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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예림, 이적시장 최대어의 탁월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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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예림, 이적시장 최대어의 탁월한 선택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9.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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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19~2020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이적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고예림(25)의 선택은 탁월했다. 수원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뒤 눈빛이 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올 시즌 데뷔 7년차를 맞는 고예림이 현대건설의 마지막 퍼즐로 가세해 올 시즌 반등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28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현대건설은 ‘디펜딩챔프’ 대전 KGC인삼공사에 세트스코어 3-2(25-18 25-18 20-25 23-25 18-16)로 이겼다.

지난 시즌 5위로 부진했던 현대건설이지만 5년 만에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꼽힌 고예림이 이날 언론사가 선정한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며 날아올랐다. 프로 데뷔 전에도 MVP를 수상했던 적은 없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고예림이 기쁨의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고예림은 3일 연속 경기를 벌인 강행군에 3세트 이후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가장 눈부셨던 그의 활약은 멈출줄 몰랐다. 이날 서브에이스 3개 포함 26점(공격성공률 40.35%)으로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마야(23점)보다도 많은 점수를 올렸다. 

특히 5세트 12-14로 몰린 상황에서 서브에이스를 작렬하며 역전극을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고예림의 서브 턴에만 3점을 내리 내며 15-14로 역전, 결국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많은 배구업계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고예림의 기량이 물이 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자유계약신분(FA)로 연봉 1억5000만 원에 화성 IBK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로 이적한 고예림은 팀에서 본인에게 거는 기대가 뭔지 잘 알고 있는 듯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자랑했다. 

KOVO 관계자는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다. 지난 시즌까지 공수에서 2% 부족했던 점을 메워가고 있는 모양새”라며 “올 시즌 현대건설에서 비상하는 시즌을 보내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고예림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서울 GS칼텍스를 상대로 19점-리시브효율 40%, 김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15점-리시브효율 35.14%를 기록하며 2연승에 앞장섰다. 실업팀 양산시청과 3차전에서 잠시 숨을 고른 그는 인천 흥국생명과 준결승전에서도 19점-리시브효율 40.54%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센터) 김수지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김희진이 버티는 IBK기업은행에서 주로 수비에 중점을 둔 윙 스파이커(레프트)로 나섰던 고예림은 현대건설의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레프트 고민을 지워내고 있다. 

고예림이 레프트에서 훨훨 날았고, 현대건설은 5년 만에 컵 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사진=KOVO 제공]

 

레프트 고예림과 황민경, 라이트 마야와 황연주, 센터 양효진과 정지윤, 세터 이다영에 리베로 김연견까지 수준급 라인업을 갖추게 된 현대건설은 올 시즌 V리그 순위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현대건설의 주장 황민경은 준결승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고)예림이가 들어오면서 리시브도 좋아지고, 공격 면에서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내가 조금만 더 도와주면 팀이 잘되지 않을까 싶다”며 고예림의 가세로 든든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팀에 굉장히 빨리 적응했다. 수비는 물론 공격, 블로킹까지 모든 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 신장에 비해 블로킹이 좋아 용병을 막을 때 마야가 아닌 고예림을 매치업 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예림은 “이적하자마자 첫 대회인데 우승도 하게 돼 값지다. 팀원들이 모두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더 빛을 발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리시브에만 많이 집중한 경향이 있는데 지금은 공격에도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며 "시즌 돌입하면 너무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제 자리에서 기복 없이 꾸준히 제 몫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고예림을 품은 현대건설, 현대건설을 선택한 고예림 모두 결정에 만족감을 가질 법한 첫 대회였다. 고예림과 현대건설의 비상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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