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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 우승상금 15억, 전성시대 열고 흘린 눈물의 이유는? [PGA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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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 우승상금 15억, 전성시대 열고 흘린 눈물의 이유는? [PGA 투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08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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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젠 안정적이다. 재미교포 케빈 나(36)가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우승 인터뷰를 진행하던 그는 돌연 눈물을 보였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눈물이었다.

케빈 나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서멀린 TPC(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최종 23언더파 261타를 기록했다. 패트릭 캔틀레이(미국)과 연장으로 향한 케빈 나는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보기를 적어낸 캔틀레이를 꺾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케빈 나가 7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한국 태생인 나상욱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가 기대를 모으며 폭풍성장했다. 2004년 퀄리파잉스쿨에 최연소로 합격했다. 그러나 2010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커리어 첫 우승을 거두기까지 8년이 걸렸던 그는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기까진 7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이후엔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 우승 이후 10개월 만에 지난 5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 그리고 통산 4승까지 필요한 시간은 단 5개월이었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뒤 거둔 성과라 더욱 값졌다. 케빈 나는 우승 직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 도중 돌연 한국말로 “말도 안 되는 허위 사실에도 응원해주고 믿어줘서 감사하다”며 “아무리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당당하고 떳떳하고 행복하다. 입 다물고 내 골프로 말하는 게 더 힘 있다고 생각했고 오늘 보여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갈고 이 자리까지 왔다. 응원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다. 몇 주 뒤 ‘더CJ컵’에서 뵙겠다”고 울먹이는 그의 눈엔 눈물이 맺혀있었다.

승승장구하던 케빈 나는 한국 팬들에게 자신을 알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8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하게 된 것.

 

환한 미소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는 케빈 나. [사진=AP/연합뉴스]

 

그러나 이는 오히려 그에게 큰 시련이 됐다. 5년 전 약혼녀와 파혼 과정에 대한 논란이 일었기 때문. 전 약혼녀 A씨는 “케빈 나와 1년 6개월간 사실혼 관계였지만 성노예의 삶을 살다가 일방적인 파혼 통보를 받았다”며 “케빈 나가 모든 스트레스를 성관계 요구로 풀었다. 그가 싫증이 나자 버림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케빈 나와 그의 부모를 상대로 파혼에 따른 피해를 물어내라며 약혼해제에 따른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 항소심을 제기했고 재판부가 케빈 나에게 총 3억1600만 원을 배상 판결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일파만파 퍼졌다. 케빈 나는 결국 방송에서 하차해야 했다.

이후 케빈 나는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한 무분별한 비방”이라고 억울해 했다. 사실혼 파기로 상처받은 A씨에겐 미안한 마음을 표하면서도 “오히려 상대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언론에 제보하고 골프대회장에서 시위하는 등으로 제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입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성적 학대를 했다는 등 나를 사회적으로 매장하기 위한 인신공격에 대해 법원도 큰 금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악재가 하나 더 겹쳤다. 최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회 도중 갤러리에게 손가락 욕을 해 자격정지 3년 중징계를 맞은 김비오(29)에 대한 견해 때문이었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케빈 나는 최경주의 자리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안타깝지만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힌 최경주(49) 등과 달리 케빈 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김비오가 잘못된 행동을 했지만 3년은 지나친 징계 수위”라고 말했고 이번 대회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선 “김비오가 프로답지 못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나 팬들이나 골프계, 미디어에 사과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의 캐디 케니 함스는 ‘Free Bio Kim(김비오의 징계를 풀어달라)’란 문구가 적힌 모자를 착용해 국내 골프 팬들의 큰 지탄을 받았다. 

이에 더불어 이번 대회는 9년 전 커리어 첫 우승을 거둔 바로 그 대회였다. 케빈 나의 감정이 격앙될 수밖에 없었다.

케빈 나는 우승상금 126만 달러(15억 원)를 챙겼다. 통산상금은 3163만 달러(377억 원)로, 최경주(3248만2911달러)의 누적상금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우승 트로피를 한 번만 더 들어올리면 그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만큼 근접했다.

다만 값진 우승에도 그를 향한 국내골프 팬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건 그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미국 국적임에도 한국에 대한 애착이 강한 만큼 겸허한 태도와 진실된 자세, 꾸준한 성적으로 국내 골프팬들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케빈 나다. 그는 오는 17일부터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에성 열리는 더CJ컵에 출전해 국내 골프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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