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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날카로움이 실종됐다!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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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날카로움이 실종됐다! 그 이유는?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19.10.0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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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대식 명예기자]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는 스포츠다. 한데 맨유는 이번 시즌 골을 넣는 방법을 모르는 팀처럼 보여 팬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기록, 리그 8경기에서 승점 9을 얻는데 그쳐 10위에 머무르게 됐다.

전반 45분 스콧 맥토미니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앞서간 맨유는 후반 13분 악셀 튀앙제브의 치명적인 실수로 피에르 오바메양에게 실점했다. 승점 3점이 절실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신성’ 메이슨 그린우드를 투입하고 에이스 폴 포그바까지 공격에 적극 가담시켰지만 추가골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맨유와 아스널은 승점 1씩 나눠가졌다.

이번 경기에서도 뚜렷한 공격 방식을 보여주지 못한 맨유는 1라운드 이후 진행된 모든 경기에서 2득점이상 기록한 경기가 없는 ‘빈공’을 이어가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8경기에서 기록한 득점은 단 7골, 지금의 맨유가 날카로움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 지난여름 이적시장 보강실패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시즌이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크게 개선되지 않는 맨유의 빈약한 공격력에는 여러 진단과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문가들이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는 대목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여준 맨유의 아쉬운 행보다.

현지 언론들은 ‘문제가 됐던 수비를 보강하는 모습은 좋았지만 공격과 미드필더 영입도 필요했다’며 보강의 아쉬운 점을 짚었다. 실제 맨유는 해리 매과이어, 아론 완-비사카를 적지 않은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오면서 수비 보강에 집중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수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기에 토를 다는 이들은 없다. 다만 이번 여름 맨유로선 전력누수를 채워줄 영입도 절실했다. 상당한 전력을 차지하던 로멜루 루카쿠(인터밀란), 안데르 에레라(PSG)같은 선수들이 떠나면서 공격진과 중원의 무게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맨유 공격진을 이끌고 있는 신입생 다니엘 제임스
최근 맨유 공격진을 이끌고 있는 신입생 다니엘 제임스 [사진출처=연합뉴스]

하지만 만족할만한 공격진 보강은 이뤄지지 않았다. 스완지 시티 소속으로 2부 리그에서 활약한 유망주 다니엘 제임스 영입이 전부였다. 션 롱스태프(뉴캐슬), 파울로 디발라(유벤투스)와 같은 자원들과 연결됐지만 영입설만 무성했다. 결국 맨유는 전력누수를 제대로 보강하지 못하면서 공격과 미드필더진 두께와 수준은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솔샤르는 여름 이적시장이 끝나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솔샤르는 1라운드 첼시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번 이적시장에서 3명의 선수를 영입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선수단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솔샤르의 자신감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닌지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의 우려도 현실이 됐다. 이번 시즌 맨유의 주 포메이션은 4-2-3-1,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3의 가운데 자리인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에이스 포그바가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가면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의 임무는 더욱 막중해졌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는 선수가 없다. 후안 마타, 제시 린가드,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는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전부 부진에 빠졌다. 특히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린가드는 지난 카라바오컵 32강전 3부 리그 로치데일전의 어시스트를 제외하면 공격포인트를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주로 기용되는 마커스 래시포드와 앙토니 마샬마저 기복과 부상으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예상가능한 팀으로 전락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는 솔샤르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는 솔샤르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적시장에서의 부족함에 더해, 최근에는 솔샤르의 전술적 고집마저 비판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솔샤르 감독은 임시 감독 시절, 포메이션에 의의를 두지 않고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탁월한 전술적 능력을 인정받아 정식 감독을 꿰찼다.

그러나 경기마다 과감한 전술 변화를 보여준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이 사라졌고 솔샤르는 계속해서 하나의 포메이션에만 집착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주전들을 제외하면 변화를 줄 카드가 없다는 현 벤치 상황이 더해지자. 맨유는 상대팀이 수비하기 쉬운 ‘예상 가능한’ 팀이 됐다. 경기 계획과 경기장 안에서의 변화가 없으니 맨유를 상대하는 수비수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히 맨유의 공격 패턴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이번 아스널전도 이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4-2-3-1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 맨유는 경기흐름은 가져왔으나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아스널이 동점골을 기록한 이후 수비적으로 나서자 맨유 공격은 더욱 무뎌졌다. 솔샤르는 프레드를 투입하며 포그바를 더 공격적으로 기용했지만 이마저도 다른 경기에서 보여준 교체 패턴이었다.

과거 맨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퍼거슨 감독은 팀이 불리할 때, 수비수를 빼면서 공격 숫자를 늘리는 과감한 교체로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승리로 만들었다. 하지만 솔샤르는 똑같은 포메이션에서 뻔히 보이는 선수를 투입하고 있다.

시즌 개막전 보여줬던 자신감에 비해, 솔샤르의 무기는 상대팀들에게 전혀 큰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1월 겨울 이적시장까지는 아직 3개월, 이대로 흘러간다면 솔샤르와 맨유는 달가운 성적표를 받아들 수 없지 않을까, 팬들조차 전정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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