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8:36 (목)
이강인 주가폭등, 발렌시아 감독 전술 그리고 장밋빛 미래
상태바
이강인 주가폭등, 발렌시아 감독 전술 그리고 장밋빛 미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9.27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강인(17·발렌시아)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스페인 라리가에서 골로서 증명을 하자마자 그를 향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이강인은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스페인 라리가 6라운드 헤타페와 홈경기에서 전반 39분 넣은 팀의 3번째 골을 비롯해 3골에 모두 관여하며 맹활약했다. 발렌시아가 3-3으로 동점을 허용한 게 이강인을 향한 호평을 깎아내릴 순 없었다.

 

26일 선발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린 발렌시아 이강인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유벤투스에서까지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펜타프레스/연합뉴스]

 

만 18세218일 만에 라리가에서 골을 터뜨린 이강인은 팀 외국인 선수 최연소 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100주년을 맞이한 팀 역사를 통틀어도 라리가에서 득점한 3번째 어린 선수였을 정도로 이강인의 골이 의미하는 바는 컸다.

피터 림 구단주는 직전 시즌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우승을 이뤄낸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을 경질하고 갑작스럽게 알베르트 셀라데스를 그 자리에 앉히며 팬들을 의아하게 만들었고 이후 이강인의 출전기회가 급격히 늘며 그 또한 비판의 대상이 돼야 했다.

그러나 헤타페전 활약으로 이러한 여론을 싹 바꿔놓은 이강인이다. 발렌시아 팬들의 반응은 지난 시즌 국왕컵 우승 직후에도 감독을 향해 “이강인에게 기회를 줘라”라는 노래를 외쳐댔던 시절로 돌아갔다.

스페인 현지 언론의 반응도 뜨겁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스포츠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이 라리가를 대표하는 20세 이하 스타라고 호평하며 바르셀로나 안수 파티(17),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주앙 펠릭스(20), 레알 마드리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19) 등과 함께 묶어 소개했다.

엘데스마르케는 이강인을 향해 “아시아의 마라도나”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과거 KBS 예능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 출신이라는 점까지 설명했다.

이탈리아 명문 클럽 유벤투스에서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메르카토는 “2022년 여름까지 발렌시아와 계약을 맺어놓은 이강인을 유벤투스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를 데려가기 위해선 바이아웃 8000만 유로(1049억 원)를 맞춰야 하기에 성급한 결정은 어렵지만 분명한 건 그의 치솟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소식이다.

 

알베르트 셀라데스 발렌시아 감독(오른쪽)은 경기 후 이강인에 대한 말을 아꼈지만 4-3-3 포메이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이며 그를 계속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사진=발렌시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감독의 신뢰가 두둑해 입지 걱정이 없다는 면에서 앞으로를 더 기대케 한다. 골 이후에도 셀라데스 감독은 이강인에 대한 별도의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인터뷰를 제한하고 있을 정도로 팀 최고 유망주에 대한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전술에 대한 생각에서 이강인의 중용 의지를 읽어볼 수 있다. 전임 감독인 마르셀리노는 4-4-2 전형을 활용했다. 제프리 콘도그비아, 다니 파레호 대신 중원에 이강인을 활용한다는 게 어려웠다. 이따금씩 교체 출전 기회를 잡아도 이강인은 익숙지 않은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감독 교체 후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강인은 셀라데스 체제에서 모든 경기에 나서고 있고 헤타페전엔 첫 선발 기회까지 잡았다. 셀라데스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활용하며 중원을 두텁게하는 전술을 활용한다. 이강인은 셀라데스 체제에서 모두 중앙을 지켰고 헤타페전엔 당초 알려진 것처럼 4-4-2의 측면 미드필더인 것처럼 여겨졌으나 경기를 지켜본 결과 이강인은 측면을 비롯해 중앙에서도 활발히 뛰며 사실상 다이아몬드 미드필더의 앞선 꼭지점 역할을 했다.

경기 후에 이를 증명할 만한 질문이 나왔다. 4-3-3 포메이션에 대한 물음이었다. 셀라데스 감독은 “우리는 많은 걸 해냈고 그래서 득점하기 어려운 헤타페에 3골이나 넣을 수 있었다. 기회도 많이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후반 실점 장면의 아쉬움에 대한 설명을 보태기도 했지만 자신의 전술에 대한 만족도를 확실히 표현했다.

4-3-3에서 이강인에게 돌아올 기회는 많다. 그리고 이강인은 이를 명확히 증명해냈다. 셀라데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게 된 것 자체부터가 이강인에게 기회를 많이 부여하겠다는 구단주의 강한 의지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이강인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고 자신의 가치를 수직상승하게 만들고 있다. 시즌 초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이들을 스스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슈퍼보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