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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잊은 추신수, 최다 홈런 그 이상의 의미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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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잊은 추신수, 최다 홈런 그 이상의 의미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23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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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모든 시선이 ‘베이브류스’ 류현진(LA 다저스)에게 쏠렸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영웅이 있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7)다.

15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미국에서 외로이 머물며 성공가도를 써나가고 있는 추신수는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묵묵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추신수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방문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로 팀의 8-3 승리를 견인했다.

 

▲ 추신수가 23일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방문경기에서 1회초 리드오프 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출루율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바탕으로 ‘출루트레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플레이 스타일과 한국 프로야구와 연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코리안리거들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추신수다.

그럼에도 2005년 빅리그에 입성한 뒤 준수한 장타력과 기동력, 강한 어깨 등으로 생존력을 키워온 추신수는 이젠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타자가 됐다.

2013년 말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1551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터뜨렸던 추신수지만 성적 그래프는 이후 하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초반 몇 시즌 동안엔 유독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해 ‘먹튀’ 오명까지 써야했다.

그러나 FA 계약을 맺을 때의 기대치만큼은 아니어도 팀에서 가장 꾸준하게 제 역할을 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엔 시작부터 좋았다. 4월엔 타율 0.344, 장타율 0.594로 매우 뜨거웠고 5월엔 홈런 7방을 몰아쳤다. 통산 1500경기와 1500안타, 200홈런 기록도 세우며 기분 좋게 2019년을 열었다. 개인 시즌 기록을 전부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받았다.

기복이 문제였다. 6월에 부진하다가 7월 반등하는 듯 하더니 다시 8월 다시 슬럼프를 겪었다.

 

▲ 추신수(가운데)가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바람이 선선해지는 9월. 가을남자 ‘秋(추)신수’가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146경기에 나서며 텍사스 입단 이후 단일 시즌 최다경기 출장(종전 2017년 149경기)이 유력한 가운데 추신수는 이날 23호 대포를 날리며 커리어 시즌 최다 홈런을 갈아치웠다. 2010년과 2015년, 2017년 기록한 22홈런을 드디어 넘어섰다.

1회초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상대 선발 태너 로어크가 던진 초구 146㎞ 속구에 망설임 없는 스윙으로 중앙 담장을 훌쩍 넘겼다. 무려 140m나 비행한 대형 홈런이었다.

4회엔 2사 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때려낸 뒤 2루 베이스까지 훔쳤다. 시즌 13번째 도루에 성공한 추신수는 텍사스 입단 후 최다 도루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은 2017년 12개.

20홈런-20도루 클럽도 3차례나 가입했던 추신수지만 서른 후반에 다다른 나이에 이토록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에서 20홈런-10도루 이상의 선수는 추신수 포함 14명인데, 이 중 추신수는 단연 최고령이고 27홈런 10도루의 브렛 가드너(36·뉴욕 양키스)를 제외하면 30대 중반 이상 선수도 없다.

 

▲ 빠른 발로 2루 도루에 성공하는 추신수(오른쪽).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66 23홈런 59타점 87득점, 출루율 0.368 장타율 0.452 OPS(출루율+장타율) 0.820이다. 홈런을 제외하곤 뚜렷하게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수치는 아니지만 팀 주전급 선수들 가운데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고른 수치를 찍고 있다. 여전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추신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추신수는 “난 특별한 재능이 없는 선수다. 오래 뛰다 보니 기록이 쌓인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나친 겸손이다. 가장 수준이 높은 MLB에서 15년 동안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뛰어난 재능을 가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다만 추신수가 강조하고 싶었던 건 그에 가려질 수 있는 노력이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30홈런을 칠 수 없고 30도루를 할 수도 없다. 한 시즌에 200안타를 치는 선수도 아니다”라고 밝힌 추신수는 “부족한 재능을 만회하려면 열심히 훈련해야 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부지런함과 끈질김은 그의 무기가 됐다. 서서히 은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한 추신수지만 그 부단한 노력과 그로 인한 성적은 아직은 야구 팬들이 추신수를 놓아줄 수 없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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