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은 팀과 쓸쓸한 가을이 확정된 팀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요즘이다. 그래도 프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한화 이글스가 딱 그렇다. 독수리 군단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2019 프로야구 순위 9위 한화는 25일 창원 NC파크 원정에서 5위 NC 다이노스를 3-2로 물리치고 5연승을 내달렸다. 팀 시즌 최다 기록이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가 끝나가는 마당에 선전하는 게 못내 아쉽지만 어쨌든 충성도 높은 이글스 팬은 최근 행보로 한 해 내내 느낀 실망과 분노를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게 됐다.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안정감을 뽐내는 한화는 1위 SK 와이번스와 2위 두산 베어스 간 페넌트레이스 우승 다툼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남은 경기 넷 중 하나가 두산전(9.28·잠실구장), 둘이 SK전(9.29~30·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이기 때문이다.
SK와 두산도 한화처럼 4경기씩을 남겨놓은 상황. SK는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4전 전승으로 매직넘버 4를 지우겠다는 심산이다. 두산은 SK보다 반드시 1승을 더 해 극적인 뒤집기를 연출하겠다는 의지다. 와중에 한화를 길목에서 만나게 됐다. 한화와 시즌 상대전적은 SK가 10승 4패, 두산이 9승 6패다.
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 벨이 언제 등판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 최근 7경기 47⅔이닝 평균자책점(방어율) 1.51을 기록할 만큼 페이스가 좋기 때문이다. 9월로 범위를 좁히면 그야말로 언터처블이다. 4전 4승. 적게 던지면 7이닝, 많이 던지면 8이닝을 소화했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1.20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지난 23일 잠실 LG(엘지) 트윈스전에 앞서 “채드 벨의 요청에 따라 토요일 잠실 두산전을 생각하고 있지만 주중 몸 상태를 보고 다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즉, 29일 대전 SK전으로 등판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채드 벨은 SK와 2경기에선 승리 없이 1패를 안았지만 14⅓이닝 평균자책점이 0.63에 불과하다. 두산과 3경기에서도 2승 21⅓이닝 평균자책점 1.69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공교롭게도 두산과 SK는 2019 프로야구에서 왼손투수만 만나면 맥을 못 췄다. 10구단의 좌투수 상대 타율은 0.264인데 두산이 0.250, SK가 0.240이다. 두산이 9위, SK가 10위다.
최근 흐름을 보든, 각종 자료로 보든 채드 벨은 두산에나 SK에나 참 부담스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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