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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 오세근 라디오스타 나들이, 프로농구 부흥 위한 간절함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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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 오세근 라디오스타 나들이, 프로농구 부흥 위한 간절함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10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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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코트 위를 호령하는 한국프로농구(KBL) 대표 센터 오세근(32·안양 KGC인삼공사)이 진땀을 흘렸다. 낯선 예능 나들이에 걱정은 태산 같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 역시나 예능의 세계는 험난하기만 했다.

오세근은 9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친구인 배구선수 김연경, 방송인 정형돈, 데프콘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했다.

웃음을 주는 건 어려운 일이었지만 ‘노잼’ 캐릭터를 확실히 얻었고 KBL에 대한 관심을 키우기엔 충분했다. 방송 중이던 9일 저녁부터 이날 오전 내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식한 것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오세근(오른쪽)이 9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호된 예능 신고식을 치렀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오세근은 초반부터 진땀을 흘렸다. 신인 최초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출신이라는 소개에 ‘예능 선배’ 김연경은 “약하다”고 말했고 “KBL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흥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왔다”는 진지한 이야기에도 MC 김구라는 “그런데 이렇게 재미없으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김구라는 “허재 감독이 탕아 느낌이라면 오세근은 바른생활 사나이”라고 감싸기도 했는데, ‘케미왕’ 정형돈은 오세근의 낮은 톤을 지적하며 “케미왕을 떠나서 그 톤은 힘들 것 같다”며 “지도자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목을 끈 부분도 있었다. 2017년 KBL MVP 트리플크라운, 중앙대 시절 쿼드러플 더블(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블록슛·가로채기 중 4개 부문에서 10개 이상을 기록한 것) 등을 기록했다는 것을 이야기 할때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면제를 받았을 땐 한 쿼터 당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을 거쳤다는 이야기나 당시 군 면제를 받은 선수들 4명이 선수단에 명품 시계를 돌렸다는 ‘썰’은 출연진의 이목을 끌었다.

 

연봉과 관련된 이야기에도 김구라는 "1위와 차이가 많이 난다"며 씁쓸함을 나타냈고 오세근(오른쪽)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무엇보다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역시 돈 이야기를 할 때였다. 오세근은 KBL 연봉 톱3라고 말하며 “얼마 전까지 1위였지만 최근 FA로 김종규가 12억7900만 원으로 1위가 됐다. 2위는 이정현이고 3위가 난데 7억 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에 김구라는 “1위랑 차이가 많이 나네”라고 말하자 “야구 같이 다년 계약이 안 되고 계약금도 없어서”라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구라는 “안타깝다. 씁쓸하게 끝나네 얘기가. 파이팅 넘치는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5억 정도 차이가 나니까”라며 “김종규 선수 잡도록 노력해봐라”고 고교 후배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보다 더 관심을 이끈 건 사기 피해 이야기를 할 때. 김연경과 함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먹튀’를 당했다는 것. 오세근은 연봉에 가까운 정도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김연경은 “나는 그것보다 금액이 적어 괜찮다. 세근이가 가정도 있어 문제”라고 놀리면서 “알고 싶지 않은데 자꾸 그 사람의 근황을 이야기해준다”고 거침 없는 ‘디스’를 이어갔다.

이날 방송에서 오세근은 ‘노잼’ 캐릭터 외에도 ‘주책바가지’, ‘오지랖퍼’ 등 많은 수식어를 얻었다. 농구 팬들에겐 누구보다 익숙한 스타지만 대중적으론 아직은 생소한 게 한국농구의 현실이었다. 방송적으론 큰 재미를 주지 못했지만 방송되는 내내 오세근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지켰다.

 

10일 새벽 라디오스타가 끝난 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현황. 오세근은 김연경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관심을 받았다. [사진=네이버 메인화면 캡처]

 

한국농구는 위기를 인식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시청률은 0.2%를 지키기도 버거웠고 여자배구에도 인기가 크게 뒤처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빠부대’ 문화를 선도하던 시절은 옛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KBL 내부적으론 외국인 제도 변경과 구단들의 각종 마케팅, 팬서비스 노력 등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는 이달 개막한 시즌 초반 달라진 분위기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모양새다.

그러나 아직 나아갈 길이 멀다. 그런 면에서 농구 스타들의 예능 나들이는 농구계 안팎에서 긍정적인 시그널로 여겨진다. 최근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먹방쇼를 펼치며 선수단과 특급케미를 보이고 있는 현주엽 창원 LG 감독이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같은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팬들은 LG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부족한 끼를 스스로 인식하면서도 KBL의 부흥을 위해 예능 나들이에 나선 오세근의 자세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코트 안팎에서 분골쇄신하는 농구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들의 예능 나들이를 적극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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