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차’ 김연경(엑자시바시)을 보유하고도 아끼면서 승리라는 열매까지 수확했다.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3라운드 서전에서 케냐를 세트스코어 3-0(25-15 25-16 25-21)으로 제압했다.
2라운드 최종전에서 세계랭킹 1위 세르비아를 5년 만에 잡아낸 9위 한국에 20위 케냐는 에이스 없이도 꺾을 수 있는 가뿐한 상대였다. 한국은 2연승으로 5승 4패, 승리 마진을 플러스로 만들었다.
주축들이 대거 빠졌다고는 하지만 세르비아전 승리를 대표팀의 자신감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했다. 이후 만난 케냐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12개국 중 최약체로 꼽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연경을 벤치에만 앉혀뒀다.
김연경의 부재에도 한국은 서브에서 11-4로 압도했다. 한국의 날카로운 서브에 케냐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고 맥을 추지 못했다. 쉽게 득점을 연결할 수 있었다.
국제대회마다 고민을 키웠던 볼줄의 문제도 없었다. 세터 염혜선(KGC인삼공사)은 안정적으로 공을 분배했고 덕분에 라바리니 감독의 ‘토탈배구’ 진정으로 빛을 볼 수 있었다.
하혜진(한국도로공사)이 팀 내 최다득점이었는데 9점에 불과했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이 8점, 박정아(도로공사)가 6점을 냈다. 그만큼 다양한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에 가담했다.
1세트 김희진의 예리한 서브와 이재영(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의 속공 등으로 공격의 다양성을 보인 한국은 박정아의 후위 공격 등까지 보태며 16-8까지 점수 차를 벌려 손쉽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덕에 그동안 코트에 자주 나서지 못했던 이소영, 강소휘(이상 GS칼텍스), 하혜진 등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2세트 10-10으로 맞선 상황에선 김수지(IBK기업은행)의 서브득점과 센터 박은진(KGC인삼공사)의 연이은 속공, 또 한 번 김수지의 서브에이스 등으로 순식간에 점수 차를 5점으로 벌려 승리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3세트 중반까진 다소 부진하며 7-11로 끌려갔다. 그러나 김연경이 없는 자리를 많은 선수들이 합심해 메웠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하혜진이 측면 강타로 분위기를 바꾼 뒤 박은진의 속공, 이다영의 서브 에이스 등으로 13-13 동점을 만들었다. 리베로 오지영(KGC인삼공사)의 디그와 김희진의 연속 공격, 상대 공격 범실로 21-20 역전에 성공했다. 이다영의 서브에이스, 강소휘의 2단 공격에 이은 상대 범실로 경기를 끝낸 뒤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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