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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안도-두산 절망, 판도 뒤흔든 LG 페게로 결정적 한 방 [2019 프로야구 순위-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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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안도-두산 절망, 판도 뒤흔든 LG 페게로 결정적 한 방 [2019 프로야구 순위-일정]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23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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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웃카운트 하나만 추가하면 승리를 향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연장 10회초. 두산 베어스 윤명준이 던진 유인구성 높은 속구에 카를로스 페게로의 방망이가 움직였다. 밀어친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결승 스리런 홈런이 됐고 잘 던지던 윤명준은 고개를 떨궜다.

두산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허무하게 내준 대포 한 방에 느낀 허탈감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반응이었다. 손에 잡힐 듯 보였던 선두 SK 와이번스는 또다시 멀어져갔다. 시즌 막판 2019 프로야구 순위 판도를 뒤흔든 페게로의 아치였다.

 

▲ LG 트윈스 카를로스 페게로가 2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결승 스리런포를 날리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직넘버를 계산하고 있던 SK는 충격의 5연패에 빠졌다. 두산과 맞대결 2경기를 모두 내줬고 키움 히어로즈에도 잡혔다. 2위 두산과는 단 1경기.

한 지붕 라이벌 LG와 만난 두산은 주춤했다. 2차례 공격 기회를 앞둔 상황에서도 0-3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집념의 공격이 시작됐다. 8회말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2점을 만회했고 9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볼넷으로 출루해 상대 폭투와 허경민의 2루수 땅볼, 오재일의 1루수 땅볼로 홈까지 파고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두산은 9회초 2사에서 최근 폼이 좋은 윤명준을 올렸다. 연장에서도 윤명준은 첫 타자 구본혁을 번트 아웃으로 돌려세웠다. 이형종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고 김현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몰린 1사 1,3루에서도 당황하지 않았다. 김용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 두산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내세우고도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선두 SK와는 1.5경기 차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페게로였다. 볼카운트 2-0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아냈고 높은 공에 약한 페게로를 의식해 포수 이흥련은 반쯤 일어난 상태로 윤명준에게 높은 공을 요구했다. 좀처럼 치기 힘든 코스였다. 페게로의 시선을 흩트려 놓겠다는 심산이었다.

윤명준의 공은 이흥련이 원한대로 날아들었지만 페게로의 대응이 예상 외였다. 힘차게 휘두른 스윙은 홈런의 결실을 맺었다. 밀어친 타구는 쭉쭉 뻗어갔고 두산에 비수를 꽂았다.

LG엔 더 없이 기쁜 홈런포였다. 간만에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를 구했다는 기쁨은 선선해진 바람과 함께 가을야구의 도래를 실감하던 터라 더욱 크게만 느껴졌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두산과 마지막 경기에서 나온 대포로 더욱 속시원했다.

반면 두산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승리했다면 승차가 반 경기로 줄었을 터지만 힘겹게 좁혀놓은 거리가 다시 멀어졌다.

 

▲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은 SK지만 두산의 패배로 아직 리그 우승엔 더 유리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SK와 마찬가지로 6경기씩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SK는 5승 1패(승률 0.622) 이상을 거두며 자력 우승을 확정짓는다. 4승(0.615)만 챙기면 두산으로선 전승(0.618) 거둬야만 하고 반타작인 3승(0.608)만 하더라도 두산은 5승(0.611) 이상을 챙겨야 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SK는 삼성 라이온즈 3경기, 한화 이글스와 2경기, KT 위즈와 1경기가 남아 있다. 시즌 상대전적에서 10승 3패, 10승 4패, 10승 5패로 큰 어려움 없이 우위를 보였던 팀들이다. 다만 22일, 23일 일정이 모두 비로 취소되면서 잔여일정이 계획돼 있는 오는 28일 이후에 한화와 2연전을 치르게 됐다. 이전에 우승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큰 부담 속에 한화를 상대해야 할 수 있다.

두산은 NC 다이노스(2경기), 롯데 자이언츠, 삼성, 한화, LG를 차례로 만난다. 롯데전 10승 5패, LG와 한화전 9승 6패, 삼성전 12승 3패로 우위를 보였으나 NC가 7승 7패로 까다롭다.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팀이기에 더욱 날이 서 있어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전승의 각오로 나설 수밖에 없는 두산의 부담이 더욱 크다.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흐름이 좋지 않은 SK지만 여전히 유리한 건 사실이다. 페게로의 한 방으로 SK와 한 걸음 더 멀어진 두산이 막판 분전으로 끝까지 선두 경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23일엔 양 팀 모두 쉬어가고 24일 두산은 창원에서, SK는 수원에서 각각 NC와 KT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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