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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라건아 위기론? '프로농구야 훨훨 날자' KBL-구단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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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라건아 위기론? '프로농구야 훨훨 날자' KBL-구단이 뛴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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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하승진은 “한국 농구는 망해가고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국가대표 에이스 라건아는 월드컵 1승 이후에도 ‘F학점’을 매겼고 이대성(이상 현대모비스)은 “그 놈의 한국농구”라는 표현과 함께 고질적인 한국 농구의 문제들에 대해 에둘러 표현했다.

5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개막했다. 다양한 변화 속에 각 구단들이 전력 평준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으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대중성이다. 그들만의 잔치가 돼서는 안 된다. 판을 키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농구계 안팎의 문제의식이다.

 

5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개막했다. 사진은 창원 LG 버논 맥클린(왼쪽)과 서울 삼성 김준일이 점프볼하고 있는 장면. [사진=KBL 제공]

 

굳이 ‘오빠부대’ 문화를 선도했던 농구대잔치 시절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농구 인기 추락은 쉽게 체감할 수 있다. 하승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 시즌 누가 우승했는지 선수들조차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뼈아픈 현실의 문제를 꼬집었다.

2011~2012시즌 평균 4400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평균관중은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더니 지난 시즌 2800명까지 줄었다. 평균 시청률도 0.2%를 넘기기 버거웠다. 그 결과 MBC스포츠플러스는 중계권까지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상품성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문제의식은 농구계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 올해 프로축구는 최근 국제대회 선전을 계기로 50% 이상 관중증대 효과를 보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농구월드컵에서 한국은 목표인 1승을 해냈지만 대회가 열린지도 모르는 이들도 많을 만큼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자연스레 프로농구 인기몰이로 이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시 원점. 프로축구만큼 급격한 발전은 어렵더라도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개막을 맞게 된 프로농구다.

◆ ‘변화하는 KBL’ 가까이는 외인 제도 변경, 멀리는 ‘유소년 활성화’

KBL은 지난 시즌 이정대 새 총재와 함께 변화의 계기를 맞았다.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갔고 창원에서 열린 올스타전엔 팬들과 선수들이 함께 기차여행을 하는 등 팬들의 관심을 모을만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현 총재 취임 이전 계획된 기상천외(?)한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 제도는 올 시즌 사라진다. 나아가 외국인 선수 출전을 쿼터당 1명씩으로 제한, 국내 선수들 비중이 커진 것도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LG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가운데)은 신장 208㎝로 지난 시즌엔 신장 제한(200㎝ 이하)로 인해 뛸 수 없었던 선수지만 올 시즌 규정이 개정되며 국내 무대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사진=KBL 제공]

 

이전까지 KBL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구조였다.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이유로도 꼽혔다. 국내 선수들을 중심으로 플레이를 하지 않기에 일부 스타플레이어들을 제외하곤 리그에서 국제무대 수준으로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지난 1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만났던 이정현(KCC)도 “이전까진 국내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농구를 하기 어려웠다”며 “제도 변경으로 인해 이젠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 비중이 커질 것이고 이를 계기로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돼 국제대회 경쟁력 또한 더 커질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보다 수준 높은 플레이를 원하는 농구 팬들은 과거보다 훨씬 수월하게 미국프로농구(NBA)를 시청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의 멋진 플레이를 보는 것도 좋지만 KBL만의 쏠쏠한 재미와 감동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선수들의 활용도 증가가 올 시즌 흥행판도와 어떤 상관관계를 맺을 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농구 판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로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구단들은 당장의 성적, 연맹은 눈앞의 흥행 등에만 신경을 기울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KBL은 유소년 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017~2018시즌부터 유소년 주말리그를 개최·운영하며 미래의 농구 스타들 양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는 초등학교 저학년 등으로 대상을 확대했고 권역 별로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전문 강사의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농구 꿈나무들을 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부터 유소년 클럽 선수들을 연고선수로 등록해 향후 프로선수로 선발이 가능한 ‘유소년 선수 연고제도’가 시행됐고 KBL은 유소년 주말리그를 열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농구선수의 꿈을 품은 학생들이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었다. 

 

KBL은 유소년 주말리그를 열어 농구선수를 꿈꾸는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밖에도 KBL은 VOICE FOR KBL이라는 이름으로 분기별로 팬 좌담회를 열고 농구에 애정이 깊은 팬들의 쓴 소리를 경청했다. 팬들의 불만이 가장 큰 심판 판정은 물론이고 경기일정, 관중활성화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고 특히 올스타전에 열린 다양한 이벤트 등은 이를 바탕으로 실행에 옮겨지기도 했다.

심판 판정 및 경규 규칙 설명회도 꾸준히 개최하며 싸늘히 식은 농구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10구단 노력은? 전자랜드 유도훈 팬 스킬트레이닝-현주엽 예능 출연 등

각 구단들도 위기에 처한 농구계 부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시즌 창단 첫 챔프전에 진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인천 전자랜드는 가장 대표적인 구단 중 하나다.

지난 시즌 ‘시발다이김 백희지(始發多利金 百喜知)’라는 참신한 네이밍의 패키지 상품을 내놨던 전자랜드는 티켓 통합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예매 절차의 불필요한 과정을 줄였다.

또 유도훈 감독이 작전타임 도중 스스로 결정짓기보다는 패스할 곳만 찾는 선수들을 두고 “언제까지 떡 사세요 할 거냐”는 말이 화제가 됐던 것에서 착안해 올 설 연휴엔 ‘떡 드세요’ 이벤트로 홈팬들에게 떡을 선물하는, 재치 있는 행사로 팬들과 거리를 좁히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역 유소년 및 농구 팬들을 위한 스킬 트레이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사진=인천 전자랜드 제공]

 

잦은 팬 미팅과 팬 사인회를 통해 팬들과 만나고 지난달엔 인천 지역 초중고 엘리트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을 대상으로 스킬 트레이닝을 개최했다. 이는 “인천 지역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우리 전자랜드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유도훈 감독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성사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또 유도훈 감독은 KBL 최초로 몸에 마이크를 장착하고 나선다. 올 시즌 내내 그의 발언 하나하나가 중계방송사인 스포티비를 통해 생생하게 농구 팬들에게 전해질 예정이다. 작전타임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활약, 실수 등에 따른 다양한 반응이 생생하게 전달될 것으로 보이는데, 감정 표현에 솔직한 유도훈 감독이기에 더욱 기대를 모은다.

요즘 농구계 가장 뜨거운 스타는 단연 현주엽 창원 LG 감독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선수단과 함께 출연해 유쾌한 ‘케미’를 뽐내고 있다. 국내 예능프로그램이 K-POP 등과 함께 한류 열풍을 탄 덕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현주엽 감독과 정희재 등을 응원하는 해외팬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국내에서 파급효과는 더 크다. 허재 전 대표팀 감독 또한 요새 ‘예능 블루칩’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코트 밖에서 맹활약 중인데, 현재 야인(野人)인 그보단 현주엽 감독의 예능 나들이에 농구계에 끼칠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 감독과 선수들은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날이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심심찮게 오르기도 하고 LG에 대한 기사엔 다른 기사보다 유독 많은 댓글이 달린다는 것을 보며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현 감독도 “농구에 대한 관심도 좀 생긴 것 같고 작년보단 좀 더 인식이 좋아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인 현주엽 감독과 선수들은 홈코트로 팬들을 끌어모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사진=KBL 제공]

 

고양 오리온도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시즌 1호 어린이 회원에게 개막전 시투를 맡기고 오리온이 자랑하는 코트 개방 행사로 관중들을 불러 모을 예정이다. 홍보팀 관계자는 “홈 코트 개방 행사는 간단해 보이지만 은근히 신경 쓸 게 많은 이벤트”라면서도 “동시에 특히 가족단위 관중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 때문에 응원팀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뿌듯했다”고 전했다.

오리온 홈 코트 고양 종합체육관은 어린이 타깃 다양한 행사와 수영장까지 붙어 있어 유독 가족단위 팬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말 여가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홍보팀 관계자는 “요새 맘카페가 많이 활성화 돼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어머니들 사이에서 우리 구단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도 말했다.

원주 DB는 KBL 정책 흐름에 맞춰 연고지인 원주를 비롯해 용인 대전 여주 등 6개 유소년 클럽 지점을 운영 중이고 1000여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도 전 프로선수인 표명일의 아들인 표시우 등 2명의 연고 선수를 등록하는 등 꿈나무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밖에 다른 구단들도 팬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등에 대해서도 점차 관심을 키워가며 팬층을 늘려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여전히 불신이 큰 심판판정 문제와 경기 중 인상만 쓰고 있는 감독들, 잦은 턴 오버 등 프로농구가 고쳐나가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가 있을까. 잘하는 것과 팬들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하며 발전하는 모습엔 기대감을 갖고 박수를 보내주는 게 농구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갖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프로농구야, 다시 훨훨 날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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