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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도 감독도 '키움', 히어로즈 복수 위한 인천행 열차 오른다 [SQ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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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도 감독도 '키움', 히어로즈 복수 위한 인천행 열차 오른다 [SQ 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11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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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이보다 잘 맞는 네이밍이 있을까. 뛰어난 선수들의 성장이 유독 돋보이는 키움 히어로즈가 이젠 인천행 열차에 오른다. 지난해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에 만족해야 했던 히어로즈가 또 한 뼘 성장해 SK 와이번스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눈다.

장정석(46)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10-5 승리, 3승 1패로 플레이오프로 향하게 됐다. 지난해 리버스 스윕을 눈앞에 두고 통한의 홈런포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키움이기에 더욱 각오가 남다르다.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10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승리로 PO행을 확정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박병호를 앞세운 압도적인 타선의 힘으로 1,2차전을 가져왔던 키움은 3차전 패했지만 이날 끌려가는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뜨거운 화력으로 LG를 잡아냈다.

1회초 박병호의 홈런 등으로 2점을 내고 시작했지만 1회말 1점, 2회말 3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3회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4회 또다시 1실점했다.

초반부터 많은 투수진을 활용하며 4차전에서 끝내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보여준 키움은 6회초 대타 박동원의 2루타로 동점을 이루더니 7회 1점, 8회 김하성의 쐐기 2타점 2루타 등으로 4점을 달아나며 LG의 백기를 받아냈다.

지난해 한화를 상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4차전에서 시리즈를 마감하며 사흘의 달콤한 여유를 갖게 된 히어로즈다.

경기 후 장정석 감독은 “누가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더그아웃에서 ‘원팀’이 된 걸 느꼈다. 팀이 하나로 만든 승리라 더욱 뜻깊다”며 ”LG라는 팀이 리그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류중일 감독의 경험과 노하우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리즈를 통해 많이 배웠고 한 시즌 고생했단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상대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6회말 수비 과정에서 수비방해에도 주자만 아웃되자 항의하러 나선 장정석 감독(왼쪽).

 

스스로의 말처럼 성장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장 감독이다. 2년차 감독이었던 지난해 팀을 가을야구에 진출시키고 준PO에 이어 PO에서도 SK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쳤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썩 좋지만은 않았다. 작전 수행과 투수 운용 등 팬들로선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엔 180도 달라졌다. LG와 시리즈에서 각종 작전과 투수 교체, 대타 기용 모든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했다.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진 경기 운영에 팬들은 그를 향해 ‘명장’ 타이틀을 붙여줬다. 미디어데이 때 공언한 것처럼 시리즈를 4차전에서 끝냈다.

이날도 선발 최원태가 흔들리자 2회부터 과감히 투수를 교체했다. 최원태가 떠안은 4실점을 제외하고는 불펜 투수 9명을 활용하는 총력전 속에 8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스스로 강조한 것처럼 시리즈 내내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갔다. “늦는 것보다는 이른 게 생각”이었고 그 뒤엔 통계에 대한 분석이 있었다.

무엇보다 의미가 깊은 건 다양한 선수 활용이었다. 키움의 팀 컬러답게 가을에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운 장 감독이다. 엔트리 30명 가운데 외야수 예진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투입됐다.

 

장정석 감독(왼쪽)이 득점한 김하성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격려하고 있다.

 

특히 박빙의 상황에서도 추격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성공적이었다. 장 감독은 경기 후 “통계를 많이 참고했다. 추격조지만 양현, 김동준, 이영준은 LG전에서 승리조보다 좋았고 잠실에서 많이 투입했다”며 “작년 시즌을 치르며 경험한 게 도움이 됐다. 작년 가을엔 3,4명을 못썼는데, 경험치를 못 채워준 게 아쉬웠다. 올해는 준PO를 치르며 선수들을 거의 다 써봐서 기분 좋고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화살을 지난해 석패를 안긴 SK를 향해 겨눈다. 장 감독은 “작년에도 그 자리에 앉게 해줘 고맙다고 말했는데 다시 만회할 기회 준 것 같아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나만큼 선수들도 이기고픈 마음이 있을 것이다. 잘 준비하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불펜 소모 최소화, 감 찾은 박병호, 사흘의 휴식 등. 키움은 많은 수확 속 인천행에 오른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키움이 웃는 시나리오가 쓰일 수 있을까. 한 뼘 성장한 키움을 보는 팬들의 시선이 조심스레 한국시리즈를 향하는 게 결코 꿈처럼만 느껴지지 않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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