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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류중일 감독 '퍼펙트 플랜', 2차전엔 해피엔딩?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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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류중일 감독 '퍼펙트 플랜', 2차전엔 해피엔딩?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07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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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류중일(56) LG 트윈스 감독은 늘 그렇듯 숨김이 없었다. 준비과정과 경계 대상 등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고 이는 경기에서도 나타났다. 그리고 그만큼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잘 준비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LG는 8회까지 키움 히어로즈와 팽팽한 0-0 승부를 펼쳤다.

LG 선발 타일러 윌슨은 8회까지 8안타를 맞으면서도 무실점 호투를 펼쳐 6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보이고도 7회 2사에 물러난 키음 제이크 브리검보다 더 실속을 보였다.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경기 전 발언대로 경기를 풀어갔지만 고우석이 마지막 순간 끝내기 홈런을 내주며 웃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윌슨은 100개 안팎으로 던질 계획”이라며 “투수가 1회부터 전력투구를 하다보면 80개 선에서 힘이 빠진다. 투수 코치가 항상 상태를 물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힘이 남아 있던 윌슨은 106구째로 삼진을 잡아내며 이날의 임무를 마쳤다.

류 감독은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부터 키움의 경계대상으로 발이 빠르고 장타력도 좋은 김하성, 이정후, 박병호를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이들은 이날도 2,3,4번에 나란히 배치됐다.

경기 전에도 “김하성을 잘 막아야 한다. 하성이를 정규 시즌에서 못 막았다. 하성이가 우리를 상대로 타율, 출루율, 도루 성공율이 다 높다”며 “그 다음이 박병호, 이정후, 제리 샌즈”라고 전했다.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 박병호는 9회 전까진 3타수 무안타로 묶었다. 샌즈가 3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지만 모두 단타였고 출루를 최소화하며 실점을 면할 수 있었다.

김하성은 이날도 잘 쳤다. 1회부터 안타를 치고나간 그는 3회엔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5회에도 안타, 8회엔 볼넷까지 얻어냈다. 그러나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류중일 감독이 경계한 대로 김하성은 퀵 모션이 큰 윌슨을 상대로 리드폭을 크게 가져가며 2루 도루를 노렸다.

 

5회 LG 유격수 구본혁(왼쪽)이 2루 도루를 시도한 김하성을 잡아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5회엔 2루에서 아웃됐고, 8회엔 윌슨의 견제사에 당했다. 경기 전부터 “오늘 경기 관건은 도루 허용을 얼마나 줄이냐”라며 “빠른 주자를 안 보내는 게 관건이다. 키움에는 단독 도루 선수가 많다.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류중일 감독이다.

이어 “(유)강남이가 포수로 많이 성장했다. 도루 허용은 조금 있지만 모두 유강남 책임이 아니”라며 “1차적으로 투수가 얼마나 주자 견제를 하냐에 차이가 있다. 윌슨은 다른 선수보다 퀵 모션이 크다”고 경계심을 나타냈었다.

약점을 잘 보완하고 나온 LG와 윌슨이다. 윌슨의 퀵 모션은 시즌 때와는 달랐다. 경기 후 장정석 감독은 “윌슨의 퀵 동작이 평소보다 빨라졌다”고 말했고 김하성 또한 “윌슨이 대비를 많이 했다. 퀵 모션도 엄청 빨라졌고 견제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대타 기용도 적절했다. 류중일 감독은 7회 시작과 함께 정주현을 빼고 박용택을 타석에 올렸고 그는 브리검의 노히트 기록을 깼고 이후 이형종과 채은성이 출루하며 잠시나마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9회 마운드에 올라 공 하나에 박병호(아래)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준 고우석(위).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9회말 단 한 장면이었다. 최연소 30세이브를 기록하며 크게 성장한 고우석이 윌슨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는 박병호. 자신 있는 150㎞대 빠른공을 뿌렸지만 박병호는 이를 예상해 작정하고 배트를 휘둘렀고 거기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다소 허무한 패배. 경기를 잘 이끌어온 류중일 감독으로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기 후 그는 “초구에 홈런을 맞았는데, 9회에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고우석을 올렸다”며 “볼인데 박병호가 잘 쳤다. 고우석은 우리의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고 제자를 두둔했다.

마지막 일격을 맞은 게 아쉬웠지만 LG로선 잘 싸운 경기였다. 키움 측에서 오히려 패하면 타격이 매우 클 법한 경기라고 평했을 정도. 

2차전을 앞두고 두 가지 숙제가 남았다. 하나는 고우석이 자신감을 되찾는 일, 또 하나는 중심 타선 김현수와 카를로스 페게로의 부진 탈출이다. 이날 모두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류 감독도 “공격 루트의 (김)현수와 페게로의 장타가 이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심기일전하겠다”고 다짐했다.

7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치러질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MBC, MBC온에어, MBC스포츠플러스, 네이버스포츠, 다음스포츠, 푹 TV 등 생중계)에선 류중일 감독과 LG가 과정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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