로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온갖 불리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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