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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김신욱 이강인 평양행, 벤투호 비밀병기 OR 벤치워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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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김신욱 이강인 평양행, 벤투호 비밀병기 OR 벤치워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01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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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현재 축구 대표팀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누구일까. ‘월드클래스’가 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혹은 벤투호 황태자 황의조(보르도), 그도 아니면 대표 인기스타임에도 주전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거미손 조현우(대구FC)일까. 현재 기준으로만 따지면 그 주인공은 이들이 아니다.

벤투 감독은 30일 다음달 10일 스리랑카, 15일 북한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일정을 함께 할 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엔 ‘진격의 거인’ 김신욱(31·상하이 선화)과 스페인 라리가가 주목하는 이강인(17·발렌시아)도 포함돼 있었다.

 

김신욱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3차전에선 중용될 수 있을까. 사진은 투르크메니스탄과 1차전에서 상대 골키퍼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김신욱(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신욱과 이강인은 이달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을 앞두고 나란히 대표팀에 선발돼 주목을 받았다. 둘 모두 대표팀 첫 발탁은 아니었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김신욱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을 치른 뒤 벤투호 체제로 갈아탄 이후 단 한 번도 부름을 받지 못하다가 드디어 첫 승선의 기쁨을 누렸고 이강인은 지난 3월 소집 때는 출전 기회를 못 얻었지만 이번엔 조지아와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쓰임새에 축구 팬들로선 아쉬움이 남았다. 김신욱은 조지아와 평가전엔 벤치만 지키더니 투르크메니스탄전 후반 37분에야 교체 투입됐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김신욱은 196㎝ 큰 키를 활용해 위협적인 헤더 두 방으로 단숨에 축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공중볼 경합과정에선 압도적 피지컬 우위를 바탕으로 공은 물론이고 상대 골키퍼까지 골문에 집어넣어 버리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강인은 조지아전 선발로 투입됐지만 김신욱과는 다른 결의 아쉬움이 있었다. 조지아전 벤투 감독은 이례적으로 스리백을 활용했고 그동안 기회를 못 잡던 많은 선수들을 활용했다. 손흥민과 황의조, 이재성 등 기존 핵심 자원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기대했던 축구 팬들로선 만족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팀 전체가 새 전술에 적응하지 못하며 이강인에 대해선 제대로 평가하기 조차 어려운 졸전을 치렀다. 벤투 감독도 “부임 후 최악의 경기력”이었다며 실패를 인정한 경기였다. 그리고 투르트멘전에서 이강인은 벤치만 달궜다.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은 이강인(가운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즉시 주전감인지에 대해선 의문을 갖고 있다. 이번 일정에서 얼마나 출전 기회를 부여할지 주목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 사이 이강인은 라리가에서 선발 데뷔전에서 골까지 터뜨리며 훨훨 날았다. 즉시 선발감인지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던 벤투 감독과 일각의 주장에 대해 확실히 반기를 들게 만든 퍼포먼스였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벤투 감독이다. 벤투 감독은 “매 상황이 달라질 수 있고 같은 상황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양한 대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1주일 동안 김신욱이 팀에서 경기에 나설 것이고 소집 후에도 훈련 시간이 있다. 다양한 변수와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소집 후 경기별로 어떻게 대응할지 고려해 김신욱 활용법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은 많은 해외리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관심 있게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 능력에 대해선 여기 계신 분들도 다 알고 계실 것. 상당히 기술력 좋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하다”면서도 “당연히 수비력 등 개선할 점도 있다. 대표팀에서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10월에 얼마나 기회를 얻을지, 어느 위치에서 뛸지에 대해선 시간이 있으니 차차 생각해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로=스포츠Q 주현희 기자] 김신욱과 이강인 등 출전 기회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벤투 감독.

 

스리랑카전은 김신욱과 이강인을 활용해 볼 수 있는 더 없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스리랑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 202위로 한국(37위)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스리랑카전은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큰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다.

수비 라인을 끌어내리고 극단적인 수비 위주 전술을 펼쳐들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강인의 발재간과 좁은 공간을 노리는 예리한 패스 감각은 기존 전술을 유지하면서도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엔 김신욱이 나설 수 있다. 아시아권 선수들 중엔 신체 조건에서 그만한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기에 김신욱의 신장을 활용한 고공플레이는 답답한 공격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치트키’가 될 수 있다.

29년만의 평양 원정도 큰 차이는 없다. 10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군에 맞서야하고 정치적 이해관계 등으로 긴장감 가득한 상황에서 맞서게 되겠지만 피파랭킹(북한 113위)은 물론이고 상대전적에서도 7승 8무 1패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장이 크지 않은 북한 선수들에게 김신욱의 높이는 공포가 될 수 있다.

김신욱과 이강인은 벤투호에 새로운 공격 옵션을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명확한 자원들이다. 이번 일정 둘의 행보에 많은 축구 팬들의 시선이 고정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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