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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지석, 노련미+책임감 장착한 MVP는 '진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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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지석, 노련미+책임감 장착한 MVP는 '진화중'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0.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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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던 정지석(24·인천 대한항공)은 계속 진화 중이다. 공수에서 완벽한 기량으로 프로배구 남자부 최고 윙 스파이커(레프트)로 꼽히는 그는 지난 시즌 V리그를 평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자격을 얻게 된 그는 타구단의 관심을 뿌리치고 대한항공과 재계약했다. 그리고 12일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천안 현대캐피탈과 2019~2020 도드람 V리그 개막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가 끝나고 수훈선수로 꼽혀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에이스의 남다른 책임감은 물론 성숙미까지 느껴졌다.

정지석(왼쪽)이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으로 대한항공의 개막전 승리를 견인했다. [사진=KOVO 제공]

정지석은 이날 13점(공격성공률 64.71%)과 리시브효율 58.33%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득점을 낸 건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비예나(30점)였지만 정지석이 이를 받쳐주지 않았다면 홈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등에 업은 현대캐피탈을 꺾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정지석은 “형들한테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지난 2년 동안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졌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아무래도 올림픽 예선 기간에 전력누수가 생길 것이므로 1, 2라운드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남다른 책임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 잘했던 것은 잊고 처음으로 돌아가려 한다. 올 시즌 잘 안될 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안될 것 같아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이볼 처리나 세트 후반 집중력이 약점이라 생각해 훈련을 통해 보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정지석은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막판 바닥에 닿는 공을 살리려다 무릎을 다쳤다. 한참이나 일어나지 못했던 정지석은 이내 통증을 털고 일어나 대한항공의 승리를 매듭지었다.

정지석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에 쓰러졌다. [사진=KOVO 제공]

이에 대해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큰 부상은 아니었다. 시간을 벌기 위함이기도 했다. 경기장 열기도 뜨거웠고, 동료들에게 한숨 돌리며 여유를 가질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V리그에서 천안 원정은 늘 어려운 경기로 통한다. 지난 시즌 MVP는 어느새 경기 흐름을 읽는 노련함까지 장착해간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새 시즌 사용구가 반발력이 좋아 공격에 유리하고 수비에 불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지석은 “공 핑계를 대기보다 감수해야 하는 게 프로 7년차로서 맞는 것 같다. (한)선수 형 무릎도 좋지 않은데 오늘 리시브가 많이 튀어 미안했다. 진천선수촌에서부터 웨이트트레이닝 등 개인시간을 활용한 보강훈련에 맛을 들였다. 팀에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아 공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노력을 통해 채워나가겠다”는 성숙한 답을 내놓았다.

올 시즌 대한항공을 ‘1강’으로 분류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스피드배구에 최적화 된 비예나와 한선수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베테랑 세터 유광우의 가세도 있겠지만 한층 무르익을 정지석의 기량에 거는 기대감도 작지 않다. 경기 내외적으로 성숙해지고 있는 정지석이 안주하기 보다 진보하는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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